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 이것 좀 부탁해요~”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요청에 기분이 상할 때가 종종 있지 않았나요? 또한, 이런 요청을 받았다 하더라도 가끔은 들어줄 수는 없어 어쩔 수 없이 거절을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요? 그렇다면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요청하고 거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체적인 노하우 몇 가지를 알아봅시다.

요청하기1 - 상대방의 문간에 발 들여놓기
요청하기의 기본적인 설득 노하우는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입니다. 일단은 문간에 발을 들여 놓게만 하면 설득이 쉬워진다는 원리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길을 가거나 지하철을 갈아탈 때 가게 점원이 “구경하고 가세요~” 혹은 “구경하시는 분께는 선물을 드립니다.”라고 홍보하는 장면 많이 보셨죠? 지나가는 사람이 일단 가게 안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구매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가게의 문간 안으로 지나가는 사람의 발을 들여놓게 하려는 전략입니다.
그렇다면 같은 공간이나 사무실을 사용하는 직장인들은 이를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요? 공간적으로 혹은 심리적으로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요청하기로 적용이 가능합니다. 90Cm 정도의 사무적인 대화가 가능한 거리에 있다고 할지라도, 요청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개인적인 거리인 30Cm 이하로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 자체가 ‘상대방의 문간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깨에 손을 얹어 친밀감을 보이면서, 그런 사이가 아니라면 어깨를 툭 치며 “커피 한 잔 할래?”라는 말로 공간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발을 들여 놓고 요청을 하면 한결 쉬워집니다. 사무적인 업무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부탁을 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요청하기2 - 무리한 부탁 먼저하고 진짜 부탁 나중에 하기
요청하기의 또 다른 방법 중 하나는 ‘일보 후퇴 이보 전진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5만원을 빌리고 싶다면, 먼저 상대방에게 20만원을 빌려 달라고 요청하고 그렇게 하기 어려우면 5만원이라도 빌려 달라고 요청하는 전략입니다. 이렇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요청을 처음에는 크게 보이게 하다가 작은 요청을 나중에 하는 전략이 바로 일보 후퇴 이보 전진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원활한 업무 협조를 위해 애써야 하는 우리 직장인들이 바로 응용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관련 부서의 팀장을 서너 시간 정도의 시간을 회의로 모셔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이렇게 요청하면 어떨까요? “팀장님, 사장님이 특별히 지시하신 이번 프로젝트 관련하여 하루 정도 집중적인 회의를 가지려고 하는데, 시간 좀 내 줄 수 있을까요?” 하루가 어렵다면 답변이 돌아오면 “그러면 서너 시간 정도는 괜찮겠지요?”라고 인심을 써주면서 요청을 하면 상대방도 기분 나쁘지 않겠죠?

거절하기1 - “네, 좋습니다. 하지만”으로 시작하라
거절하기의 기본 스킬은 “네. 좋습니다. 하지만” 전략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이를 yes-but 거절하기라 부릅니다. 이 전략은 말 그대로 상대방에 대한 인정하기(yes)와 자신의 상황적인 사정(but)으로 인한 거절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지인의 소개로 개인연금보험을 들라고 오신 분이 있다면, 이 전략으로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할 수 있습니다. “네, 좋은 상품이네요.”라고 먼저 상대방을 인정하고, “하지만, 지금은 제가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아 지금은 어렵네요.”라고 정중히 거절할 수 있습니다.
동료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가 부족하다며 아이디어 확장 미팅에 급하게 참석해달라는 동료의 부탁에 대해 “나도 그 아이디어 회의가 중요한 회의인 줄은 알아. 자네도 돕고 싶고.”라고 먼저 그를 인정해줍니다. 그리고 나서 “하지만 나도 지금은 중요한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어 형편이 여의치가 않네. 미안해!”라며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할 수 있습니다. 이 전략의 포인트는 바로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먼저 인정해주어 상대방을 기분 나쁘지 않게 하고 난 뒤 자신의 상황을 들어 거절하는 것입니다.

거절하기2 - “네 좋습니다. 그리고”와 레인체크로 마무리하라
“네. 좋습니다. 하지만”이라는 yes-but 거절하기는 언제나 “네 좋습니다. 그리고”라는 yes-and 거절하기로 전환이 가능합니다. 앞의 개인연금보험 예에서 이렇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네 좋은 상품이네요. 그리고 제가 경제적 여건이 좀 더 호전되면 그때 가입하겠습니다.” 지금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우니 형편이 좀 더 나아지면 그때 가입하겠다는 yes-and 거절하기는 레인 체크(Rain Check)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레인 체크란 비가 오는 바람에 스포츠 관람 등을 못 했을 때, 다음에 다시 관람할 수 있도록 주는 티켓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오늘은 형편이 좋지 않으니(비가 오는 날이니), 다음에 형편이 되면(비가 오지 않으면) 요청을 들어주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이 레인 체크를 수락하듯 거절하기 기술이라 부릅니다.
그러면 직장인들은 업무 관련하여 yes-and 거절하기와 레인 체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아이디어 확장 회의에 참석해달라는 동료의 부탁에 대해 “오늘은 중요한 리포트를 작성중이라고 어려워. 미안해!”라고 양해를 구하는 것까지는 같습니다. 이번에는 ‘그리고’와 ‘레인 체크’를 발행하면 됩니다. “아 그리고, 이 리포트가 오늘 중에는 마무리되어서, 내일은 시간이 괜찮아. 내일 회의하면 어때?”라고 대안을 제시하면 요청을 수락하듯이 거절할 수 있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스킬보다는 태도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요청하기든 거절하기든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노하우보다는 진심어린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하면 요청하기와 거절하기는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 될 수 있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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