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의 기원

빨대란 말 그대로 '빨아들이기 위한 길고 얇은 대롱'이다. 영어로는 스트로우(Straw)라고 하는데, 이는 인류 최초의 빨대가 짚(Straw)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빨대를 발명한 것은 수메르인들인데, 이들은 맥주를 마시기 위해 빨대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당시의 맥주는 맥아를 작은 단지에 담아 발효시킨 것을 마시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바닥에는 혼탁한 앙금이 가라앉고, 윗물에는 온갖 찌꺼기들이 둥둥 뜰 수 밖에 없어 맥주를 마시기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밀짚을 말려 빨대를 만들어 중간 부분의 맥주만 쪽쪽 빨아 마실 수 있었다. 이 지역에서는 금으로 만든 5000년 묵은 빨대가 발굴되기도 했다.

요즘은 구부러진 주름 빨대가 대세다. 주름 빨대는 일본의 요코하마에 사는 한 평범한 주부의 발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행하게도 그녀의 아들은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들의 보호자로 병원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옆자리 환자의 침대에 놓여 있던 『머리 쓰는 법』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 책에는 끓는 주전자의 뚜껑 소리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던 감기 환자의 이야기가 있었다. 송곳으로 주전자의 뚜껑에 구멍을 뚫어 김을 빠지게 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실용신안을 등록하여 많은 돈을 벌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주부는 병원에서의 무료한 시간을 이용해 자신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무엇보다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힘을 기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자 당연한 듯 보아 넘겼던 것들의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담요를 어떻게 덮으면 가장 따뜻할까?’, ‘얼음주머니 밑에다 수건을 까는 게 좋을까? 안 까는 게 좋을까?’, ‘체온기는 어디에다 끼워야 가장 정확한 온도를 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이제는 시간이 모자랐다. 아이디어는 생각이 날 때마다 메모지에 기록해두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우유를 빨대로 마시려고 힘들게 상반신을 일으키는 것을 바라보았다.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누워서 마실 수 있으면 참 편할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누운 채로 우유를 마실 수 있도록 할까? 그러던 중 ‘사람이 몸을 굽히지 못하니깐 빨대를 굽히면 되지’하는 발상이 떠올랐다. 이 주부가 만든 빨대가 우리가 요즘 사용하는 주름 빨대의 원조가 되었다.

현대 심리학의 거장인 프로이드는 일을 통한 생산적인 활동과 이성과의 사랑이라는 두 가지 축이 모두 충족될 때 한 개인은 창조적 인성을 갖게 된다고 하였다. 위의 빨대 기원 이야기를 통해 일과 사랑의 두 가지 면에서 시각의 힘을 살펴보자.

 

일의 시각 - 벽 너머 보기

저것은 벽 /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 그 때 /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의 일부다. 시인이 본 벽은 우리가 일상에서 겪게 되는 모든 일의 어려움을 의미한다. 벽이 없는 일은 없다. 일에는 어려움이라는 요소가 반드시 내재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일을 한다는 것은 담쟁이가 벽을 오르듯이 어려움을 뛰어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일은 어려운 문제이고, 일을 한다는 것은 이를 해결하려는 과정이다. 수메르 지방의 맥주에는 바닥의 혼탁한 앙금 그리고 윗물의 온갖 찌꺼기들의 어려운 벽이 있었고, 또한 수메르인들은 ‘그 사이를 꿰뚫는 시각의 힘으로’ 빨대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이것이 인류문명 발전의 기본 틀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일도 마찬가지다. 생산부서에서는 불량품이라는 벽이, 마케팅부서에서는 고객의 안개와 같은 마음이라는 벽이, 판매부서에서는 전월보다 나은 숫자라는 벽이, 인사부서에서는 적재적소 배치라는 벽이 늘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벽들은 우리를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일을 한다는 것은 현재의 벽 그 너머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현재의 벽을 담쟁이처럼 오른다는 말이다. 현재의 벽만을 보는 자는 절망하나, 미래를 보는 자는 절망 중에 희망을 갖는다. 그 희망으로 한 발 앞으로 걷는 것, 그것이 일을 한다는 의미다. 기억하자. 일을 한다는 것은 벽 너머의 희망을 보고 그 벽을 오르는 것이다. 희망을 보는 자가 벽을 오를 수 있다.

 

사랑의 시각 - 자세히 보기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랫동안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나태주의 풀꽃이라는 시다. 시인이 본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조차도 가지지 않는 풀꽃이다. 풀꽃은 도시의 높은 빌딩 속 예쁜 조명 아래에 있는 장미꽃이나, 도시 근교의 비닐하우스에 한 자리를 떡하니 차지한 나무 화분과 사뭇 다르다. 상품성이 없기 때문에 그저 들에 핀 그런 꽃에 지나지 않는다. 풀꽃은 우리가 일상으로 겪는 인간관계를 상징한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장미꽃과 같은 TV 속의 연예인들이 아닐뿐더러 또한 신문이나 잡지에 등장하는 그런 거목들도 아니다. 그저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이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그런 평범한 시민들이다.

요코하마의 한 병원에서 일어난 평범한 환자의 한 행동에서 그의 어머니는 사랑이라는 시각의 힘으로 주름 빨대를 잉태하였다. 일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던 평범한 장면이었지만 그의 어머니는 비범함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보았던 장면은 같지만, 어떻게 보느냐가 핵심이다. 사랑과 관심의 시각인가 아니면 귀찮음과 무관심의 시각인가? 이것이 본질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겪는 인간관계는 평범함에서 비범함을 찾아내는 보물찾기와도 같다. 자동차를 타고 창문 밖을 휙 지나쳐서는 보물을 찾을 수 없다. 차를 멈추고, 차에서 내려, 서 있던 몸을 숙여 쪼그리고 앉아고 보아야 보물을 발견할 수 있다.

상사나 부모님이 어떤 이야기 소재를 좋아하는 지, 옆의 동료나 배우자가 어떤 농담을 좋아하는 지, 그리고 후배나 자녀가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자세히 살피고 오랫동안 겪어 보아야 한다. 그래야 사람이 보이고 그 속에서 진짜 사랑의 보물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사랑은 망원경이 아니라 현미경으로 보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기억하자. 사람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랫동안 보아야 사랑스럽다.

 

당신은 커리어앤라이프코치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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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교육하고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교육전문가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원하는 삶이 어떻게 일이 되는가(직장인의 두번째 진로상담),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자기중심의 인생경영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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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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