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표(里程標, sign post)란 사전적으로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도로상에서 어느 곳까지의 거리 및 방향을 알려 주는 표지’ 혹은 ‘어떤 일이나 목적의 기준’이다. 그러니까 이정표의 키워드는 방향이나 기준이다. 그렇다면 유명 인사들은 어떤 이정표를 가지고 있었을까? 그들의 이정표를 통해 우리 삶의 이정표도 점검해보자.

1.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를 위한 Stay Hungry Stay Foolish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로 이정표를 설명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리드 대학교 시절 이야기였다. 그는 재미없는 필수 과목들을 듣지 않고 훨씬 더 흥미로워 보이는 수업들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대표적 예가 글씨체(캘리그래피) 수업이었다. “그 수업에서 서로 다른 글자를 조합할 때 공간을 할애하는 방법, 조판을 멋지게 구성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배웠지요. 과학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심미적이고 역사적인 무엇, 예술적으로 미묘한 무엇을 느낄 수 있는 수업이었어요.” 그때의 갈망으로 그는 나중에 자신이 만드는 모든 제품에서 기술에다 멋진 디자인, 품위, 그리고 인간미까지 결합하려 늘 배고파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애플에서 해고당한 것이 결국에는 자신에게 득이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성공한 사람이라는 무거움이 다시 모든 것에 대해 초보자라는 가벼움으로 대체되었지요.” 그는 이 경험을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새로운 교차점을 만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는 초보자의 갈망과 배고픔으로 픽사라는 새로운 회사의 CEO가 되었고, 토이 스토리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도 만들었다. 늘 배움에 배고파하고 갈망했던 결과였다.
세 번째 이야기는 암 선고와 죽음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외부의 기대와 자부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거의 모든 것이 죽음 앞에서는 퇴색하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만 남더군요. 우리는 이미 알몸입니다. 가슴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그는 암을 통한 죽음 앞에서 자신이 있어야 하는 자리가 어디인지, 그리고 자신이 이 세상에 유산으로 남기고 떠나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기회가 되었다. 그가 가장 잘하는 것, 그가 가장 하고 싶어하는 것, 그가 가장 의미를 두는 것에 시간과 돈, 그리고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는 법을 배웠다. 그 결과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시리즈다.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그의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은 지금도 그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자들에게 생생하게 들리고 있다.

2. 양준혁 전 프로야구 선수 :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통산 최다경기, 최다홈런, 최다안타, 최다타점, 최다득점, 최다타수, 최다루타, 최다2루타, 최다사사구 등 공격부문 10개 중 9개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한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 그의 기록은 곧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역사다. 이 중에 최다안타 기록은 그의 이정표인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재미난 기록이다.
그가 18년 동안 때린 2,318개 안타 가운데 내야안타는 156개다. 그의 내야안타 비율은 다른 홈런타자에 비해 훨씬 높다. 롯데 이대호 선수나 다른 홈런타자들은 한 시즌 동안 내야안타를 두세 개 치기도 버겁다. 내야안타를 제외하면, 그의 통산 타율은 0.316에서 0.295로 떨어진다. 그는 3할 타자로 은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을 열심히 뛰는 노력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말대로 그가 열심히 뛰지 않았다면 그는 3할 타자가 되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떠났을지도 모른다.
그가 뛰는 모습은 참 우스꽝스럽다. 하지만 그는 뛰어 놀림을 받더라도 열심히 뛰어 한 시즌에 내야안타 열 개 정도를 얻을 수 있는 것을 행운이라 여긴다. 이건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는 행운이 아니다. 하늘에 떠 있는 별을 그의 힘으로 따내는 행운이다. 그의 전력질주로 인해 상대 플레이가 위축되고, 그것이 실수로 이어지고, 이것이 행운이 된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3. 강우현 남이섬 사장 : 좌로 가나 우로 가나 운명이다. 그냥 딛고 가라.
도산 직전의 남이섬 유원지를 한 해 평균 300만 명이 찾는 나미나라공화국으로 바꾼 남이섬 사장 강우현. 그의 이정표는 좌우명이다. 그 뜻은 “좌우 가나 우로 가나 운명이다. 그냥 딛고 가라.”는 말이다. 그의 이정표 마음을 잘 보여주는 일화가 하나 있다.
남이섬이 유원지였던 시절, 섬에는 유람객이 내버리고 간 소주병이 천지였다. 쓰레기 같던 소주병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이걸 녹여 봐! 녹여서 꽃병을 만들어? 색깔이 비취빛이니 타일을 만들어도 되겠는걸!”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는 소주병을 상상의 눈으로 들여다보니 꽃병이 되고 타일이 되었다. 날마다 소주병 재활용 작업을 했다. 비틀어 꽃병으로 만든 것은 꽃병으로 팔고, 반반하게 타일로 만든 것은 남이섬 화장실 벽에 붙였다.
호텔 카운터 장식품으로도 사용했다. 호텔카운터는 무려 3천여 개의 술병을 녹여 만든 타일을 옆으로 차곡차곡 쌓아 완성했다. 이걸 보는 사람들마다 누구 작품이냐고 묻는다. 어떤 보석을 가공한 보석공예냐고 묻는다. “이슬인데요! 참이슬 술병입니다.” 사람들의 반응이 다들 “와우” 반응이다. 그는 내친김에 술병으로 정원도 만들었다. 이름 붙이길 이슬정원! 사람들은 이런 반응을 보인다. “이름이 너무 시적이에요, 이슬정원. 새벽에 이슬이 많이 내리나 보죠?” “아니예요. 사실은 참이슬 병으로 만들어서 이슬정원입니다.”라고 대답하면 사람들이 깔깔거린다.
참이슬 소주병이 유명해지자, 아모레퍼시픽에서 연락을 해왔다. “참이슬만 병인가요? 우리 설화수 병도 써 보시죠!” 설화수 병으로 작품 하나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게 설화수병 나무다. 남이섬에 배타고 들어가면 왼편에 주렁주렁 병이 열려 있는 나무가 바로 그것이다. 좌로 가나 우로 가나 운명이라 생각하고, 무엇이든 창조적으로 만들어 가는 그의 삶에 박수를 보낸다.

