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의 한 남자 이야기
박 팀장은 서울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 길에 올랐다. 공부를 잘 했다기보다는 우리나라 지방대학을 가는 것보다 돈은 더 많이 덜어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미국 대학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는 영어를 좋아했고, 미국에서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공부했다. 랭귀지 스쿨에서 2년간 고생한 뒤,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반으로 줄이는 결단을 했다. 아르바이트 시간을 두 배로 늘리면서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하여 4년 만에 정규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뒤늦게 철이 든 사실을 한국에서도 알아주었는지 박 팀장은 유학에서 돌아온 후 한국의 인터넷 사업분야의 선두주자인 N사에 입사할 수 있었다.
고객만족과 고객관리부서에서 일을 하면서 그는 회사의 인정을 받았다. 그리고 3년 전부터는 자신이 원하던 보직인 고객전략팀장을 맡아 일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박 팀장은 커리어 코칭 첫 시간에 “내가 지금 있는 자리에 계속 있어야 할지요?”라고 첫 질문을 던졌다. 나는 박 팀장에게 ‘spec(과거의 이력서), as is(현재), story(미래의 커리어 목표)’라는 3단계 그림을 보여주며, 현재의 상태와 미래의 커리어 목표에 대해 물었다.
박 팀장은 옛날부터 한 곳에 오랫동안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객만족이나 고객관리 부서 등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다. 그리고는 고객전략 관련 전문경영인이 되고자 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전문경영인 하나만으로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한쪽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한 불안이 크다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한 곳에 집중하는 것(single focused)이 더 낫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자꾸만 여러 곳을 살피게(multi focused) 된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있는 자리에 계속 있어야 할지요?”라는 그의 첫 질문이 이제야 더 명확히 와 닿았다.
그리고는 옆 팀장 이야기를 했다. 얼마 전에 자신의 옆 부서 팀장이 사업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자기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스로 사업부서로 옮긴 것이 다소 충격이었다고 마음을 털어놓았다. 옆 부서 팀장의 정확한 의도는 모르겠지만, 전략 관련 전문경영인이 되기 위해서는 관련 업무를 현장에서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추측만 했다. 놓지 않으면 잡을 수 없다는 말이 새삼 느껴졌단다. 옆 부서 팀장을 보니 편안함의 불안감이 자기를 더 사로잡는 것 같다며 그는 말끝을 흐렸다.
“자신감이 없다는 말씀이시군요?”라는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많이 고여있었죠! 무엇을 위한 자신감인지 모르겠네요.” 나는 커리어 관리의 기본적인 내용을 이야기해주었다. “커리어는 과거의 스펙 더하기 미래의 스토리입니다. 팀장님의 스펙은 전혀 꿀리지 않는 스펙입니다. 문제는 스토리입니다. 스토리의 주제인 커리어 목표가 없고, 스토리에 자신감도 없습니다. 스토리의 주제인 커리어 목표를 제대로 잡는 것이 우선 과제입니다.” 그는 100% 공감한다며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만의 명확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었다. 상담실로 들어올 땐 불안했던 그의 얼굴이 상담실을 나갈 때는 자신감 꽉 찬 밝은 얼굴로 나갔다.

커리어 목표를 이루는 세 개의 열쇠
커리어 목표를 명확히 하고 질주하고픈 마음이 어찌 박 팀장 혼자의 마음이겠는가? 모든 직장인들의 바램일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커리어 목표를 명확히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질주할 수 있을까?


먼저, 커리어 목표(Career Goal)를 눈에서 떼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의 차이점 중 하나는 공에서 눈을 떼지 않는 시간의 차이다. 공에서 눈을 떼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는 아마추어다. ‘미치면 미치고 안미치면 못미친다’는 말로 대표되는 이 명제는 경영학과 심리학의 목표이론을 주장하는 학자들만의 생각이 아니다.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직장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명제다. 하지만 지금 당장 “당신의 커리어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목표에서 눈을 떼고 있다는 말이다. 목표는 세웠지만 그 목표가 벽걸이용 목표 혹은 노트 위에 적어 놓은 목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안은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는 그런 목표를 오늘도 개발해가는 연습이다. 어제의 목표가 오늘의 목표가 될 수 없다. 목표는 끝없이 되새김질해야 진짜 내 것이 되는 녀석이다.


또한, 커리어 패스(Career Path)에 대한 의사결정 연습이 필요하다.

커리어 패스에 대한 의사결정 연습이란 커리어 목표 달성을 위한 외적 경로 탐색을 다양하게 생각해보고 자신만의 커리어 패스를 확정해 가는 연습이다. 앞의 박 팀장 이야기에서 박 팀장이 옆 팀장의 커리어 패스를 보고 불안에 휩싸인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행동적으로 옆 팀장처럼 같은 커리어 패스를 밟는 것은 위험하다. 고객전략 임원이 되기 위해 고객만족과 사업부서 현장을 거칠 수도 있고 고객만족과 고객관리 부서를 거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커리어 패스를 스스로 개발해야 한다. 8천 미터가 넘는 위험한 산을 정복하고자 하는 산악인들이 자신만의 경로를 개발하고 이 경로를 통해 정상에 오르는 것과 같은 위치다. 어떤 분야든 모든 정상인들은 자기만의 길로 가는 자들이다.


마지막으로 커리어 자신감(Career Confidence)으로 밀고 나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커리어 목표 달성을 위해 커리어 패스 의사결정을 하는 연습이 외적인 연습이라면 커리어 자신감 연습은 내적 연습이다. 박 팀장의 불안감을 퇴치하는 가장 좋은 양약은 과거의 성공경험에 근거하여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오늘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어떤 자신감이든 과거의 성공경험이 밑거름이 된다. 박 팀장의 과거의 성공은 오늘의 자신감을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미래에 대한 용기를 가지고 오늘도 도전해야 한다. 오늘 하루도 그렇게 살아가야 그 자신감이 유지된다. 그렇다. 어제의 자신감이 오늘의 자신감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오늘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 그렇게 밀고 나가는 연습으로 커리어 목표라는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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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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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잡지인 혁신리더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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