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blog.naver.com/sirius18?Redirect=Log&logNo=90181943570

 

* 이웃 아줌마

 

아파트에 살다가 주택으로 이사오니 쓰레기 처리가 불편하다. 봉투에 잘 넣어서 버리면 되지만, 사람들이 마구 버리는 쓰레기를 내가 정리하고 치우게 되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버리는 쓰레기와 담배꽁초도 줍는다. 내가 집주인은 아니지만 내가 사는 구역이 더러운 것을 견딜 수 없다. 내년에 우리 건물 옆의 빈 터에 건물을 짓지 않으면 일년생 화초라도 가꿀 생각이다. 사람들이 풀밭, 공터라고 생각해서 쓰레기를 버리는 것 같다. 내 눈에 풀밭은 풀벌레가 살고 풀들이 땅에 질소를 고정해주고 유기물을 만들어주는 생태적 공간인데, 사람들 눈에는 황무지로 보일 뿐인가보다. 

 

열흘 전쯤 쓰레기가 너무 널려 있어서 모두 정리하고 인도 옆의 큰 풀들을 뽑아서 정리했다. 그런데 60세쯤의 아줌마가 오더니 뭐 하느냐며 말을 걸었다. 자기는 우리 옆 건물의 주인이고 4층에 산다고 했다. 우리집 테라스에서 보이는 이웃집이었다. 공터의 풀을 뽑고 무엇을 심으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쓰레기가 지저분해서 정리하는 것이라 했더니 한참 동안 '젊은 엄마가 대견하다. 고맙다.' 라고 하고 갔다.

 

옆건물 아줌마는 공터가 자기 땅도 아니면서 내가 그 곳에 무엇을 심고 재산상 해로운 일을 하는지 참견하러 온 것이었다. 자기 건물에 있는 본인 소유 가게의 주변 환경과도 관련이 있으므로, 내가 쓰레기를 치운다고 하니 고맙다고 한 것이다. 만일 내가 반대로 더 어질러지게 만들었다면 나무랐을 수도 있다.

 

* 나는 왜 화가 났을까?

 

나는 그 아줌마 때문에 화가 났다. 그 사람 자체를 떠나서 그 사람 안에 있는 인간의 그런 면이 답답하고 싫었다. 그 아줌마와 비슷한 면을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볼 수 있다. 특히 돈좀 있는 늙은이들에게서 주로 보이는 일면, 똑똑하고 꼼꼼하게 자기 재산을 관리하면서 무엇 하나 손해나지 않나 불안해하고 주변을 감시하는 모습이다. 나는 그런 똑똑함이 싫었다. 돈관리를 할 줄 모르고 재산도 없는 사람들보다 편하게 살겠지만, 두 가지 모습 모두 싫었다. 돈관리를 못하고 돈이 없는 사람은 앞날에 대한 대비가 없고 자기관리가 안 되는 것이고, 돈관리에 치중하고 불안해하는 사람 역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그날 전후로 그 아줌마와 비슷한 태도의 사람을 2명이나 보았다. 이렇게 비슷한 일을 관찰하게 되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생각했다. 그것은 내 안의 어떤 면을 지적하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 안에 그들과 비슷한 것이 있기에 그들의 그런 면을 포착하고 답답해할 수 있던 것이다.

 

* 땅은 본래 주인이 없다.

 

이웃 아줌마의 눈으로 보면 나의 행동이 이상할 수 있다. 그래서 건물주인이 아닌데 주변을 청소하는 것이 대견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주제곡 가사가 생각난다.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인 포카혼타스가 말한다.

 

"너는 자기가 밟은 땅이 모두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지. 땅은 단지 정복할 수 있는 죽은 것이라고.

그러나 나는 알아. 모든 바위, 나무, 피조물들은 생명이 있고, 영혼이 있고, 이름이 있다는 것을."

 

문명인들은 법적인 소유물이라는 개념에 익숙하다. 자신의 소유물은 소중히 아끼고, 자기것이 아니면 함부로 한다. 그래서 자기 집은 청소하고 집 밖에서는 걸어가다가 쓰레기를 버린다. 법적으로는 모든 건물, 논밭, 산까지 소유자가 있다. 그러나 인간의 입장을 떠나 생각해 보면 다르다. 어떤 산의 주인이 그 산에 올라갔을 때 나무, 풀, 동물들이 '주인님 오셨습니까?' 하고 맞아주지 않는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결코 자연을 소유할 수 없다. 법적으로 소유한다고 하지만, 백 년도 살지 못하고 죽는다. 인간이 자연을 소유한다고 하는 것은 착각이다. 단지 자기들 사이의 분쟁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자본주의와 법을 유지하는 것일 뿐, 땅과 생물들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 지구의 영혼이라 하는 가이아(Gaia) 역시 인간들의 소유권에 관심이 없으며, 인간들의 이기심에 상처받고 아파할 것이다.

 

夫天地者 萬物之逆旅 (부천지자 만물지역려)

光陰者 百代之過客(광음자 백대지과객)

而浮生若夢 爲歡幾何(이부생약몽 위환기하)

古人秉燭夜遊 良有以也(고인병촉야유 양유이야)


무릇 천지는 만물의 여관(逆旅)이요, 세월(光陰)은 영원한 나그네(過客)로다.
부평초 같은 인생이 꿈과 같으니 기쁨이야 그 얼마나  되겠는가?
옛사람이 손에 촛불을 밝혀든 채 밤에 유유자적하였음은  진실로 까닭이 있었음이라.

