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책의 왕국 헤이온와이 이야기
리처드 부스는 1962년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후 자신의 고향인 웨일스의 시골 마을 헤이온와이로 돌아와 헌 책방을 열었다. 영국 최고의 명문 대학을 나온 사람이 책을 살 만한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책을 읽을 만한 사람조차 매우 드물었던 시골 마을에 헌 책방을 열어, 재정난으로 문을 닫게 된 웨일스 지역 대학도서관,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심지어는 미국, 캐나다, 호주까지 직접 찾아가 헌책을 구입해 왔다. 그렇게 사들인 책들을 보관하기 위해 오래된 성과 곡물창고들은 물론 옛 소방서와 영화관마저 헌 책방으로 바꿔나갔다. 10여 년 넘게 이렇게 지속된 노력 끝에 주민이래야 고작 1,500여 명뿐인 시골마을에 40여 개의 헌 책방이 들어서면서 헤이온와이라는 헌책방 마을이 만들어졌다.
헌 책방 마을을 일궈낸 그는 1977년 4월 1일 만우절을 기해 헤이온와이를 독립왕국으로 선포하고 스스로 서적왕에 즉위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그리고 헤이온와이 왕국만의 독자적인 국가와 여권, 우표와 화폐까지 발행했다. 이 기이한 일을 보기 위해 영국 사람들은 몰려들었다. 이곳에서 여권(입장권)을 구입하며, 달러를 헤이온와이 화폐를 교환하며, 기념품(우표)을 사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리처드 부스가 헤이온와이에 일궈낸 헌 책방 마을은 영국을 넘어, 유럽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
그러다 1980년대 중반 무리한 확장 탓에 헤이온와이 헌 책방 마을이 파산하는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리처드 부스는 오히려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해외에 헤이온와이를 본뜬 헌책방 마을을 잇달아 세우면서 그 위기를 모면했다. 이런저런 시련이 있었지만, 1988년 이후 매년 5월에 열리는 헤이온와이 축제는 영어권 최대의 축제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세계 각지에서 수십만 명의 관람객들이 시골 마을 헤이온와이까지 찾아와서 문학과 독서, 그리고 학문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리처드 부스라는 한 사람이 일군 헌 책방 마을 덕분에 헤이온와이라는 시골 마을이 번영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고, 이 시골 마을은 새로운 문화의 메카라는 명성까지 얻게 되었다.

