한국양궁 대표감독 서거원의 침묵 대화법
25년간 한국 양궁의 세계 1등 신화를 만들어낸 입지적 인물인 서거원 전 양궁감독의 이야기다. 처음 보는 선수를 이끌게 될 때 그가 하는 첫 번째 일은 침묵이다. 활을 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각 선수마다 지적해 줄 사항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당장이라도 다가가 자세를 고쳐 주고 잔소리를 해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는 침묵한다.
기술적인 사항들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다만 가만히 뒤에서 지켜보기만 한다. 이렇게 입 다물고 침묵을 통한 관찰을 하다 보면 그 선수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무엇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파악하게 된다. 그러한 상태가 되면 선수가 먼저 그에게 말을 건넨다. “저… 감독님! 제 자세가 어떻습니까?” 그럼 그는 묵묵히 있다가 무뚝뚝하게 한마디 던진다. “글쎄… 좀 더 두고 보자.” 몇 시간이 지나 머뭇거리며 다시 그에게로 온다. “저어… 감독님! 제가요, 세 가지 방법으로 다르게 해 봤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른쪽으로 하는 게 저한테 맞는 것 같은데요.” “그래? 그럼 그렇게 해 보자.”
몇 발을 더 연습한 선수가 다시 그에게로 온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좀 구체적인 이야기로 해 준다. 그때 선수는 ‘아하!’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의 가려웠던 곳을 정확히 긁어 주었기 때문이다. 선수는 스스로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 고민했고 그는 그동안 그것을 관찰하고 있었다. 선수는 자신이 어느 길로 가야할지를 자발적으로 찾아 나섰고, 그는 마치 걸음마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자식을 지켜보듯 그의 등 뒤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그러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그 선수의 손을 잡아 준다. 한두 달 후, 선수들은 “저 감독님, 족집게 같다.”라고 입을 모은다.
그의 생각을 들어보자. ‘저절로 선수가 지도자에게 먼저 질문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테크닉’이 바로 침묵이다. 침묵만으로도 선수가 먼저 그에게 오게끔 하는 것이다. 만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감독도 선수를 모르고 선수도 감독의 지도 스타일을 모르는데 그런 선수에게 연습 모습을 보자마자 다가가 ‘네 자세는 이걸 고쳐야 하고, 넌 어떤 문제가 있고…’ 등등의 지적부터 해 주었을 때 상대방이 일차적으로 느끼게 되는 감정은 깨달음이 아니라 반발심, 그리고 불신이다. 그래서 최대한 침묵하고, 또한 말을 아끼는 것이다. 스포츠뿐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알게 된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무엇보다 침묵이 제일이라는 것을.
직장인들에게는 플랭클린 플래너로 유명한 벤자민 플랭클린은 자기개발을 위해 바람직한 덕목 13가지를 정하고 이를 일주일에 하나씩 실천하였다. 그리하여 1년 52주 동안에 13가지 덕목을 네 번 반복하여 실천하였다. 물론 그 13가지 덕목 중에는 침묵도 있었다. 그의 덕목 이야기는 차차 풀어가기로 하자. 이들이 보여준 침묵의 지혜는 우리 직장인들의 직장생활에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두 사람이 들려주는 침묵 이야기를 통해 때와 상황에 맞는 직장인들의 침묵 활용의 지혜를 배워보자.

1. 삼가라
플랭크린이 실천한 침묵은 두 번째 덕목이었다. 첫 번째 덕목은 과식과 과음을 삼가는 절제였다. 그는 13가지 덕목의 순서를 강조했는데, 순서에 지혜가 숨어 있다. 그 지혜는 자세를 고쳐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침묵한 서거원 감독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다. ‘침묵은 삼가는 것이다.’ 삼가는 것은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는 것이고, 양이나 횟수가 지나치지 아니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직장인들은 일반대화 장면이나 특히 식사 중에는 삼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프리젠테이션이나 발표 시간에는 너무 많은 말을 하기보다 절제하고 정제된 언어로 삼가 핵심을 찌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중언부언하는 것보다 조심하고 삼가는 것이 침묵의 기술이다. 그리하여 궁긍적으로는 어떤 대화에서든 삼가 나의 이야기를 더 많이 이야기하기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는 지혜가 바로 침묵의 기술이다.

2. 피하라
플랭클린이 정의한 침묵은 “타인과 자신에게 이로운 것 외에는 말을 삼가고, 쓸데없는 대화를 피하는 것”이다. 그의 정의대로라면 침묵은 삼가는 것을 넘어 피하는 것까지다. 삼가는 것이 자신의 이야기를 절제하는 것이라면, 피하는 것은 이롭지 않은 상대방의 이야기에서 도망가는 것이다. 이는 만난 지 얼마되지 않은 선수가 뭔가를 물어볼 때 “글쎄… 좀 더 두고 보자.”라며 피한 서거원 감독의 지혜이기도 하다. 우리 직장인들은 커피타임이나 회식 자리에서 누구의 험담을 하는 자리, 프리젠테이션이나 발표시간에 논쟁의 소지가 있는 이야기, 혹은 회의 장면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 상사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 등에 대하여는 피하는 침묵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어둡고 시커먼 그 무엇이 우리를 압도할 때, 가장 지혜로운 방법은 그것을 피하는 침묵의 기술을 발휘하는 것이다.

3. 창조하라
플랭클린이 침묵 다음으로 실천한 덕목은 질서다. 그가 말하는 질서는 모든 것들이 제 자리에 있는 것 그리고 용무의 각 부분에 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에게 질서는 창조를 위한 질서였다. 그렇다. 서거원 감독도 결정적인 순간에 선수에게 도움을 주고, “저 감독님, 족집게 같다.”는 창조적 평가를 획득했다. 우리 직장인들도 침묵을 통해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다. 창조적 아이디어는 우리가 샤워를 할 때나 산책을 나갔을 때 그러니까 혼자 있을 때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관심을 끌려는 온갖 시끄러운 정보의 유혹을 삼가고, 피하고, 침묵하는 시간 즉 창조적 단절을 통해 우리는 진정 업무의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회의 시간과 같이 상사나 동료와 함께 있을 때에도 질서 있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질서있게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너와 나와의 온전한 통합으로 새롭고 시너지 넘치는 창조적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것도 침묵의 힘이다. 그러므로 침묵은 직장인들의 창조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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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일과 사랑의 지혜를 상담교육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교육전문가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원하는 삶이 어떻게 일이 되는가(직장인의 두번째 진로상담)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자기중심의 인생경영직장인 프로 vs 포로 
홈피 : www.career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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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쌍용그룹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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