 

-- 이백의 春夜宴桃李園序(춘야연도리원서) 중에서..

 

* 돈의 의미 - 사람들의 경험과 배움을 위해 쓰일 수 있는 에너지

 

나는 사람들의 그런 모습에서 어떤 교훈을 발견해야 하는 것일까 생각했다. 돈이란 소유를 위한 것이 아니다. 돈은 물질화된 에너지의 일종이다. 에너지는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된 힘을 말한다. 돈 역시 무엇을 할 수 있는 잠재된 힘이다. 그것은 비축하고 소유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돈/에너지는 쓰일 때 그 의미가 구현되는 것이다. 돈/에너지는 적재적소에 적당량 쓰이는 것이 좋다. 소유, 비축에 중점을 두고 손해를 두려워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마음이다.

 

재산상의 손해에 대한 두려움은 과거의 경험에서 온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두려움은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손해의 두려움에 얽매여 있다면 많은 재산을 가졌어도 가난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사람은 언젠가는 실제로 그런 일에 직면할 수 있다.

 

긍정적인 쪽을 먼저 생각하고 지향해야 한다. 손해날 것을 생각하고 감시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능력과 물질적/정신적 에너지들이 어떻게 좋게 쓰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에 중점을 주어야 한다. 돈이 좋게 쓰인다는 것은 돈을 굴려서 더 돈을 버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의 과정이고 수치적인 것이다.

 

우리가 중점으로 두어야 할 것인 인간들의 경험과 배움이다. 인간들이 여러 경험을 하고 그 과정에서 배움을 얻는 것을 위해 이 지구 시스템은 운영된다. 개인들의 사업 및 재산관리에 대한 지향점도 이런 개념에 근본을 두어야 한다.

 

* 모든 사업의 본질적 의미 - 인간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나는 한 때는 인간에게 유해하고 소모적인 사업들이 모두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도박업, 유흥산업, 연예산업, 술장사, 담배장사, 마약장사, 식품첨가물 넣은 음식, 농약 뿌린 채소 등이 모두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런 산업이 번창하는 이유는 인간들의 정신이 그 레벨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단계의 경험이 더 필요한 것이다. 인간들의 영적 수준이 계발되어 더이상 술, 담배, 마약, 섹스, 유흥, 도박 등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된다면 그런 산업은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다.

 

모든 사업은 사람들의 경험을 위한 것이다. 가게에서 파는 음식과 생필품들은 우리가 육체적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음식점은 사람들이 영양분을 섭취하고 미각적 경험을 하게 해 주며, 찻집에서는 사람들이 대화하고 교류할 수 있게 해 준다. 놀이공원에서는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여행사와 항공사의 도움으로 사람들은 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출판업, 서점의 도움으로 사람들은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고, 통신업의 도움으로 인터넷의 정보를 이용하고 휴대전화로 사람들과 교류한다.

 

어떤 물품/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사람에게 경험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것이 모든 과정의 본질이다. 돈을 내고 물건/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 경험을 통해 다양한 배움, 지혜를 얻고 영적으로 성장해가야 한다.

 

당장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 사 먹는 것이 영적 성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모든 일이 서로 얽혀 있다. 음료수캔을 길거리에 버리는 경험, 남이 버린 쓰레기를 치우는 경험, 남이 버린 재활용품과 폐지를 주워다가 고물상에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경험, 폐지를 줍다가 남의 쓰레기더미를 헤쳐놓고 가버리는 경험, 그 풀어헤친 쓰레기를 다시 정리하는 경험, 쓰레기를 수거하는 구청 하청업체 직원이 하는 경험, 쓰레기더미 옆을 지나는 주민들이 하는 경험, 이 모두가 연관되어 있다.

 

돈을 가진 사람은 사업을 벌이고 운영할 수 있다. 많은 돈이 있으면 더 큰 규모의 사업을 할 수 있다. 이것은 사람들에게 더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준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사업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지만, 그것은 말단적인 것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비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수치적인 흐름일 뿐이다. 사업의 본질은 사람들 간에 교류와 소통을 하게 하며,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 마지막에 남는 것은 경험이다.

 

흔히들 여행을 가면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라고 하며 사진을 많이 찍곤 한다. 그러나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사진도 남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죽으면 육체도 남지 않고 물질적인 것은 아무것도 저세상으로 가져가지 않는다. 가져가는 것은 단지 살아있을 때의 경험과 거기서 얻은 영적 지혜이다. 사람들 간의 다양한 감정 교류를 통해 얻은 것들, 희노애락의 과정에서 느낀 결론, 이런 것들이 한 생애의 결과이다.

 

깨인 의식을 가진 사람일수록 '소유'보다는 '경험'에 의미를 둔다고 한다. 어떤 것을 얼마큼 소유하고 비축할 것인가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배움를 얻을 것인가, 삶의 모든 작은 사건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예수님이 쉽게 풀어 말씀하셨다.

 

---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고 도둑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둑질도 못하느니라.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 (마태복음 6장 19~20절) ---

 

bos9386 답글 

마음 푸세요ㅡ
예쁜마음에 가시가 나면 안돼요 ^^
우리어른들의 삶이 많이 고단했어요
애써 지키지않으면 먹고 사는 생계마저도
위협을 받아야만 했거든요 .
그사람들은 그 카르마에 더 고달프죠.
당신의 자애로운 마음으로
그들을 이해해주세요♡♡♡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