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과 에어비앤비 이야기

 

경험 많은 70세 인턴 벤휘태커(로버트 드 니로)와 열정 가득한 30CEO 줄스(앤 해서웨이) 두 사람이 주인공인 영화 <인턴>을 감명 깊게 본 적이 있다. 벤휘태커는 전직 전화번호부를 만드는 회사의 중역이었다. 은퇴 후 아내와도 사별하고는 인생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다시 시니어 인턴으로 일을 하게 된다. 그 회사의 CEO 줄스는 창업한 지 일 년이 조금 넘은 인터넷 스타트 기업의 젊은 CEO. 열정적으로 일하던 그녀가 갑자기 커져버린 회사를 감당하지 못해 고민하게 되고, 그 와중에 그녀의 비서로 70대 시니어 인턴 벤이 들어와 일과 사랑의 잔잔한 일상을 담아낸다.

이 영화의 줄거리를 빼닮은 실제 이야기가 있다. 전 세계 2억 명이 이용하는 숙박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의 숙박부문 대표인 칩 콘리와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칩 콘리는 조이 드 비브르라는 부티크 호텔을 창업한 후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티크 호텔로 만든 인물이다. 그는 호텔을 매각하고 은퇴 생활을 하다가, 젊은 CEO 체스키의 제안으로 입사했다. 그는 코딩도 할 줄 모르는 꼰대가 아니라 첨단 인터넷기업의 멘토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비결을 묻자 그는 "디지털 지능이 뛰어난 그들에게 감성지능을 보완해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두 이야기를 통해 나는 이렇게 질문하고 싶다. 70대의 나이에도, 그 나이는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도, 우리는 어떻게 꼰대가 아닌 인생선배로서 후배들과 함께 일할 수 있을까?

 

나의 꼰대 경향성은 몇 점일까?

먼저 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에서 제공하는 다음 체크리스트 문항에 /아니오로 자가 체크를 해보자.

1.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라고 했는데 나중에 보면 내가 먼저 답을 제시하곤 한다.

2. 나도 한 때 잘 나갔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3. 연애나 자녀계획 등 사생활도 인생선배로서 답을 제시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4. 회식이나 야유회에 개인 약속을 이유로 빠지는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다.

5. 후배나 부하사원의 옷차림과 인사예절도 지적한다.

위의 문항에 라고 2개 답했다면 20%, 3개면 40%, 4개면 60%, 5개면 80%의 꼰대 경향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꼰대란 무엇일까? 꼰대란 본래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켜 부르는 은어였으나 최근에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꼰대라는 말이 나이 많은 사람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학가에서도 신입생 길들이기란 이름으로 다나까 말투 강요, 복장규정, 성희롱 등 꼰대질이 계속되고 있으니 말이다. 직장에서도 이른 출근시간 및 늦은 퇴근시간 강요, 회식 압박, 여러 방식의 군기잡기 등의 꼰대질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런 의미에서 꼰대는 먼 나라 혹은 딴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의 삶의 현장의 이야기들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인턴]과 칩 콘리의 이야기에서 보는 것처럼, 꼰대가 되느냐 혹은 누군가의 평생의 인생선배가 되느냐는 한 끗 차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꼰대가 아니라 인생선배가 될 수 있을까?

 

꼰대의 말 vs 선배의 말

1. 대화의 시작 - 꼰대는 자랑하고 선배는 경청한다

꼰대의 대표적인 말투 중 하나는 내가 말이야, 왕년에는 이래도로 시작하는 자기자랑이다. 꼰대는 주변상황을 개의치 않고 그냥 자기자랑을 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입이 쉴 시간이 없다. 반대로 선배는 귀를 쫑긋 세우고 후배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조용히 경청한다. 대부분의 인간관계가 그렇듯이 입을 열어 계속 말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꼰대가 되지 않는 첫 비결은 간단하다. 입을 닫아 자기자랑을 멈추고 경청하는 것이다. 경청(傾聽)이란 몸을 기울여 듣는다는 뜻이다. 특히 들을 청()은 임금님()의 큰 귀()처럼 귀를 크게 열고, () 개의 눈()으로 집중하고, 하나의() 마음()으로 듣는다는 의미다. 자랑을 멈추고 경청을 하기 시작하는 것은 꼰대에서 인생선배로 변화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2. 대화의 중간 - 꼰대는 강요하고 선배는 질문한다

하지만 사람의 습관은 좀처럼 바꾸기 힘들다. 꼰대는 입을 닫기가 쉽지 않다. 입 다물기가 힘들면 , 그랬구나.”, “힘들었겠네.”, “나도 그때는 그랬어. 너무 자책할 필요 없어!” 등 리액션을 통한 입의 경청을 대안으로 추천하고 싶다. 리액션 중 최고의 리액션은 적절한 질문으로 대화의 중심을 상대방에게 넘기는 것이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 이번 달에는 어떤 고객에게 집중하려고 하는데?” 혹은 지난 번 회의에서 네가 제안한 것 말이야, 참 좋았던 것 같은데 잘 되고 있지?” 등과 같은 질문은 나(꼰대) 중심의 대화에서 우리(선배-후배)의 대화로 대화의 분위기를 바꾸어 주는 핵심기법이라 할 수 있다. 한참 이야기하다가 , 솔직히 말해봐. 그래도 내 의견이 네 의견보자 낫지 않아?”라며 강요하는 대화를 이어간다면 당신은 꼰대임이 틀림없다. 질문으로 대화의 주도권을 후배에게 넘겨주는 연습을 해보자. 질문은 나이 들어가는 나도 인생선배가 되어 가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3. 대화의 마무리 - 꼰대는 명령하고 선배는 합의한다

답정너라는 말이 있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라는 신조어다.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라고 해놓고는 일방적으로 상대의 의견을 묵살해버리고, 자기주장을 밀어붙이고, 급기야 명령을 하는 것은 꼰대의 답정너다. 하지만 인생선배는 어린 후배를 무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아이디어를 묻고, 그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함께 탐색하고, 그 아이디어에 기초한 합의점을 찾아 응원까지 해준다. “! 까라면 까!”라며 명령하고 강요하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는 분명 꼰대다. 하지만 네 생각은 어때?”, “그것 참 좋은 생각이네.”, “나는 이런 생각도 있는데.” 그리고 그러면, 우리 이렇게 한 번 해보자.”라며 합의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면, 존경받는 인생선배가 아닐까?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나는 꼰대가 되어 가고 있는가? 아니면 멋진 인생선배가 되어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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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셰플러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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