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즈니스 분야의 도서들은 하루가 다르게 옛 것과 새 것 사이를 넘나들고 있다. 삼국지와 같은 옛 것에서 경영의 지혜를 끌어올리는 책들이 유행이다 싶으면, 반대로 10년 후의 경영 트렌드를 예측하며 미래를 준비해야한다는 책들이 금방 고개를 내민다. 옛 것의 익숙함과 새 것의 창조성을 우리는 어떻게 적절하게 잇고 연결하여,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을까?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이야기를 준비했다. 두 이야기를 통해 새 것과 익숙한 것을 잇는 교훈점을 찾아보자.

이야기1. 은색 천으로 뒤덮인 독일 국회의사당
불가리아 태생의 설치미술가 야바체프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부부는 역사적인 건물이나 평야, 계곡, 심지어 외딴 섬까지도 천으로 포장하는 파격적인 설치 작업으로 우리에게 익숙해던 사물을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탈바꿈시킨다.
1995년 크리스토 부부는 독일 정부의 허가를 얻은 다음 등반가들과 인부들을 동원해서 베를린 국회의사당 건물 전체를 은색 천으로 덮고 파란색 밧줄로 묶었다. 그들이 독일 정부를 설득하고, 수많은 인부를 고용하고,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거대한 건축물을 천으로 덮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베를린 국회의사당은 독일 민주주의의 상징이다. 세계인들에게 독일이 민주 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과정에서 겪었던 정치적 투쟁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민주주의가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크리스토 부부는 감추는 것이 오히려 드러내는 것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평소 점찍은 대상을 천으로 감쌌다. 그들은 은폐가 역설적으로 대상을 부각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돈은 어떻게 마련했을까? 그들은 포장 이벤트를 구상하면서 제작한 드로잉을 판매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열정에 호감을 보이는 관련 단체들에게서 협찬을 받는다. 그리고도 그들은 넉넉한 대가를 받는다.


우리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여기서의 교훈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는 것이다. 미술가들은 이를 “낯설게 하기” 기법이라 부른다. 낯설게 하기 기법을 비즈니스에서도 적용해보는 것이다. 크리스토 부부가 보여준 낯설게 하기의 모범은 질문하기로 적용할 수 있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들을 질문하기로 낯설게 하는 것이다. "자네가 생각한 방법은 정말 좋은 생각이야. 그런데, 그 밖에 다른 것은 무엇이 있을까?"로 사고의 폭을 넓혀보도록 낯설게 하기를 적용해보자. 혹은 "왜 그렇게 생각하지?" 등으로 사고의 깊이를 낯설게 해보자. 이런 질문의 에너지들이 모이면, 익숙한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자 하는 현상이 쌓이게 되고, 이런 생각의 누적들은 새것과 익숙한 것을 연결하여 제3의 창조를 이끌어 낼 것이다.

이야기2. 도브의 자부심(Pride) 프로그램
종합 생활 용품 업체인 유니레버의 도브 광고는 타 경쟁자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가장 아름다운 모델을 기용하여 당신도 모델처럼 예뻐 질 수 있다는 착각을 강조하였다. 수잔이 마케팅 총괄 담당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변화의 물꼬가 트였다. 자체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단지 여성의 2%만이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결과에서 그녀는 자극을 받았다. 이전까지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했지만 이제는 현실적인 아름다움으로 방향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사춘기 청소년 여자아이들은 신체적 결점에 신경 쓰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도브 자부심(Pride)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녀는 사춘기 청소년 여자아이들이 이상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현실적인 아름다움으로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마케팅보다 더 넓은 의미의 마케팅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하는 일을 이렇게 정의했다. "여성들이 스스로의 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도록 정보를 주고, 영감을 제공하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그림과 글들을 제공한다." 이 정의에 따라 그녀는 이런 광고를 만들었다. "나이든 여성의 사진 3장이 있다. 그리고 그 옆에 도발적이고 고개를 꺄우뚱하게 하는 질문을 달아 놓았다. 나이듦 아니면 우아함? 주름진 아니면 아름다운? 결점 아니면 무결점?"
도브 메시지의 힘이 고객들에게 어필을 했을까?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 광고는 고객과의 감정적인 유대를 이끌어 냈고, 대박을 터뜨렸다. 도브 자부심 프로그램이 처음 시작된 유럽에서의 결과는 그녀의 기대를 넘어섰다. 2004년 서유럽에서 도브 퍼밍 로션 매출은 예상보다 110% 더 팔렸다. 2배나 예상치를 넘어섰다는 말이다. 영국에서만의 매출은 2003년 28만 병에서 2004년 상반기에만 230만 병으로 거의 10배 이상의 효과를 올렸다. 도브의 자부심(Pride) 프로그램은 지금도 업계의 전설이 되어 있다.


도브의 수잔이 보여준 교훈점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전략가들은 이런 작업을 "미션의 재정의"라 부른다. 수잔이 이상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현실적인 아름다움이라는 키워드로 자신의 업을 재정의한 것처럼, 모든 비즈니스맨들은 자신의 업을 재정의함으로 익숙해졌던 현재의 일에서 전혀 새로운 그 무엇에 도달할 수 있다. 기본 형식은 이렇다. "나는 1에게 2를 하기(주기) 위해 3한다." 1은 자신의 고객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그냥 사람들이라 하지 말고, 직장인 한 사람, 30-40대의 주부들, 혹은 지자체 공무원 등 구체적으로 정의를 내려보라. 2는 1의 고객들이 당신을 찾는 이유다. 고객들이 당신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봄으로써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3은 당신이 잘하는 것, 즉 강점 동사들이다. 한 가지만 생각하지 말고 세 가지 정도를 생각해보자. 그리고 이 강점 동사 세 가지를 평생토록 갈고 닦아라. 그리하면 당신에게 너무나 익숙했던 그 무엇들이 전혀 새로운 것으로 탈바꿈되어 제 3의 창조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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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커리어앤라이프코치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가정생활의 지혜를 상담, 교육,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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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원하는 삶이 어떻게 일이 되는가,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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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라건설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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