4. 칼리 피오리나 전 HP CEO : 강한 사람이 오래 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 가는 사람이 강해진다.
칼리 피오리나는 여성이다. 우리나라 여성 CEO도 드물지만 미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역사와 철학을 공부한 인문학도가 비즈니스계에 입문해 말단사원에서 시작해 팀장과 임원을 거쳐 마침내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녀는 오랫동안 참고 견뎌야 했다. 여성이었기에 그녀는 더 많이 참고 견뎌야 했다. 다음 이야기는 그녀의 말단사원 시절 이야기다.
어느 날 같이 일하는 동료인 남자 동료인 데이비드는 중요한 지역 관리자 두 사람이 워싱턴에 온다고 알려주었다. 같이 가도 되겠느냐고 물어보았다. 데이비드는 제법 친절한 태도를 보이며 같이 가자고 했다. 하지만 약속 전날, 그는 그녀의 책상에 와서 말했다. “칼리, 정말 한데. 너는 그 자리에 같이 못 가.” 그녀가 물었다. “왜 안 되는데? 우린 보드룸에 갈 거거든. 미안.” 그 말을 하고는 그가 가버렸다. 옆에 있던 또 다른 남자 동료인 빌이 말했다. “칼리, 거긴 스트립 클럽이야.” 그녀는 여자 화장실에 가서 변기에 앉아 곰곰이 따져보다 그냥 따라 가기로 했다.
데이비드는 진토닉을 들이키면서, 계속 아가씨들을 불러서 테이블에서 춤추게 했다. 여종업들은 테이블에 와서는 분위기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죄송해요. 숙녀분이 떠날 때까지는 못 하겠어요.” 눈물이 핑 돌았다. 얼마 동안 그녀는 사업 이야기를 한 후, 일행을 남겨두고 먼저 그곳을 빠져 나왔다. 다음 날부터 데이비드와 칼리 둘은 멋진 팀이 되었다.
이 일 후 그녀는 남자들이 득실거리는 곳에서 참고 견디는 법을 배웠다. 설비 기사들의 기운을 북돋워주려고 매일 간식을 가지고 현장을 방문했고, 그녀가 만든 시스템은 업계의 표준이 되었다. 그녀는 그 일로 세일즈 관리자로 인생의 첫 번째 승진을 맛볼 수 있었다. 이런 생활을 계속하면서 CEO에 오른 그녀이기에 “오랫동안 견디고 참아야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그녀의 말에 더욱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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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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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하이닉스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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