헤이온와이의 교훈 : 도전을 격려하라
새 출발은 새 기대를 부풀린다. 특히 기존조직이 새 출발을 한다는 것은 항상 재도약을 가정한다.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조직문화,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그 첫 번째 방법은 도전하는 것이다. 도전을 격려하는 것이 새로운 조직문화를 위한 첫 걸음이다.
도전의 결과인 성공과 실패는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헤이온와의의 이야기처럼, 실패는 성공의 또 다른 이름이기에 도전하는 그 자체를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것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경험이 없다. 경험이 없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움츠리게 하고, 도전하지 않게 한다. 그런데, 도전을 한다는 것은 용기를 내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때가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스로 격려를 해주자. 내가 아니면 누가 이 일을 하겠어? 후배를 격려해주자. 김 대리가 한 번 해보겠다니, 믿음이 간다. 등으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일, 이것이 곧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자들의 마음이요, 대화법이요, 격려다.
격려는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도전한다는 것은 한 번이 아니라 연속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성공과 실패를 일회성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헤이온와의 10년 이상의 투자처럼, 긴 시간 축 안에서 하나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긴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단 한 번의 작은 실패도 그런 성공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그렇지 않다. 작은 실패는 성공을 위한 촉진제라고 생각하고, 그 실패에 지속적인 격려를 해주라. 다시 말해서 실패를 했다 하더라도, 격려에 힘입어 다시 재도전한다면, 그 실패는 성공으로 이어지는 법이다. 성공은 성공할 때까지 계속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헤이온와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대한민국 책의 왕국 교보문고 이야기
영국에 리처드 부스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고 신용호 회장이 있다. 그는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를 전쟁의 폐허 속에서 2세 교육을 위한 교육보험을 창안했다. 세계 보험 사상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교육보험이라는 신제도를 창안하여 담배 한 갑을 줄이면 자녀를 대학까지 교육시킬 수 있다며 교육보험을 시작했다. 나는 못 먹어도 내 자식만큼은 가르친다.는 우리나라 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에 불을 당기며 교육보험은 히트 상품이 되었다. 그의 교육보험은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아 세계보험총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하였다. 1980년 그는 교육보험으로 번 돈으로 종로 1가에 초현대식 빌딩을 올렸다. 그 건물에 그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금싸라기 같은 지하 2,700여 평의 공간에 당시로선 채산도 맞지 않는 책방을 열었다.
개점 두 달 후 여름방학이 되자 학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매장을 돌아보던 그는 다섯 가지 지침을 정하여 매장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첫째,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고,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도 반드시 존댓말을 쓸 것. 둘째, 한곳에 오래 서서 책을 읽는 것을 절대 제지하지 말고 그냥 둘 것. 셋째, 책을 이것저것 빼보기만 하고 사지 않더라도 눈총을 주지 말 것. 넷째, 앉아서 노트에 책을 베끼더라도 제지하지 말고 그냥 둘 것. 다섯째, 간혹 책을 훔쳐가더라도 도둑 취급을 하여 절대 망신을 주지 말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인도하여 좋은 말로 타이를 것. 다섯 가지 지침은 책이 훼손되고 손실되더라도 반드시 지키도록 했다. 그 바람에 직원들은 고달팠지만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교보문고는 완전한 개방형 서점으로 책의 천국이 되었다. 이곳이 바로 교보문고의 시작이었다.

교보문고의 교훈 : 문화를 공유하라
신용호가 교보문고를 연 것은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것을 일러준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정신을 구현하기 위함이었다. 아울러 기업의 성공은 부를 축적하기보다는 사람을 축적하는 것이라는 평소의 지론이 담긴 것이기도 했다. 그의 정신과 지론은 한 마디로 공유라는 핵심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교육보험의 핵심은 사람공유를 통한 미래대비이고, 교보문고의 핵심은 지식공유를 통한 미래투자였다. 그렇다.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조직문화,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그 두 번째 방법은 바로 공유하는 것이다.
새로운 조직문화 창출을 위한 공유의 첫 대상은 비전이다. 비전은 설득하거나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초청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에너지 버스 저자인 존 고든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을 당신 버스에 타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비전을 공유하는 거예요. 당신이 간절히 원하는 목적지를 말해주고 그곳으로 함께 가자고 말하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리더는 조직구성원들 서로간에 포부나 목표를 묻고, 이를 공유해야 한다. 이를 포부회의라 한다. 포부회의를 통하여 조직구성원들이 자기 한 평생을 걸고, 새로운 도전으로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 지를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해주는 것, 이것이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리더가 할 일의 전부다.
이런 진정한 포부가 공유될 때 우리는 평생에 걸친 인간관계도 공유할 수 있다. 업무 인간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대상이 상사와의 관계가 아니던가? 하지만 일로 맺어진 상사와의 관계를 업무인간관계로만 남기지 말고, 인생의 한 때를 공유했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가 지속될 수 있는 그런 관계로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인간관계 공유 즉 사람공유랄 할 수 있다. 우리의 한 평생 중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사람과 진정한 공유를 누리지 못한다면 이것처럼 슬픈 일도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서로가 도전을 격려하고, 도전을 통하여 이루고 싶은 포부를 공유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인간관계를 공유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멋진 조직문화가 어디 있을까? 바로 당신에게 이런 일의 행운이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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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커리어앤라이프코치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가정생활의 지혜를 상담, 교육,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원하는 삶이 어떻게 일이 되는가,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메일 : biztalk@empas.com

 

이 글은 우체국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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