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홈퍼니 속의 직장인
가정이 행복해야 일터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홈퍼니(가족친화경영 혹은 행복경영)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다. 조직을 위해 가정을 희생하는 것이 당연시되던 시절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다. 기업의 배려와 존중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직장인들은 여전히 가정생활을 부수적인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라고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다음 체크리스트를 통하여 가족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2. 나의 가족점수는 몇 점일까?
아래의 20문항에 답하라. 최근 1주일에서 1년 사이를 기준으로 '예'와 '아니오'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답하되 너무 오래 생각하지 말고 즉각적으로 답하는 것이 좋다.
1. 가족 모두가 연극, 스포츠, 영화 등을 년 3회 이상 함께 관람한다.
2. 여름 휴가 혹은 정기적인 휴가를 1년에 한 번씩은 꼭 간다.
3. 저녁식사는 일주일에 4번 이상 집에서 한다.
4. 자녀들을 위해 주 1회 1시간 이상 시간을 낸다.
5. 가족들과 함께 하는 취미가 1가지 이상 있다.
6. 기러기 아빠(혹은 아내) 혹은 주말 부부가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다.
7. 가족 모두가 참여해 만든 가훈이나 가족비전을 가지고 있다.
8. 정기적으로 가족 회의 등의 모임 시간을 가지고 있다.
9. 가족 모두가 함께 찍은 가족 사진이 있다.
10. 부부와 자녀 모두가 건강 관련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11. 아내(혹은 남편)의 친구 이름과 전화번호를 3명 이상 알고 있다.
12. 자녀의 친구 이름과 전화번호를 3명 이상 알고 있다.
13. 좋은 일에는 격려와 칭찬을, 슬픈 일에는 위로의 말을 한 마디 이상 해준다.
14. 가족의 모든 생일을 잊지 않고 챙긴다.
15. 결혼기념일을 잊지 않고 챙긴다.
16. 가족들과 하루에 20분 이상 대화를 나눈다.
17. 한 달에 1회 이상 부부가 함께 자녀교육이나 노후대책 등 진지한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
18. 정기적으로 배우자 혹은 자녀와 1:1로 데이트를 한다.
19. 한 달에 1회 이상 가족이 함께 요리하고 식사를 즐긴다.
20. 명절이나 생신 이외에도 부모님을 가끔 찾아뵌다.

3. 점수확인과 해설
각 항목에 '예'라고 응답을 하였다면 5점, '아니오'라고 응답을 하였다면 0점을 주라. 각 항목의 점수를 더한 총합이 당신의 가족점수다. 60점 미만이라면 당신의 가족점수는 낙제다. 지금 당장 행동으로 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60점 이상에서 75점 미만이라면 당신의 가족점수는 평균적인 점수다. 보다 나은 가족을 원한다면 가족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관심을 기울여라. 당신의 점수가 75점 이상에서 90점 미만이라면 당신의 가족 점수는 상위 20%에 속하는 모범 점수다. 한 걸음만 더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가족간의 친밀한 대화를 나누고 정서적으로 끈끈한 관계를 맺도록 노력해야 한다. 당신의 점수가 90점 이상이라면 당신의 가족 점수는 Top 2-3%에 해당되는 모범 가족이다. 더 이상의 조언은 없다. 계속하여 모범을 유지하고, 다른 이웃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쳐나가라. 하나씩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4. 점수대별 조언 : 행동, 인프라, 그리고 감정

