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로 갈까요? 재무로 갈까요?
“홍보 분야로 뜻을 굳혀야 할까요? 전공을 살려 재무 분야에서 꽃을 피워야 할까요?” 경력 6년차 김대리의 질문이다. “홍보 분야는 제 적성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이 분야에서 일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홍보 관련 대학원도 다니면서 제대로 공부도 해보고 싶고요.” 그의 말 한 마디마다 홍보 분야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저는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숫자 감각이 있어서 회계나 재무과목을 잘 했습니다. 공인회계사 준비도 해봤는데, 공인회계사보다는 숫자를 활용한 사업기획이나 사업전략 등이 저에게 잘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계나 재무 분야를 바탕으로 전략투자 등에도 관심을 보였다.
먼저 그간의 커리어 리뷰를 통해 김 대리의 생각을 함께 정리했다. 그는 통신사 입사 후 재무와 회계 관련 분야에서 4년을 근무했다. “아주 잘 생긴 편은 아니지만 키도 크고 잘 웃어서 무엇보다도 운이 좋아서” 사내모델로 발탁되었다. 사내모델이 기회가 되었다. 홍보 관련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유로 자주 만나게 되었고, 해보고 싶었던 업무였기에 과감히 홍보 분야로 자리를 옮겼다. 새로운 사람들과 회사의 트레디한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았다. 어릴 때 꿈이 기자였는데, 그 꿈의 본질은 새로운 기사거리를 발굴하고 이를 널리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에 열정도 있다고 했다. 또한 빠르게 의사결정하고 빠르게 피드백을 주는 그런 업무처리도 자신과 잘 맞다는 생각에 이 일을 평생의 업으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김 대리의 마음은 이미 재무보다는 홍보쪽으로 다소 마음이 기우는 것 같았다. 나는 평생의 관점에서 살펴보자고 했다. “언젠가는 회사를 떠날텐데요, 회사를 퇴직하고 나서도 일하고픈 분야나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어떤 분야입니까?”라고 물었다. “재무 쪽으로 가면 저는 one of them이 됩니다. 저랑 비슷한 사람은 많으니까요. 하지만 홍보 분야는 제가 열정을 가지고 업무를 추진하면 퇴직 후에도 온라인 홍보든 광고 홍보든 홍보대행사를 작게라도 차려 이 일을 평생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렇게 생각하니 뭐 깔끔하네요.” 하며 그는 함박 웃음을 지었다.
마무리를 위해 커리어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김 대리의 삶 전체적인 관점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의 아내는 중소기업의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커리어에 대한 욕심보다는 가계에 작은 도움이 되는 정도로 일을 하고 있단다. 그래서 그는 경제적으로 좀 더 오랫동안 책임감을 자기고 일할 수 있는 그런 분야가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또한 서양미술사에 취미를 갖고 있단다. 유럽여행을 가더라도 박물관이나 성당 등을 꼭 둘러 그림을 보러 가는데 이런 그림을 통해 지적 쾌감을 느끼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해주는 그런 재미가 솔솔하다고 한다. 그리고는 그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취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저는 뼛속 깊이 홍보 분야가 저에게 제격이네요.”
‘제가 갈 길은 홍보인가요, 재무인가요?’라는 질문은 김 대리만의 고민은 아니다. 커리어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고민이 바로 이 질문이다. ‘내가 가야 할 길은 어느 길일까?’ 김대리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통해 커리어의 방향은 어떤 식으로 잡아야 하고, 커리어 의사결정은 어떤 관점으로 해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자.
1. 평생의 관점에서 보기
홍보 아니면 재무를 고민하던 김 대리의 첫 번째 커리어 의사결정은 평생의 관점이 큰 도움이 되었다. 대리급이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만 자신의 커리어를 보는 한계가 있었지만, “회사를 퇴직하고 나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기준에서 그는 주저 없이 자기 갈 길을 정할 수 있었다. 이 질문은 그대에게도 그대로 유효하다. 어떤 커리어를 평생토록 만들어 가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평생 일한다는 것은 하고 싶은 일에서 출발한다. 그래야 오래가기 때문이다. 하고 싶지도 않은 그 일을 어떻게 평생의 짐으로 지고만 갈 수 있을까? 평생의 즐거움 없이는 평생의 일도 없다. 평생의 즐거움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하고 싶은 일이 보인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2. 라이프 관점에서 보기
커리어는 전경이라면 우리의 삶 즉 라이프는 배경이다. 그래서 라이프 관점에서 커리어를 살펴보면 참 잘 어울리는 커리어앤라이프가 있고, 도통 어울리지 않는 커리어앤라이프도 있다는 점을 명확히 알게 된다. 김대리가 홍보를 커리어라는 그림의 전경으로 잡은 것은 서양미술에 대한 관심이라는 배경과 잘 어울린다. 그렇기에 “취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저는 뼛속 깊이 홍보 분야가 저에게 제격이네요.”라는 그의 전경과 배경에 대한 통찰은 참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그대에게도 스스로 물어보라. ‘나는 전경인 커리어와 배경인 라이프가 잘 어울리는 커리어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 김대리가 말한대로 ‘그대는 뼛속 깊이 그 분야가 제격인가?’ 커리어라는 그림은 평생의 관점에서 전경이 가장 빛나야 하나, 그 전경은 라이프라는 배경과 잘 어울릴 때 더욱 빛나 보이는 법이다.
3. 탄력성 관점에서 보기
의사결정을 했다고 해서 그 일이 바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의사결정 이후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일상의 길을 걸어야 한다. 그 길을 걷다보면 예상치 장애물을 만나는 등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한다. 그 어려움을 딛고 일어날 수 있는 힘이 탄력성이다. 작은 어려움이 닫쳐도 혹은 한 번 넘어진다고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하는 힘 그것이 바로 탄력성이다. 그렇기에 커리어라는 그림은, 아니 커리어앤라이프라는 우리의 삶은 고통과 아픔에서 완성된다. 오랜 격언처럼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아픈 만큼 우리는 성장할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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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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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협회인 잡지인 혁신리더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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