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1. 영국에서의 기업투자 설명 프리젠테이션
“잠깐! 자료에 스펠링 하나가 잘못되었네요.” 삼성 홈플러스 창립 초기 그는 영국에서 열린 기업투자설명회(IR, Investment Relations)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다 멈추었다. 객석 모두가 어리둥절해했다. 그는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Global Standard가 아니라 Glocal Standard입니다. Glocal Standard는 제가 Global Standard와 Local Practice를 조합해서 만든 신조어입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눈을 반짝이며 부쩍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세계적인 유통 기업 테스코의 경영 원칙과 유통 노하우, 운영 시스템 등 Global Standard는 그대로 적용하되 상품과 서비스, 마케팅 재고, 점포 구성은 철저히 한국의 시장과 문화에 맞게 Local Practice 전략을 취하자는 것이죠.” 이 한 마디로 그는 청중을 사로잡았다. 테스코 그룹 테리 리히 회장은 “You are the Hero.”라며 그를 추켜세웠다.

이야기2.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의 성공사례 프리젠테이션
“삼성 홈플러스 성공 스토리를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강의하겠습니다.” 삼성과 테스코 그룹의 합작으로 홈플러스가 탄생한 후 처음 기자회견을 가졌을 때 그가 처음으로 입을 뗀 말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언론인들 앞에서 그는 회사의 비전을 소개하면서 그렇게 운을 뗐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삼성 홈플러스는 향후 5년 안에 41개의 점포를 새롭게 열어 한국 대형 할인점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할 것이며, 경영의 질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월마트를 능가하고 세계 유통업계의 최고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5년 이내에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성공 사례를 발표할 것입니다.” 그로부터 6년 뒤인 2005년 3월에 그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초청을 받아 그 곳 강단에 섰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생, 교수, 기업체 관계자 등 다양한 청중을 앞에 두고 삼성 홈플러스의 성공 비결과 기업문화에 대해 강연했다. 강연을 마친 후에는 질문이 너무 많이 쏟아져 정해진 두 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위의 두 이야기는 삼성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의 프레젠테이션 실제 장면이다. 이승한 회장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프레젠테이션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그의 프레젠테이션 지혜를 함께 나누어보자.

솔루션1. 컨텐츠 준비 - 핵심어를 잡아라
좋은 프레젠테이션은 컨텐츠로 승부한다. 애플의 키노트 혹은 요즘 유행하는 프레지 등 아무리 좋은 프레젠테이션 도구를 활용한다 하더라도 컨텐츠가 부실한 프레젠테이션은 메아리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 자리가 아니면 어디에서나 들을 수 없는 자신만의 컨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프레젠테이션의 중심에 올려야 한다. 이승한 회장의 예를 보자. “Global Standard가 아니라 Glocal Standard입니다.” 이 한 마디로 이승한 회장은 세계적인 유통 기업 테스코의 경영 원칙, 유통 노하우, 운영 시스템 등의 Global Standard와 상품, 서비스, 마케팅 재고, 점포 구성 등의 Local Practice 전략을 주장함으로써 자신의 프레젠테이션 내용의 진정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마무리지었다. “Global을 영어로는 글로벌이라고 읽지만 한국 사람인 저는 글로발이라고 읽습니다. 글로발은 글로 그리고 발로 뛰자는 것입니다.” 그 자리는 웃음 바다가 되었고, 투자설명회는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좋은 컨텐츠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서 프레젠테이션의 80%는 준비과정이다. 컨텐츠 준비는 자료준비와 자료분석으로 시작된다.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원래의 데이터 그대로를 청중에게 보여주어서는 안된다. 이를 자기만의 색깔을 넣어 자기만의 언어로 만들어 내야 한다. 이 과정의 하이라이트는 핵심어로 정리하는 것이다. 이승한 회장이 보여준 Glocal 혹은 글로발이라는 단어가 바로 핵심어다. 나도 경력개발 프레젠테이션 강의를 할 때는 MVP로 MVP가 되자는 핵심어로 시작한다. 그리고는 경력개발의 정체성인 Mission, 경력개발의 목표인 Vision, 경력개발의 실천전략인 Project에 대하여 설명한다. 이렇게 자기만의 언어로 정리된 핵심어를 얼마나 철저히 만들어내느냐가 핵심이다.

솔루션2. 청중과의 대화 준비 – 청중의 생각을 읽어라.
좋은 컨텐츠는 좋은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반이다. 나머지 반은 청중과의 대화 준비다. 물론 대개의 경우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청중들이 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청중과의 대화 준비는 청중의 생각을 읽는 것에서 출발한다. 청중의 생각을 읽지 못하고 발표자 자신만의 생각을 강요하는 프레젠테이션은 재미가 없고 일방적이고 따분하다. 이승한 회장의 사례를 보자. “잠깐! 자료에 스펠링 하나가 잘못되었네요.”라고 말했을 때 청중은 ‘어? 뭐? 특별히 잘못된 것이 없는데?’라는 생각을 한다. 그는 청중들의 생각을 읽고, 이렇게 말했다. “Global Standard가 아니라 Glocal Standard입니다. Glocal Standard는 제가 Global Standard와 Local Practice를 조합해서 만든 신조어입니다. 잘못된 철자라는 오해를 다시 받지 않기 위해, 그러니까 청중들의 애매함을 읽어 줄 시간이 없을 때는 GloCal Standard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철자 C를 대문자로 사용하겠습니다.” 이런 세심한 청중과의 교감 준비가 프레젠테이션을 생동감있게 한다.
청중과의 대화 준비는 청중의 질문에 답변하는 준비이기도 하다. 다시 이승한 회장의 사례를 보자. “삼성 홈플러스 성공 스토리를 하버드 대학에서 강의하겠습니다.”라고 기자회견장에서 첫 입을 열었을 때, 청중인 기자들은 ‘무슨 소리야? 이제 막 태어난 신생기업이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성공사례를 발표하겠다니, 저 사람 미쳤나?’라고 마음의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청중의 질문에 그는 이런 마음을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맞습니다. 목표에 미치지 않으면 목표에 미치지(도달하지) 못하지요. 이 목표에 한 번 미쳐보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그는 이런 마음을 담아 이렇게 말했다. “향후 5년 안에 41개의 점포를 새롭게 열고, 한국 대형 할인점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하고, 경영의 질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월마트를 능가하고 세계 유통업계의 최고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성공 사례를 발표할 것입니다.” 이런 청중과의 깊이 있는 대화가 좋은 프레젠테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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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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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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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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