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의 이상한 경영 이야기
회원제 대형 창고형 매장인 코스트코는 월마트의 회원제 창고형 매장인 샘스클럽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다. 샘스클럽은 모회사인 월마트의 엄청난 구매력과 선진 물류기법 덕분에 이익을 낸다. 그에 비하면 코스트코는 이상한 경영을 하고 있다. 그 이상한 경영의 핵심은 급여와 복리후생이다.
코스트코는 직원들에게 월마트보다 약 65%의 급여를 더 주고 있고, 샘스클럽에 비해서는 40% 더 주고 있다. 거기다가 직원 복리후생제도는 코스트코가 월마트나 샘스클럽보다 훨씬 잘 되어 있다. 대표적인 복리후생제도는 직원과 직원 가족의 통원, 입원, 그리고 치과 비용의 지원이다. 또한 Employee Assistance Program(EAP)라는 직원상담 프로그램으로 직원들의 정신건강, 재무설계, 그리고 직원자녀들의 교육지도에까지 도움을 준다. 이렇게 급여를 많이 주고 복리후생 지출이 많은데도 코스트코의 직원 1인당 수익률과 조직효율성은 샘스클럽에 비해 훨씬 높다. 직원 이직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월마트의 첫 해 이직률은 50%이고, 샘스클럽은 21%이지만, 코스트코는 6%에 불과하다.
월마트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월스트리트 분석가들 중 몇몇은 코스트코의 공동창립자이자 CEO인 짐 시네갈과 코스트코의 이상한 경영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시네갈과 코스트코는 고객을 버릇없게 만들고, 하찮은 직원들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투자자의 돈을 훔치고 있다.” 도이체방크증권의 빌 드레허는 이렇게까지 말한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코스트코의 급여와 복리후생제도는 지나치게 방만하다. 공개기업들은 가장 먼저 주주들을 챙겨야 한다.”
짐 시네갈은 월가의 사람 중 몇몇은 코스트코의 경영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렇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최저 수준의 급여를 주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것은 공정한 이익배분도 아니다. 그 결과 종업원들은 불행하게 느끼고 새로운 직업을 계속 찾게 된다. 거기다가, 관리자들은 비즈니스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새로운 사람을 뽑는 데에 모든 시간을 써버리게 된다. 우리는 비즈니스에 더 집중하고 있다. 행복한 직원들은 그들 스스로 회사를 사랑하며 선전하는 홍보대사가 된다.”
시네갈의 주장은 회사가 직원을 채용하는 데에 신경 쓰기보다 비즈니스에 집중하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주가는 알아서 오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주가는 어떨까? 코스트코의 주식은 지난 2년간 40%가 올랐지만, 같은 기간 동안 월마트의 주식은 10% 떨어졌다.

경영학자들은 코스트코의 이런 이상한 경영을 이해당사자 경영이라 부른다. 코스트코의 이해당사자 경영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이해당사자 경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점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1. 이해당사자 경영은 직원 사랑에서 출발한다.
정규직 계산원이 4년간의 견습기간을 마친 뒤 받는 연봉이 평균 4만 달러(우리나라 돈으로 4천만원 이상)에 달하는 코스트코의 직원들이 월마트나 샘스클럽보다 훨씬 더 의욕적이고 생산적인 것은 당연한 것이다. 회사로부터 사랑받은 코스트코 직원들은 할인점 평균 수준을 훨씬 웃도는 충성심을 갖게 되고, 훨씬 더 의욕적으로 일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이것이 월가의 분석가들이 알지 못하는 경영의 숨은 틈새다. 사랑이라는 인간 세상 최고의 덕목은 인간 경제활동의 최고봉인 자본주의 비즈니스에서도 최고의 덕목인 것을 숫자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직원의 이직률을 낮추는 것, 직원들의 직무 몰입도나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향상시키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월가의 높은 코를 가진 분석가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도구들이다. 당신의 일에서 이 사랑의 경영숫자들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자문해볼 일이다.

2. 이해당사자 경영은 고객과 투자자를 이롭게 한다.
회사가 직원 사랑에 돈을 투자하면, 이 투자는 고객과 투자자에게로 이어진다는 것이 이해당사자 경영의 핵심이다. 앞에서 살펴본 지난 2년간의 월마트와 코스트코의 주가 상승률은 이를 잘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사랑받지 못한 직원에 비해 사랑받은 직원들은 의욕 넘치게 고객에게 친절과 웃음으로 대할 것임에 틀림없다. 외향으로 나타나는 행동은 내면적인 사랑의 크기에 비례한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주장이다. 월마트가 코스트코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랐다면 신규직원 채용 및 교육 관련 비용을 어마어마하게 아껴, 월마트가 주장하는 '매일 매일의 최저가격'이 더 낮아졌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월마트가 한국에서 쫓겨나는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직원 사랑은 고객 사랑으로 이어지고, 고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은 주주사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논리 아닌가? 우리 회사는 직원에 대한 사랑 투자가 고객과 투자자에게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얼마나 믿는 지 자문해볼 일이다.

3. 이해당사자 경영은 파트너와 사회에 긍정적 영향력을 미친다.
이해당사자 경영은 양념(SPICE)이다. 경영이라는 음식을 주주만의 레시피로 요리하는 것이 아니라 양념(SPICE)의 레시피로 요리하기 때문이다. 이해당사자 경영을 통한 사랑받는 양념(SPICE)은 정부와 사회단체뿐 아니라 지역이나 그보다 더 넓은 의미의 사회(Society)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경영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공급업체 등 상위 및 수평적 파트너와 소매업체 등 관련 분야의 파트너(Partner)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투자자(Investor), 고객(Customer), 직원(Employee)에게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리하여 사회, 파트너, 투자자, 고객, 직원들이 함께 모여 맛있는 양념(SPICE)을 만들어 낸다. 양념 경영은 자본주의의 절정에 있는 비즈니스이지 결코 도덕적 코드가 아니다. “사랑의 양념 경영을 하면 기업에도 이익이 나고, 직원들도 사랑할 수 있고, 고객들에게도 사랑받고, 주주들에게도 더 많은 배당을 할 수 있고, 또한 파트너와 이 사회에도 훨씬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코스트코의 경영현장을 결코 한 쪽 귀로만 듣고 흘려버리지 마라. 당신과 회사는 양념 경영을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 지 자문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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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커리어앤라이프코치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가정생활의 지혜를 상담, 교육,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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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원하는 삶이 어떻게 일이 되는가,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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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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