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여섯 번 한 경력사원 이야기
40대 초반의 남자 경력사원이 코칭을 요청해왔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해 온 일은 IT기획이나 IT전략 등 조직 내부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하는 일은 고객사에 대한 IT제안이나 프로젝트 수행지원 등 조직 외부와 관련된 업무라 다소 힘이 드네요. 다시 내부의 일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힘들어도 참으면서 외부 업무를 배워야 할까요?”라는 내용의 질문이었다.
회사 내부의 업무를 주로 해 오신 분이 왜 고객사의 기술지원 업무를 하고 있느냐고 묻자 그는 자신의 이런저런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업무가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꼬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팀이 다른 팀으로 흡수 통합되었다. 새로운 통합 팀장이 자신을 부르더니 사정이 생겨 IT기획 업무는 다른 사람이 맡을 것 같고, 고객사의 기술지원 업무를 도와주어야 할 것 같은데, 괜찮은 지를 물었다. 그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새로운 통합부서에서 자신의 주장을 하고 싶지 않았고, 경력사원으로 입사한 그의 입장에서는 초반에는 뭔가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그는 회사를 참 여러 번 옮겼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IT회사들을 이미 여섯 곳이나 다녔다. 좋은 회사들을 그만 둔 이유도 다양하다. 본사가 지방으로 옮겨간다고 해서, 서울이 아닌 경기도로 출근하려니 힘들어서, 사장이 임기제인데 총애를 해준 사장이 그만 두어서 등등.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말의 내용보다 특정 단어가 자꾸만 걸렸다. 그는 어떤 말을 시작할 때마다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코치님 앞이라 숨김 것이 말하자면” 혹은 “저의 솔직한 마음은” 등 “솔직히”라는 말을 앞에 꼭 붙였다.
상담이나 코칭 장면에서는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기본이긴 하지만 그가 ‘솔직하게’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횟수는 과도한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솔직하게’라는 말을 너무 자주 사용한다는 면을 새로운 팀장과의 대화 장면과 대비시키면서, 평상시에 상사와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지를 물었다. 그는 “저의 이야기를 하면 이기적으로 보일까 싶어서”, “들어온 지도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이 이것저것 따진다는 말을 들을까 걱정이 되어서” 상사와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는 아주 중요한 깨달음을 하나 건졌다. “상사와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니 속으로 불만이 쌓이게 되고, 그렇게 하다가 불만이 누적되면 회사를 그만두는 쪽으로 선택을 해온 것이 아닌가요?”라는 나의 질문에 그는 그렇다며 자신의 이직횟수가 많은 이유가 이해가 된다며, 예전에는 동의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성격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상사와의 솔직한 이야기가 상사에게 부담이 될까 싶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고 했다. 동료와도 이야기는 하지만 아주 편하지는 않다고 했다. “공격적이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자기표현을 하고 싶으세요?”라고 물었더니 그는 “그게 가능한가요?”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와 나눈 대화를 통해 동료, 상사, 그리고 전문가와 어떻게 커리어 개발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1. 동료 및 상사와 수시로 대화하기
동료와의 대화는 자기 커리어를 돌아보는 일상의 거울이다. 어떤 이야기든 가장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동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커피 타임이나 점심 혹은 저녁 시간을 통해 상호간의 질문으로 동료와 일상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눌 필요가 있다. 상사와의 대화는 요청해야 한다. 상사가 알아서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면 좋겠지만, 상사도 바쁜 일정으로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팀장님, 저에게 20분만 시간 좀 내어주세요!”라고 요청을 해야 한다. 그리하여 자신의 커리어에 대하여 상사에게 묻고, 자신의 갈 길에 대하여 허심탄회하면서도 솔직하게 피드백을 들을 필요가 있다. 커리어의 기본은 조직에서의 인정이기에, 상사와 동료와 함께 이런 대화로 자기 갈 길을 튜닝해 갈 필요가 있다.

2. 역할 모델을 찾아뵙고 도움 요청하기
역할 모델 혹은 멘토는 자신의 커리어를 그렇게 만들어 가고 싶은 사람이다. 역할 모델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선배사원이다. 나는 사내의 역할 모델을 적어도 두 세 명은 두라고 권하는 편이다. 한 명만 두게 되면 사내 정치에 낄 염려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균형 잡힌 시각을 갖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역할 모델은 사외에도 있어야 한다. 사내 역할 모델이 사내의 직무전무가 혹은 사내의 인맥을 위한 것이라면, 사외 역할 모델은 시장 전문가 혹은 사외의 인맥을 위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다. 사외 역할 모델을 찾아뵙기 위해 하루 정도 휴가를 내어 허신탄회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커리어 방향 설정이나 실행 관련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그러면 이런 역할모델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답은 너무나 쉽다. 역할모델로 삼고 싶은 그 분에게 가서 진지하게 “저의 멘토가 되어 주세요!”라고 요청하기만 된다. 이런 조언을 듣고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의외로 많기 때문에 당신의 이런 요청을 받은 사람은 기꺼이 당신의 역할 모델과 멘토가 되어 줄 것이다.

3. 커리어 전문가와 커리어 방향성 점검하기
커리어 전문가를 만나 한 두 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십 년의 경력을 정리하고 새로운 계획을 짜는 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전문가는 확실히 다른 구석이 있다.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깊은 곳을 긁어주고, 그 속에서 통찰력 있는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커리어의 방향성에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면 주저하지 말고 커리어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뛰어난 선수가 코치를 잘 만나 금메달을 따듯이, 뛰어난 커리어 메이커는 전문코치를 만나 자신만의 커리어에 날개를 달 줄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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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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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협회인 잡지인 혁신리더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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