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결코 일 따로 가정 따로 따로국밥이 아니다

‘가족들과 회사의 일을 이야기하는 편이세요?’라고 주변의 동료들에게 물어보았더니 거의 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5점 척도로 봤을 때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2.5점 정도라고 할까요? 간혹 회사의 일을 이야기 하신다는 분들은 사내 인간관계 특히 상사가 주는 스트레스가 주요 주제였습니다. 주변의 이웃 아이들과 아주머니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남편이 회사의 일을 이야기하는 편이세요?’ 대부분이 ‘아니요!’라고 고개를 가로로 젓거나 가끔 한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우리 아빠는 주말에도 출장 많이 가요.” 한 아주머니는 “다른 아빠들은 빨리도 오는데, 우리 남편은 야근이 뭐 그리 자주 있는지...”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이렇게 살다 보면 매일 나가서 돈만 벌어 오는 외로운 가장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의 일을 가족들과 함께 나누고 공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한 직장인의 모범 사례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이씨와 김씨, 그리고 나는 밀림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임시로 볼트장치를 만들어 주는 일로 고민하고 있었다. 양쪽으로 볼트 여덟 개를 채워야 되는데 핵심은 일정한 힘을 전달할 수 있는 볼트여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뜻하지 않게도 아내에게서 그런 장치를 찾아냈다는 전화가 왔다. 아내의 말인즉, 장바구니를 들고 재래시장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서 ‘따다다다’ 하는 큰 소리가 들리더란다. 카센터에서 나는 소리였다. 타이어 수리를 하던 주인아저씨가 볼트를 잠그고 있길래 아내는 사람 놀라겠다며 소리 안 나게 할 수 없냐고 했다. 그랬더니 아저씨가 능청스레 하시는 말씀이 아주 걸작이었다. “아줌마, 이놈의 기계는 말야, 주인 말을 잘 들어서 똑같은 힘이 전달되면 ‘주인님 똑같은 힘이 전달됐습니다.’라고 ‘따다다다’ 하는 소리를 내는 거야.” 그 아저씨의 말을 듣고 급히 전화를 걸었다며 아내는 타이어 수리장치를 응용해보라고 했다. 빙고! 우리는 그 장치에서 힌트를 얻어 우리가 고민하든 일정한 일을 전달하는 볼트 여덟 개를 만들 수 있었다.
위의 이야기는 가족에게 회사의 일을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법에 대한 지혜를 줍니다. 우리의 삶은 결코 일 따로 가정 따로 따로국밥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자, 이제 그러면 회사의 일을 가족과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노하우를 함께 이야기해봅시다.

 

지혜1.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회사의 일을 가족들과 공유하고자 한다면, 먼저 이런 질문이 떠오르겠지요?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위의 이야기가 주는 교훈처럼, 이야기의 주제는 회사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 즉 일상적인 것이면 모두 오케이입니다. 심각한 이야기 주제가 있을 때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 삶의 한 요소로서 회사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러니까 이야기의 특별한 포인트가 없다는 것 그것이 포인트입니다. 인간관계가 힘들면 힘들다고 혹은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았다고 그저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이런 인간관계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보다 지혜롭게 대처하는 법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현재 하고 있는 일도 좋은 주제입니다. 또한 앞으로 생각하는 일의 방향 즉 미래의 관점도 좋은 주제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요? 그러니까 어떤 주제든 그저 오늘의 삶을 나눈다는 생각에서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편하게 이야기해보세요. 세 잎 클로버로 가득한 이야기를 나누는 행복에서 우리는 네 잎 클로버의 행운을 발견할 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지혜2. 마음의 응원을 부탁하는 이야기는 어떨까요?
위의 이야기는 남편의 일상적인 회사 일이라는 주제뿐만 아니라 아내의 마음의 응원을 부탁한다는 면에서도 우리에게 지혜를 줍니다. 위의 이야기에서 남편은 아내에게 문제해결을 기대하고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에게 좋은 힌트를 주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마음의 응원도 우연의 발견이라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를 창조하는 데 큰 힘이 되곤 합니다. 그러니 문제해결을 기대하지 않고도 그저 가족들에게 마음의 응원을 기대하는 그런 수준의 이야기도 현실적인 대안일 것입니다. 혹 종교가 있다면 기도를 부탁하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기도는 조물주와 두 사람을 삼각형으로 묶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낼 테니까요. 그리고 조물주의 지혜가 가족의 간절한 기도로 자신에게 되돌아올 테니까요. 혹, 회사 동료의 결혼식이나 돌잔치 혹은 다른 이벤트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이벤트가 조금은 귀찮기도 하지만 이런 이벤트를 잘 활용하면 회사공동체와 가족공동체의 연결점을 보다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될 테니까요.

 

지혜3. 자녀와 어떻게 이야기를 할까요?
회사의 일을 꼭 집에 가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 이야기에서 아내는 전화로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잖아요? 이를 핸드폰이 대세인 현재의 입장에서 확장 해석하면 자동차 바퀴 교체 사진이 들어간 사진문자 즉 MMS를 보낸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참 좋은 대안들이 많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점심시간이나 휴식 시간을 이용해 회사에서 일하는 배경이 들어간 사진이 있는 MMS 혹은 영상 편지를 보내보세요. 뜻밖의 이야기꺼리가 많아집니다. 사진이나 영상은 컨텐츠 자체로서 일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좋은 도구거든요. 그러니까 오늘은 여기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실시간 중계가 되는 셈이지요. 회사로 출근할 때는 포스트 잇, 메모지, 화이트보드 등을 사용해 간단한 글을 남겨보세요. 직접 대면없이도 큰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책 읽어주기를 통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책 읽어주기는 자녀의 인지적 발달뿐만 아니라 자녀와 부모와의 정서적 소통도 향상시키는 일석이조의 도구입니다. 자녀와 대화가 되는 수준이라면, 회사에서 배운 커뮤니케이션스킬, 코칭스킬, 대화법, 협상법 등을 활용해보세요. 가장 효과가 큰 실습의 시간이 되기도 하겠지만, 자녀와의 관계도 돈독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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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홈피 : www.biztalk.pe.kr 
메일 : biztalk@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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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LGCNS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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