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소년 출신의 최연소 요리사 임원 이야기
강원도 산골 출신 소년은 가난한 살림 탓에 중학교 때는 아버지를 도와 연탄배달을 했고, 고등학교는 진학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고등학교를 포기하고 상경하여 서울시 도봉구 의사협회의 사환으로 일을 시작했다. 사환으로 일하며 요리학원에 등록했다. 당시에는 학원을 다니는 사람들이 대부분 여자였고 남자들은 주변을 살피다 숨다시피 재빨리 학원으로 들어가곤 했다. 남자가 요리를 한다는 것이 창피하게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기술 한 가지를 익혀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돕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의 성실함을 눈 여겨 본 학원 선생님은 그를 하이야트 호텔 보조 요리사로 추천해 주었다. 그는 첫 직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고, 남들보다 두 세 시간 먼저 출근해 자신이 할 일을 미리 해 놓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그가 처음 맡은 일은 감자 깎기였다. 감자만 깎다 보면 요리를 못 배울까 싶어 미리 나와 감자를 다 깎아 두었다. 제대로 빨리 깎기 위해 출퇴근 버스 속과 잠자리에서도 계란을 쥐고 감자 깎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시간에 어깨 너머로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정식으로 요리를 배우면서 그는 공부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입학해 학업을 이어갔고, 외국인 주방장과의 소통을 위해 영어도 배웠다.
누구나 좋아하는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왔다. 힐튼 호텔에서 그를 스카우트한 것이다. 그는 그 곳에서도 선배들의 잡다한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았다. 새로 굴러온 돌이라는 말을 듣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선배들이 ‘가르쳐주고 싶은 후배’로 성장했고, 부드러운 카리스마 코칭으로 후배들을 키워갔다. 그가 한 번은 싱가포르에 있었던 국제요리대회에 출전하여 은상을 탔다. 그 대회에는 그의 첫 직장의 총주방장도 함께 참가했는데, 그는 자신의 스승이었던 그 총주방장을 이기고 은상을 탔던 것이다. 그의 스승이었던 총주방장은 주변에 있는 세계적인 쉐프들에게 “이 사람이 내 제자인데, 지금은 나보다 훨씬 뛰어난 쉐프가 되었다.”고 말하면서 그를 아주 자랑스럽게 소개해주었다.
그는 힐튼 호텔에서 38세 최연소 조리이사로 발탁되었다. 그의 성실한 태도와 신 메뉴를 개발하려는 노력과 열정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뛰어난 영어 실력으로 외국 연수와 승진의 기회가 끊임없이 주어졌다. 그리고 전례가 없는 초고속 승진으로 힐튼 호텔 총주방장까지 맡게 되었다. 힐튼 호텔의 세계 체인은 총주방장을 그 나라 사람에겐 맡기는 경우가 없다지만 그가 그 룰을 깨어버렸다. 그의 이름은 박효남이다.
그는 KBS의 한 방송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호텔의 진짜 주인은 제가 아니지만, '이 호텔은 나의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일하였습니다.” 이제는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요리사가 된 박효남 힐튼 호텔 총주방장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직장인들이 21세기에 가져야 할 주인의식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자.

1. 자발적으로 회사와 연합(聯合, association)하기
사전적으로 연합이란 개인이 스스로 선택하여 결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연합의 본질은 직장인들에게 개인의 선택이라는 회로를 경유시킬 때에만 효과가 있다. 박효남의 이야기로 해석하자면 미리 나와 감자 깎기 혹은 외국인 주방장과 소통하기 위해 영어 배우기 등을 개인의 선택에 의한 자발적 연합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 성공하는 직장인들은 자발적으로 회사와 연합한다. 이 말은 회사의 조직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적극 수용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회사의 조직문화를 자신의 가치관으로까지 선택하여 깊이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회사가 가자고 하는 방향에 대해 딴 지를 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길의 초석이 된다. 스스로에게도 물어보자. 나는 얼마나 회사와 연합되어 있는가?

2. 의식적으로 세대와 통합(統合, integration)하기
경영학적으로 통합이란 둘 이상의 조직이나 기구 따위를 하나로 합치는 것이나 조직 내의 여러 하위 체제의 노력을 조직목표 수행에 적합하도록 통일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박효남의 이야기에서는 선배들에게는 가르쳐주고 싶은 후배가 된 것 그리고 후배들에게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코칭을 한 것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 성공하는 직장인들은 선배와 후배의 문화를 아우르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업무적으로는 선배가 먼저 경험한 프로젝트의 지혜를 구하고자 애쓰고, 후배가 시도하려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자신의 지혜를 나누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선배들이 좋아하는 노래에 장단을 맞춰 분위기를 살리고, 반대로 후배들이 좋아하는 노래에 맞춰 안무나 춤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핵심은 선배후의 문화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받아들이고 통합한다는 것이다. 스스로에게도 물어보자. 나는 얼마나 선후배의 문화와 통합되어 있는가?

3. 화학적으로 새 사람과 융합(融合, fusion)하기
연합이 회사와 심리적 하나 됨이고, 통합이 선후배간의 물리적 하나 됨이라면, 융합은 새로운 사람들과의 화학적 하나 됨이다. 그래서 융합이란 사전적으로 ‘녹아서’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박효남의 이야기에서 보자면 하이야트 호텔에서 힐튼 호텔로의 전직 이후에도 하이야트 호텔의 총주방장에게서 인정받으면서 동시에 힐튼 호텔의 최연소 임원 및 총주방장 등으로 인정받는 것이 포함된다. 그렇다. 성공하는 직장인들은 외부에서 들어온 경력사원과 적극적인 퓨전을 시도한다.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혼자 머뭇거리고 있을 때 ‘차 한 잔 하시죠?’하며 경력사원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 준다. 기존 직원들이 맡고 있는 업무와의 연결이 필요할 때는 기꺼이 담당자를 소개해주는 업무의 통로가 되어 준다. 그래서 기존 직원이라는 원자와 경력사원이라는 원자가 만나 전혀 새로운 분자의 퓨전 지식을 만들어 낸다. 새로운 정보는 새로운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도 물어보자. 나는 얼마나 경력사원들과 융합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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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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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대우건설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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