첫째, 먼저 행동하라
심리학자들이 밝힌 사실 중 하나는 행동이 감정이나 생각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이 먼저이고, 이 감정이나 생각에 따라 행동을 하게 된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물론, 이 생각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역도 사실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행동이 먼저이고, 어떤 행동 후에는 감정이나 생각의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나는 가족에 대하여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요."라고 하소연하는 초보자들에게 승리의 화신 나이키의 광고를 되새겨 주고 싶다. "Just Do It!" 그냥 먼저 행동을 하라고! 이런 행동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가족에 대한 애착과 친밀감이 생겨 감정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또한 가족이 정말 소중하고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생각의 변화까지도 일어난다.
"그럼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데요?"라고 묻는 당신에게 나는 앞의 체크리스트 중 1번에서 5번까지의 문항을 실천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문항들은 가족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행동 리스트이니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저녁식사는 1주일에 4회 이상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하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취미를 1가지 이상 가지고, 여름 휴가는 1년에 한 번씩은 꼭 다녀오는 행동 등이 습관화된다면 당신도 가족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둘째, 인프라를 구축하라
어떤 조직이든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프라의 확충이 필수적이다. 국가 및 도시라는 조직은 법, 의료, 교육, 교통 등의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느냐에 따라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나뉘어 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고객, 재무, 내부 프로세스, 그리고 학습과 성장이라는 각종 인프라 유무에 따라 좋은 기업과 위대한 기업, 그리고 좋지 않은 기업으로 나뉜다.
이런 생각의 연장에서, 나는 가족의 인프라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 인프라의 대표적인 예는 함께 생활하는 집이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전기, 수도, 난방 등의 면에서 하드웨어적인 인프라가 많이 발전한 것이 사실이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러기 아빠(혹은 엄마)가 증가하고 있고, 주말 부부는 일상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내가 주장하고픈 핵심은 "가족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보다 더 간단한 원칙은 없다. 혹자는 회사 핑계를 대지만, 회사 핑계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잠깐의 시간은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할 수 있지만, 이 시간이 3년 이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인프라라는 의미가 결코 하드웨어적인 의미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가족은 소프트웨어적인 인프라가 더욱 중요하다. 앞의 체크리스트 6번부터 10번까지의 문항을 바탕으로 몇 가지 조언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실천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꼭 가족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 (1) 가족 모두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 있는가? 꼭 사진관에서 가서 근사하게 꾸미고 찍은 사진일 필요는 없다. 가족 모두가 함께 한 사진이면 족하다. 가족사진을 거실이나 주방에 걸어두고 매일같이 보고 생활하는 가족은 더욱 행복하다. (2) 주 1회 혹은 월 1회 정기적으로 가족 모임의 시간을 가져라. 아직 자녀가 어리거나 없다면, 가벼운 산책의 시간도 좋다. 자녀가 어느 정도 자랐다면 가족 회의 시간을 가져 보라. 자녀가 다 커서 독립하였다면 가족 파티를 열어 보라.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모이는 것이다. 그 모임의 힘이 인프라를 만들어 준다. (3) 가훈이나 가족 비전을 꼭 만들어라. 주의할 점이 있다. 아버지가 일방적으로 만들어 선포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가훈이나 비전은 가족의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공유하게 함으로써 가족의 등대역할을 하게 해준다.

셋째, 감정을 나누어라
직장인 상담과 교육 일을 하고 있는 필자가 상담 시간이나 교육 중에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라고 물으면, 빠지지 않고 항상 나오는 대답은 대화, 공감, 친밀감, 휴식 등이다. 그래서 나는 가정을 '감정의 공동체'라고 정의 내리길 좋아한다. 그렇다. 가정 공동체가 국가, 도시, 그리고 기업 공동체와 구별되는 가장 특징적인 요소가 바로 이 감정이다. 아무리 못나고, 추하고, 더럽다 하더라도 현재의 있는 모습 그대로 공감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가정이다. 가정이 감정의 공동체라는 사실은 현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다. 왜냐하면, 현대는 디자인, 스토리, 여성, 그리고 감성 리더십 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 이런 시대적 요청에 따라 안전하게 자기를 실험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온전히 이를 학습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가정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요즘 기업에서 요구되는 리더십의 화두 중 하나는 코칭이다. 부하사원이나 후배들이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도록 돕고, 이 목표를 제대로 이루어 가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을 코칭이라 한다. 나는 이런 후배 코칭을 자녀 코칭에서 배우라고 강조하고 싶다. 자녀의 진로를 어떤 방향으로 잡아야 할 지, 올해 내신성적을 어느 정도 올려야 할 지, 그리고 과목별 점수 중 어디에 신경을 써야 할 지 등은 후배 코칭의 목표설정과 거의 유사하다. 그리고 일상적인 피드백 과정은 기업에서나 가정에서나 매 한 가지다. 이렇게 적용을 하다보면, 상사를 대하는 방법은 부모님을 섬기는 과정에서, 동료와 협력하는 방법은 부부간의 대화에서, 그리고 팀웍을 다지는 것은 온 가족을 둘러보는 것에서 얼마든지 힌트를 찾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앞의 체크리스트 11번부터 마지막 20번까지가 이런 감정을 나누고, 실험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문항들이다. 부족한 부분은 연습하여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기회로 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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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홈피 : www.biztalk.pe.kr 
메일 : biztalk@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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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산업안전공단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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