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는 햄버거가 아닌 부동산 기업이다?

맥도날드는 햄버거 장사가 아니라 부동산 기반의 기업이라는 말이 있다. 왜냐하면 맥도날드는 강력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에 가입한 점주들에게 햄버거 판매량과 상관없이 매달 부동산 임대료를 꼬박꼬박 챙겨가기 때문이다. 설령 햄버거 장사가 잘 안 되거나 다른 이유로 철수하게 될 때도 그 동안의 부동산 상승 가격으로 인해 맥도날드는 막대한 이익을 남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요지는 맥도날드의 부동산 노하우가 상당하다는 말이다.

맥도날드의 부동산 핵심역량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행할 때도 그대로 응용이 되었다. 맥도날드의 CSR 역할 중 하나는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RMHC, Ronald McDonald House Charities) 프로그램이다. 이는 중증 질환을 앓고 있어 병원에서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어린이의 가족을 위해 맥도날드가 병원 근처에 집 밖의 집을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최초의 집 밖의 집1974년 필라델피아에서 지어졌고, 현재는 전 세계에 250여 채 이상의 집이 보급돼 있다.

맥도날드는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중증 질환을 앓는 어린이들이 예방접종을 제때 받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되고 1994년부터는 미국소아과학회 및 보건의료 관련 업체들과 연계하여 건강한 삶을 위한 예방접종(Immunize for Healthy Lives)’ 프로그램으로까지 확대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제때에 예방접종을 받고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부모님들을 계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나눠주는 쟁반받침용 전단에 일정기간 조기 예방접종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을 실어 맥도날드는 건강한 삶을 지향하고 있다는 맥도날드의 핵심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집 밖의 집을 제공하지 않아도 혹은 조기 예방접종 캠페인을 하지 않아도 맥도날드는 부동산을 임대하고 햄버거를 파는 경제적 역할만으로 사회에 책임을 다했다고 하는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기업의 경제적 역할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기업 또한 사회적 책임을 하나의 자선사업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확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사명에 기초하라

오늘날 컴퓨터 사용 능력은 취업의 필수 조건이지만,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먼 나라 이야기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MS)2003년부터 지역별 정보교육센터를 통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실시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UP(Unlimited Potential, 무한가능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MS의 기업사명에 기초하여 정교하게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MS 사명은 이 세상 사람들과 모든 비즈니스가 그 가능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당신의 가능성은 우리의 열정입니다(Your Potential. Our Passion)”이라는 슬로건 하에 MS는 기업 사명을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사회공헌에 대한 투자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연계시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여주는 모범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가장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자사의 사명이라는 점이다. 집을 짓는 건설사는 집을 짓는 것으로, 옷을 만드는 패션회사는 의류제공을 통해, 그리고 식품업체는 자신의 식품을 통해 가난한 이들을 도울 수 있다. 이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대하는 1차적 개념이다. 맥도날드 사례의 핵심도 마찬가지다. 맥도날드는 햄버거 가게가 아니라 부동산 기업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중증 환자를 돕는 가족을 위한 집 밖의 집은 맥도날드가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당신을 위한 질문이다. “우리 기업의 사명은 무엇인가? 이 사명에 기초하여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우선고객과 연계하라

존슨앤존슨(J&J)우리가 책임의식을 지녀야 할 최우선 대상은 의사, 간호사, 환자, 부모, 그리고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이들이라고 사명선언문 첫 줄에 명시하고 있다. 미국이 역사상 가장 심각한 간호사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접한 J&J2002년부터 간호업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인력을 유치하며, 기존의 간호 인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전국적인 노력을 펼쳤다. 이런 노력 덕분에 J&J이 제작한 간호사 취업홍보물은 97퍼센트의 고등학교와 73퍼센트의 간호대학에서 사용되고 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미국간호대학협회(AACN)의 보고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J&J의 홍보물 덕분에 미국 간호대학 등록률이 전국 평균 8퍼센트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J&J은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다.

기업의 사명에서 출발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의 1차적 개념이라면, 2차적 개념은 기업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고객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다. 존슨앤존슨은 책임을 지녀야 할 최우선 대상을 의사, 간호사, 환자 등으로 확정하고, 이들에게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도 집중하고 있다. 의사들은 우수한 인재들로 넘쳐났고, 비즈니스만으로 충분하였다. 하지만, 간호사들은 우수인재는커녕 인재부족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공감에 이르게 되었다. 이것은 우선고객과 연계한 사회적 책임의 좋은 예이자 창의적인 사회적 책임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 기업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고객은 누구이며,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어떤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까?”

 

광고비를 대체하라

목욕용품 전문 업체 더바디샵은 설립자인 애니타 로딕이 설립 당시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지를 분병히 했다. 더바디샵은 지금도 자사의 네트워크를 통해 프랜차이즈 업체와 고객들에게 환경보호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특히 더바디샵은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으로 유명해진 덕분에 광고비를 절약하고 있다.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더바디샵은 소비자들로부터 대단히 호의적인 평판을 얻고 있다. 이로 인해 더바디샵은 따로 광고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선행을 펼치면서 비용 지출 면에서도 이득을 봤으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인 셈이다.”

사회적 책임은 기업사명에서 출발하고, 우선고객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핵심이라 했다. 더바디샵이 보여주는 사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목적지이자 사회적 책임을 다한 기업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을 풍요롭게, 제품을 풍요롭게, 그리고 지구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의 시회적 책임이 일차적으로는 기업의 비용으로 나가는 것 같지만 이는 표피적인 생각이다. 더바디샵이 보여주는 모범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광고비와 마케팅비용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 기업의 선한 영향력이 기업의 이미지 부각과 함께 매출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우리 사회 전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된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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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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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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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LG디스플레이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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