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이동을 하고 싶어요
“커리어는 진취적이어야 할까요? 아니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잡아야 할까요?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요?” 커리어코치를 찾은 그의 첫 질문이었다. 현재 그가 하는 일은 무선네트워크 운용 일인데, 이 일은 탄력적 시간 사용이 가능하고, 교대 근무도 하기 때문에 야간 근무 수당도 꽤 크다. 하지만 최근에 이곳에 있다가 본사 사업부서로 부서를 옮긴 선배를 만났는데, 그 선배는 “그 곳에서 더 빨리 나오지 못한 것이 아쉽다.”라며 그가 하루 빨리 그 곳에서 나와 본사 사업부서로 가야 한다고 그의 마음을 들쑤셔 놓았다. 그의 일(Job)은 마음에 드는데, 소속부서(Team)가 힘이 없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인정을 받는 팀으로 부서이동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마음이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가정이다. 그는 35세, 아내는 33세다. 딸(4세)과 아들(2세) 두 자녀를 두고 있다. 그는 결혼을 하여 가정에 충실하고자 애쓰는 스타일이다. 저녁 약속도 거의 잡지 않고 자녀들과 함께 놀아주고, 자녀들과 시간 보내기를 즐겨 한다. 아내는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2년 후에는 자녀교육에 몰입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 둘 예정이다. 자녀교육을 하면서 파트타임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어린이집을 개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생각까지도 포함하여 그의 고민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일도 재미있고, 소속팀도 좋고, 가정에도 충실할 수 있는 그런 자리 없나요?”다.
그건 욕심이다. 그것도 말이 안되는 욕심이다. “가정에 충실할 만큼 시간적 여유도 있고, 야근수당 등으로 연봉도 많이 받고, 회사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직업이 있다면 나에게도 소개해 달라.”고 말했더니 그가 웃었다. 욕심이라는 것을 그도 인정한다는 의미였다. 그에게 현실을 좀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문제를 하나 냈다. “직업 중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던가요?” 몇 초도 지나지 않아 그가 대답했다. “그야 의사나 변호사 등이죠.” 맞다. 그러면 의사와 변호사는 왜 연봉이 셀까? 가정을 돌볼 시간도 없이 환자와 범죄자 등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힘들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연봉은 능력에 기초하지만, 스트레스의 크기와도 비례한다는 말이다. 그제야 그는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럼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느냐고?
그의 고민은 그만의 고민이 아니다. 요즘 커리어코칭을 받으러 오는 30대 초중반의 직장인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공통점이 있다. 그들의 고민은 커리어만의 고민이 아니라, 커리어와 삶이 뒤엉켜 있다. 나는 이런 고민을 ‘career-life’ 고민이라고 한다. 이런 고민은 일과 가정의 균형(기혼자)뿐만 아니라 일과 취미의 균형(미혼자)도 포함된다. “둘 다를 다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는 질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지고, 복합적인 사고를 해야 하고, 어려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와 나눈 이야기에서 부서이동을 통한 경력개발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그 지혜를 찾아보자.

경력목표를 명확히 하자.
그에게 경력목표를 물었더니 “신입사원 때는 사장이 되어보겠다고 했죠. 입사 8년이 지난 지금은 임원이라도 되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단다. 그런데 그의 경력은 전문가를 꿈꾸는 것 같은 경력이다. 부서는 두 곳이지만 두 곳 모두 비슷한 업무로 8년을 일했다. 그의 이력은 간단하다. “무선 네트워크 운용전문가”로 보였다. 전문가는 역삼각형처럼 한 곳을 깊이 파고 든다. 반대로 임원을 꿈꾸는 사람은 역사다리꼴 모양이다. 역삼각형보다 아우를 인접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이 그림을 보더니 그는 자신이 꿈꾸는 것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통찰을 했다. 그리고는 임원의 길을 계속 꿈꾸기 위해서는 인접분야로의 부서이동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 부서이동은 경력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항해여야 한다. 부서이동에서 경력목표라는 목적지가 없으면 표류가 된다. 표류가 아닌 항해를 위한 부서이동! 이것이 부서이동의 첫 원칙이다.

라이프스타일을 점검하자.
그가 좋아하는 음식은 불고기,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아구찜이란다. 부부가 서로 불고기와 아구찜을 강요할 수 없듯이 라이프스타일은 서로 알아가고,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자녀들이 커가면서 어떤 라이프스타일로 살아갈지 물어보았다. 지금이 시간과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할 때인 것 같다고 했다. 지금 가정에 투자하는 에너지가 100이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3~4년 후에는 50 정도를 투자해도 될 것 같다고. 이것이 부서이동과 어떤 의미가 있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 당장 부서이동은 힘들고, 향후 3~4년후에 부서이동을 시도하겠다.” 그렇다. 부서이동에도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되어야 한다. 경력목표만을 생각하고 라이프스타일을 배제하면 성공의 사다리를 다 오른 후 “어? 여기가 내가 꿈꾸던 그 곳이 아니었네.”라고 후회하는 삶을 살게 된다. 연봉은 많지만 이혼을 했다거나 혹은 형식적인 가정을 꾸려가는 그런 임원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점검하는 것이 부서이동을 통한 경력개발의 두 번째 원칙이다.

구체적인 계획을 짜자.
향후 3~4년 후라면 아내가 회사를 그만두는 시기다. 또한 본사 사업부서로 간다면 야근수당도 없어지면서 재정적 압박이 있을 수 있다는 말에 그는 당황스러운 듯 입을 벌리고 한 숨을 내쉬었다. 미처 그 부분까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는 3~4년 후의 재무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다. 경력목표, 라이프스타일, 재무계획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막연한 생각이었네요.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습니다.”라며 아쉬워했다. 관련 책도 읽고, 아내와 이야기도 더 하고, 자신의 고민을 일기 쓰듯이 기록도 하면서 고민을 좀 더 구체적으로 해보겠다고 했다. 그렇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 이것이 부서이동을 통한 경력개발의 세 번째 원칙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당신도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경력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그 길을 당당히 걸어갈 수 있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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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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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잡지인 혁신리더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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