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1. 자전거로 하루 100km를 달린 이야기

그는 제대하고 스물 네 살의 나이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던 중 마침 ‘일일공부’라는 학습지 지국을 운영하던 사람이 팔겠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당시 그 지국에는 총 90명의 회원에게 90부를 돌리고 있었다. 1부당 300원씩 치고, 권리금을 포함해 총 20만 원에 넘겨받았다. 낡은 자전거를 타고 고향 경남 고성군의 비포장도로를 누볐다. 고성군의 모든 면과 리를 이 잡듯이 뒤지며 하루 100킬로미터를 달렸다. 처음에는 자전거 안장에 오래 앉아 있다 보니 골반이 으스러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계속하다 보니 어느덧 적응이 되어 신체적 부담 없이 달릴 수 있었다.
큰 산을 넘어야 갈 수 있는 동해면에 사는 한 초등학생을 가입시키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한 달간 방문한 적도 있다. 물론 그 학생도 결국 가입을 했다. 그는 다른 지국과 달리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시험지를 정성껏 채점하고, 개인 지도 서비스까지 해 주었다. 그에게 회원가입을 한 학생들 성적이 오르면서 입 소문이 나자 부수가 급속도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학습지를 배달하고, 채점을 하고, 지도하는 일을 자전거 한 대로 해냈다. 그 결과 그는 90부이던 부수를 550부로 늘어났다. 두 달 만에 460부를 확장한 것이다. 당시 전국 최고의 기록이었다.
경남권 ‘일일공부’ 지국 관계자들의 열화에 이기지 못해 그는 노하우를 프레젠테이션으로 공유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를 부탁했다. 첫째, 말벌처럼 하루 100킬로미터를 달리고 또 달려라. 둘째, 목표 고객을 찍었으면 가입할 때까지 그 집을 계속 방문하라. “저 집 아이가 가입할 정도면 그 학습지 정말 괜찮은 거 아닐까?”하는 말이 나돌 정도가 되게 하라. 셋째, 학생에게 개인 지도 서비스를 해 주어라. 그렇게 성의를 보여 주면 가입 기간이 연장되고 신규 회원이 늘어난다.

이야기2. 달팽이 방송 이야기

그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뼈는 부러져도 시간이 붙는 속성이 있는데, 그의 뼈는 3~4개월이 지나도 붙지를 않았다. 그때 누군가가 “뼈 붙게 하는 데는 달팽이가 최고”라고 귀뜸해 주었다. 한번 먹어나 보자며 먹은 달팽이 덕분에 거짓말같이 뼈가 붙어 수술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달팽이 사업을 시작했다. 달팽이 농장 인수, 홍보용 비디오테이프 제작, 신문광고... 그렇게 부산에서 3개월간 달팽이를 분양하고 서울, 부산, 대구에도 지사를 낼 수 있었다.
방송의 도움을 받으면 사업이 잘될 것 같은 판단에 아무 연고도 없이 다짜고짜 KBS로 갔다. 달팽이 양식과 ‘6시 내고향’이라는 프로그램은 콘셉트가 딱 들어맞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방송출연은 녹녹하지 않았다. 그 뒤 일주일에 한 번씩 KBS에 들러 “안녕하십니까, 달팽이 왔다갑니다.” 하고 자기만의 프레젠테이션인 인사만 하고 돌아왔다. 그때 그의 이름은 달팽이였다. 달팽이에 완전히 미쳐 있을 때였으니까.
그렇게 3개월쯤 지났다. 그가 방송국에 나타나면 “저기 달팽이 오시는구먼.”하고 웃으면서 인사도 했다. PD들과 안면이 트이자 ‘달팽이 엑기스’를 한 박스씩 선물했다. 그중 한 PD가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어머니에게 이 제품을 드렸는데, 어머니가 드시고 증상이 크게 호전되었다고 했다. 덕분에 그는 방송 관계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의 기회를 잡았고, 그 결과 “정말 끈질기십니다. 방송 한번 나갑시다.”하는 담당 PD의 말을 듣고 그는 환호성을 질렀다. ‘6시 내고향’에 달팽이가 소개되자 매출은 폭발했다. 주거래은행이던 지점장 말에 따르면, 당시 그는 부산에서 현금 보유 기준 100명 안에 들어가는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위의 이야기는 천호식품 창업자이자 회장인 김영식의 프레젠테이션 장면이다. 학습지로 시작해 사업밑천을 마련하고 달팽이 엑기스와 ‘강화사자발쑥진액’, ‘통마늘진액’ 등 건강식품의 히트작을 연속으로 터트리며 스타덤에 오른 김 회장의 프레젠테이션은 특별하다. 그 특별한 프레젠테이션 뒤에 숨어 있는 지혜를 함께 나누어보자.

솔루션1. 한 무대의 프레젠테이션에서 한 인생을 보여주라.
김영식 회장의 프레젠테이션 매력은 스토리가 스킬을 넘어서는 이야기에 있다. 다시 말해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화려한 프레젠테이션 기술에 의존하기보다 내용이 가득 찬 프레젠테이션이라는 말이다. 요리로 말하면 빛깔 넘치는 소스보다 재료의 풍성함이라고나 할까? 알맹이가 꽉 찬 옥수수와 같은 그의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있노라면 그의 프레젠테이션 무대는 그의 인생을 보여주는 단막극이라는 생각도 든다.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욕망을 갖는 것만으로 절반은 성공이다.”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이 학습지와 달팽이 엑기스 이야기와 더불어 오버랩이 되는가? 힘들고 지친 인생이지만 “10미터만 더 뛰어봐.”라고 말하는 그의 인생 이야기가 들리는가? 그렇다면 질문이다. 당신은 무대에 올라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을 것인가? 당신만의 이야기에 기초한 프레젠테이션이 가장 멋진 프레젠테이션이다.

솔루션2. 삶의 현장에서 프레젠테이션의 절정을 상상하라.
한 무대의 프레젠테이션에서 한 인생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삶의 현장에서 프레젠테이션의 절정을 상상하는 연습을 필요로 한다. 성공하는 사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지금과 여기에서의 어려움을 미래와 저기의 절정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힘들게 한 아이를 가입시키는 그 장면에서 “저 집 아이가 가입할 정도면 그 학습지 정말 괜찮은 거 아니야?”하는 미래의 절정을 상상하는 김 회장이 보이는가? 혹은 “방송 한 번 나갑시다.”라는 절정을 기대하며 3개월을 묵묵히 방송국으로 출근하다시피 한 김 회장이 보이는가? 그렇다. 김 회장의 프레젠테이션은 한 무대의 프레젠테이션은 한 인생의 프레젠테이션을 전제로 한 것이고, 반대로 그의 삶의 현장은 미래의 프레젠테이션의 절정을 상상하고 기대하는 장소였다. 프레젠테이션이라는 겉(form)과 인생의 한 장면의 속(essence)이 다르지 않은 그 일관된 프레젠테이션에서 우리는 진한 감동과 여운을 맞게 된다. 당신의 경우는 어떤가? 자기만의 삶의 현장이 반영된 프레젠테이션인가? 겉과 속이 일치하는 그런 프레젠테이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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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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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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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전KPS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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