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비비안 대표이사 김종헌씨의 자녀교육
남영산업(주)에 입사하여 (주)비비안의 대표이사까지 지낸 직장인 김종헌씨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집안의 환경조성을 위해 많은 애를 썼다. 특히 거실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김씨 집에는 목판본, 금속활자본의 고서에서부터 최근의 화제가 되고 있는 책들까지 약 만여 권의 책들이 거실이며 안방 가릴 것 없이 가득했다. 김씨 부부가 늘 책을 읽으며 소일하는 모습을 보고 커왔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새삼스럽게 따로 공부하라거나 책을 읽으라고 할 필요가 없었다.
김씨 부부의 부단한 노력 중 눈에 띄는 것은 거실에서 책을 읽었거나, 이야기하거나, 상의한 것을 가지고 한 달에 한 번 가족의 시간을 함께 한 것이다. 나는 이를 거실의 확장으로 보았다. "예술을 즐길 수 있다면 인생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미술관이나 음악회, 박물관 등을 데리고 갔다. 행사가 끝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점이나 갈비집,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외식도 자주 했다. 아이들에게 문화 예술적 취향을 높여주면서 확장된 거실에서 자연스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였다.
김씨는 자녀교육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결론 내렸다. "아이들을 반듯하게 키우기 위해서 부모가 노력해야 할 것은 거실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결코 거실에서 아이들을 내쫓아 학원으로 보내면서 돈으로 해결하려면 안된다. 그래서 더욱 쉽지 않은 일일지 모른다. 몇 개의 비싼 학원보다는 거실에 둘러앉아 책을 읽고, 이야기하고, 때론 식사하는 일이 어쩌면 아이들에게는 더 필요한 일인지 모른다."

평범한 직장인 이씨의 거실
S전자에 다니는 직장인 이씨의 아들은 핸드폰은 기본이요, 개인 TV와 오디오, 개인 PC까지 자기 방에다 갖추었다. 그리고 그 작은 왕국과도 같은 방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거실은 초대형 LCD TV와 함께 홈씨어터 시스템, 그리고 푹신한 소파를 두었지만 가족들이 다같이 모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20세기의 가족들이 거실의 TV 앞에 모여 앉아 서로 대화 없는 시간을 보낸 것도 참으로 삭막하였는데, 21세기의 가족이 거실도 아닌 각자의 자기 방에 틀어박혀 저 혼자 인터넷을 하고, 저 혼자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고, 저 혼자 TV를 보는데, 이제 우리 직장인들의 거실(living room)은 정말 사는 곳일까? 얄팍한 상혼은 가전 제품을, 아니 개인 전자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하여 생활의 편리와 개성의 소중함만을 강조하지만, 집의 가장 넓은 평수를 차지하는 거실이 정말 사는 곳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보다 나은 거실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조언
직장인들이 술을 마신다고 할 때 술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위한 매개체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자들은 술을 매개체가 아닌 목적으로 삼는다.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에게 TV와 장난감, 그리고 컴퓨터 기기 등도 매개체다. 하지만 TV 중독, 장난감 중독, 그리고 게임 중독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이 아니라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놀이의 기본은 삼 박자가 맞아야 한다. 놀이 대상, 놀이 매개체, 놀이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같이 놀아줄 놀이 대상은 없고, 놀이 공간은 자동차가 점령해버렸다. 그러니 놀이 매개체에 중독 될 수밖에. 해결책은 놀이 대상과 놀이 공간이다. "누가 어디에서 함께 놀 것인가?"라는 질문이 평범한 직장인이 훌륭한 부모가 되기 위한 첫 출발점이다. 정답은 뻔하다. 부모인 당신이 놀아주어야 한다. 어디에서? 거실에서! 이런 의미에서 나는 거실에서 가장 많은 부피를 차지하면서 서로간의 대화를 단절시키는 주범인 TV와 장난감을 버리라고 조언하고 싶다. 사람 사는 집의 심장인 거실(living room)이 사는 맛이 나도록 하려면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우리 집 이야기를 잠깐 할까 한다.

우리 집은 아이가 셋이다. 그것도 아들만. 9살, 7살, 5살 아이들이라 아직은 놀아주는 손이 많이 가는 편이다. 나는 퇴근 후 많이 놀아주는 편이다. 물렁공으로 야구도 하고, 스펀지공으로 배드민턴도 하고, 마법한자 카드게임, 주사위 놀이, 윷놀이 등이 단골 메뉴다. 밑층에 사람이 없을 때는 축구도 하고, 이불에 아이를 태우고는 기차도 태워준다. 아이들은 돈벌고 온 아빠보다 함께 놀아주는 아빠를 더 좋아한다는 것을 나는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우리 집 거실은 양쪽으로 높이 3단의 하얀 책장이 길게 늘어서 있다. 폭은 한쪽은 9칸이고, 또 다른 한쪽은 8칸이다. 거실이 넓은 집으로 이사를 온 덕택이다. 책장에는 아이들의 책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중앙에는 테이블 겸 책상이 있다. 어른은 혼자서, 아이들은 둘이서 밀면 이동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의자는 칼러 플라스틱 아동용 의자로 총 8개다. 빨강, 파랑, 초록, 연두 색깔별로 두 개씩이다. 그래서 우리집 거실은 도서관이 되었다. 손님들은 우리집 거실을 보고 공부방을 해도 괜찮겠다며 부러워한다. 나는 그분들께 이렇게 이야기한다. "공부방은 현재 우리에게 돈을 조금 가져다줄 지 모릅니다. 하지만 거실의 책장, 책, 책상, 그리고 의자들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제가 투자한 것 중에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자부합니다."


이제, 결론이다. 거실의 개념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곳, 엄마가 아이들과 수다를 떠는 곳이 거실이면 좋겠다. 그리하여 거실은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 되면 좋겠다. 웃음으로 가득 찬 집의 핵심은 바로 거실에서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거실이 노는 곳으로만 머물지 않기를 원한다. 거실은 아빠 엄마가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곳이 되면 좋겠다. TV대신 책장과 책상이, 소파대신 의자가 있는 곳이 거실이 되면 좋겠다. 그리하여 거실은 지혜를 배우는 곳이 되면 좋겠다. 책을 통해 세상이 돌아가는 원칙과 지혜를 배우고,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는 곳, 그곳이 바로 거실이 되면 좋겠다. 그리하여 거실(living room)이 정말 생동감 넘치는, 살아있는 공간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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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커리어앤라이프코치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가정생활의 지혜를 상담, 교육,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원하는 삶이 어떻게 일이 되는가,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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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대우건설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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