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직전의 유원지가 200만 남이섬 관광지로 확 바뀐 이야기
남이섬 유원지 시절의 이야기다. 남이섬에는 유람객들이 내버리고 간 소주병이 천지였다. 모아서 재활용업체에 판다고 해봐야 푼돈이다. 새로 부임한 강우현 사장이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이걸 녹여 꽃병을 만들어 봐? 색깔이 비취빛이니 타일을 만들어도 되겠는걸?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는 산더미 같은 소주병을 상상의 눈으로 들여다보니 꽃병이 되고 타일이 되었다. 유리공예 예술가 선생님에게 물었다. 이거 녹여서 꽃병 만들 수 있나요? 그럼요! 되죠! 타일도 만들 수 있나요? 문제 없죠! 비틀어 꽃병으로 만든 것은 꽃병으로 팔고, 반반하게 타일로 만든 것은 남이섬 화장실 벽에 붙이거나 호텔 카운터 장식품으로 사용했다. 호텔카운터는 무려 3천여 개의 술병을 녹여 만든 타일을 옆으로 차곡차곡 쌓아 완성했다. 사람들이 누구 작품이냐고 묻는다. 어떤 보석을 가공한 보석공예냐고 묻는다. 이슬인데요! 참이슬 술병 말입니다. 내친김에 술병으로 정원도 만들었다. 이름 붙이길 이슬정원! 이름이 너무 시적이에요, 이슬정원. 새벽에 이슬이 많이 내리나 보죠! 아닌데요, 참이슬 병으로 만들어서 이슬정원인데요! 내버린 술병으로 정원을 만드니 남이섬 명소가 되었고, 남이섬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사진 촬영 장소가 되었다.
남이섬에 가을이 되면, 은행나무길이 인기다. 남이섬을 찾는 연인들은 은행나무 길에 수북이 쌓인 은행잎 위에서 아이처럼 뒹굴며 추억을 만들어 간다. 한참 그러다 보면 궁금한가 보다. 자기야! 이 은행잎이 다 저 나무들에서 떨어진 걸까? 그럼. 은행나무에서 은행잎 떨어지지. 메타세콰이어에서 은행잎 떨어질까? 그런데, 나무에 비해 잎이 엄청 많은 것 같아서 그러지. 에이, 그럼 이 많은 은행잎을 강에서 퍼 왔겠냐? 다 나무에서 떨어진 거라니까. 답은? 송파구에서 실어온 쓰레기다. 남이섬은 강원도 땅이라 겨울이 빨리 와 은행잎도 빨리 떨어지고 만다. 한편 강우현 사장의 집이 있는 서울 송파구엔 은행나무가 많아 가을이면 은행잎들로 정취가 그만이다. 강 사장이 송파구 관계자에게 물었다. 은행잎을 어떻게 하나요? 골치예요. 저거 치우느라고 한 해 4천만 원이 든다니까요? 그럼, 우리 주세요! 깨끗하게 가져갈게요! 그러면 고맙죠. 맘껏 가져가세요! 송파구에서 가져온 은행잎 200톤을 남이섬 은행나무길에 쫙 뿌려 놓았다. 돈 한 푼 안들이고 말이다. 금방 은행나무 카펫이 생겼다. 송파구가 고마워 은행나무길을 송파은행낙엽길 이라고 이름 붙여 주었다. 송파구청장은 물론이고, 담당자 입이 함박꽃 만해졌다. 송파구에선 쓰레기가 남이섬에서 쓸애기가 된다는 얘기! 은행잎들이 다 문드러지면? 이젠 버리겠지? 천만에! 잘 쓸어모은 후 태워 연기를 피운다. 타버린 재는 나무들에게 거름으로 쓰고. 낙엽을 태우는 냄새와 연기가 앙상한 겨울나무 사이로 피어오르면 사람들은 연기가 연출해 내는 신비감에 흘려 연기 나는 쪽으로 몰려온다. 낙엽을 태우는 늦가을, 매캐한 연기를 따라 추억이 피어나는 풍경, 스토리가 있는 관광 아이템이 또 하나 태어나는 순간이다.

도산 직전의 쓰레기 더미 남이섬이 200만 관광지로 확! 바뀌었다. 그 중심에 강우현 사장이 있다. 강 사장과 남이섬은 어떻게 이런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었을까? 나는 그 비결을 상상 경영에서 찾았다. 자 이제 남이섬 상상 경영의 비밀 상자를 열어보자.

1. 발로 관찰하라
남이섬 상상경영의 첫 시작점은 뛰어난 관찰이다. 남이섬 유원지 시절에 여기저기 나뒹굴던 소주병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보는 힘! 송파구에는 은행잎이 지천으로 깔려있다는 사실을 보는 힘! 이 힘은 그저 생기는 것이 아니다. 관찰력은 기본적으로 발의 실행에서 비롯된다. 발의 움직임 없이 뛰어난 관찰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터 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발의 힘에서 소주병이 보이고, 집 주변도 발로 걸어야 은행잎이 보이는 법이다. 사장이랍시고 자동차만 타고 다녀서는 절대 보이지 않는 법이다.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발을 이용하여 현장에서 얼마나 많이 걷고, 호기심 어린 관찰을 하는가?

2. 입으로 질문하라
남이섬 상상경영의 관찰은 자연스럽게 질문으로 이어진다. 소주병 녹여서 꽃병이나 타일 만들 수 있나요? 혹은 은행잎을 어떻게 하나요?라는 질문은 관찰이 실행으로 가는 터닝 포인트 즉 전환점이다. 그러니까 질문은 관찰 수준의 아이디어가 손과 발의 실행으로 옮겨가는 관문인 셈이다. 질문은 입으로 내뱉으면 효과가 배가 된다. 그 질문을 혼자 듣든,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하든 결국은 자기의 소리를 스스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원리는 학습심리학자들이 밝힌 가장 효과적인 학습방법에 기초하고 있다. 학습심리학자들은 자기 소리를 자기가 들으면서 공부를 하면 가장 효과적인 학습이 된다고 주장한다. 영어 공부를 할 때 입으로 말하면서 귀로 듣는 것이 소주병 녹여 꽃병 만들 수 있는가?라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의미다.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입을 이용하여 얼마나 자주 질문을 하는가?

3. 손으로 실행하라
남이섬 상상경영의 마지막 통로는 손의 실행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두 번 창조된다. 첫 번째 창조는 머리 속의 상상에서, 두 번째 창조는 머리 속의 상상이 손의 실행으로 옮겨질 때이다. 머리 속의 창조가 관찰과 질문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우리가 보게 되는 창조물은 손의 실행에서 나온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남이섬의 소주병을 비틀어 꽃병으로 만들고, 반반하게 타일로 만들고, 화장실 벽에 붙이고, 은행잎 200톤을 남이섬에 쫙 뿌려 놓는 것들은 모두 손의 실행을 의미한다. 결국, 발의 관찰과 입의 질문은 손의 실행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99도에서 100도까지 물을 끓게 하는 마지막 1도의 노력이 바로 손의 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이 죽은 것처럼, 실행이 없는 관찰과 질문은 죽은 것이다. 당신을 위한 질문이다. 당신의 손은 페이퍼 놀이에만 익숙해있지 않고, 실행하는 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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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가정생활의 지혜를 상담, 교육,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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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원하는 삶이 어떻게 일이 되는가,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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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크린랩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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