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오십을 목전에 두고 고민이 깊어갑니다
내 편지함으로 장문의 메일이 도착했다. “나이 오십을 목전에 두고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그게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은퇴 후의 삶을 연결시킬 수 있을까?’, ‘앞으론 백 살까지 적어도 아흔 살까지는 산다는데 내 영혼을 흥분시키는 일을 하며 은퇴 후 무엇을 하며 밥을 먹고 살까?” 하는 깊은 고민이 깊어집니다. 코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약속 시간을 잡고 서초동 상담실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본사의 기획 업무를 내려놓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현장의 영업업무를 맡았다. 고된 일이었지만, ‘남들이 붙여주는 완장은 모두 허상이고 신기루다. 오직 내 몸에 쌓인 경험과 지식만이 온전히 내 것이 된다. 나는 최고의 영업사원으로 퇴직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일을 배워갔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주중의 일만으로는 힘들다는 생각으로 주말마다 빈 사무실에 홀로 나가 공부를 하며 일 년에 하나씩 IT관련 자격증에 도전하였고, 사십이 넘은 나이에 시작하여 일곱 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사내 상위 1%에 해당한다는 영업전문가로 선발되었고, 몇 년 전부터 영업팀장 직책도 맡고 있다. 사내 연수원에 자신의 이름 석자가 들어간 과정을 만들어 그간 배운 지식과 경험을 전파하겠다는 목표를 차근히 이루어 가고 있다.
몇 달 전부터 급격한 회의가 찾아왔다. 이유는 최고의 사내 영업전문가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교육과정 등 자신의 커리어 꿈을 이룬다 하더라도 퇴직 후의 삶과 연계가 힘들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특히 그의 영업분야는 특정 IT기술 및 영업과 관련성이 커서 지금의 회사를 떠나면 다른 곳에서는 별로 사용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그를 괴롭혔다. 또한 자신의 성격이 관리자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도 한 몫 거들었다. ‘관리자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전문성을 포기하고 직원을 키우는 것이고, 한 가지 시야가 아니라 다양한 접근으로 회사의 실적을 높이도록 돕는 것’인데, 자신은 그런 성향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그는 힘들어했다. 그는 팀장 직책을 내어놓고 영업전문가로 돌아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하고 있었다.
자기 분야의 최고점에 도달한 그의 바램은 이랬다. “저는 퇴직 후 큰 돈 벌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내 일과 지식이 남에게 도움이 되고 그 일에서 작은 기쁨을 느낄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보잘것없는 저의 커리어, 그리고 나만의 독특한 성향, 그리고 퇴직 후의 삶을 연계시키려면 지금부터라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업(業)은 무엇일까요? 내가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를 그 답을 찾고 싶습니다.” 그의 마음을 따라, 우리는 그가 가장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보았고, 퇴직 후의 일은 지금의 일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 수 있는지 토론하고 솔루션을 찾아보았고, 그리고 지금부터 그 연관성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와 나눈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업무와 퇴직 후의 커리어를 어떻게 연계, 발전, 통합할 수 있는 지 함께 살펴보자.
 
1. 관리자와 전문가의 갈림길에서 자신의 길을 선택하라
‘관리자인 팀장으로 계속 남기보다는 영업전문가로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는 고민이 영업팀장인 그의 현재 생각이다. 사실 팀장 직책수당이나 영향력 등을 생각하면 그의 생각은 다소 소심한 결정이 아닌가라고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팀원보다는 팀장이 무조건 좋다는 생각은 올바른 생각이 아니다. 판단의 기준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 길이 나와 잘 맞는가?’라는 자기에 대한 이해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나의 커리어 목표에 어느 것이 더 잘 어울리는가?’라는 자기 목표에 대한 이해이다. 두 가지 경우 모두 그는 자신의 길은 전문가의 길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팀장을 내려놓겠다는 그를 나는 말리지 않았다. 돈과 명예를 모두 내려놓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그를 나는 힘차게 응원했다.
 
2. 길을 선택했다면, 목표점을 확인하고 달려라
관리자보다는 전문가의 길로 가겠다는 그의 생각이 정리되었다. 선택한 길을 갈 때는 선택하지 않은 곳을 돌아보지 않고 냅다 달려야 한다. 선택한 길의 목표점을 향하여! 그런데, 커리어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 있던 그였지만, 목표점을 물었을 때는 의외로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사내 연수원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겠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이 목표는 퇴직 전 목표였고, “퇴직 후 목표는 분명하지 않네요.”라는 자신없는 대답을 한 그였다. 이런 저런 그의 생각을 들어보니 막연하고 추상적이었다. 빙고!! 이것이 그가 나와 만나고 싶었던 가장 큰 가려움이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어떤 미래를 상상하시나요?” 유시민의 지식 재판매상과 구본형의 인문학적 경영 에세이를 혼합하여 ‘다른 사람을 생각에 잠기게 하는 IT기술 및 영업에 관한 설명 전문가’가 되겠노라고 그는 목표점을 정리했다.
 
3. 큰 목표점을 향해 달리되, 작은 목표달성을 누적하라

상담을 마친 다음 날 그는 “코치님 책을 한 번 써볼게요”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왔다. 고객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실제 사례 위주의 IT기술 및 영업 관련 도서를 써 보겠다고 그는 자신의 작은 포부를 밝혔다. 맞다. 인생이든 커리어든 다 이런 식이다. ‘다른 사람을 생각에 잠기게 하는 IT기술 및 영업에 관한 설명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작은 목표인 글쓰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행히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수 천 개의 업무일기를 적어둔 기록광이었다. 이제 그 업무일기를 열어 보물 찾기를 해야 할 때가 왔다. 보물은 언제나 목표 뒤에 숨어 있다는 것을 나는 많은 직장인 상담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목표를 성취하고 나면 그 뒤에서 혹은 목표를 성취해가는 그 과정에서 꽁꽁 숨어 있던 자신 안의 보물이 불쑥 찾아오는 법이다. 그렇다. 자신 안의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작은 목표와 큰 목표를 향해 달리는 오늘 1시간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대에게도 묻고 싶다. ‘그대는 오늘 1시간이라는 이 과정을 누적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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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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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협회인 잡지인 혁신리더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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