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와 크로스오버
전 세계 50개국 박스오피스 1위, 전체 예매율 압도적 1위, 관람객 평점 압도적 1위! 이 수식어들은 모두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영화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10월 31일 개봉되어 2019년 5월 1일 기준으로 1,000만 관객 돌파에 약 5만이 모자라는 상황이지만, 아직도 그 열기를 이어가고 있어 1,000만 관객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를 보고 나오는 많은 관객들이 Love of my life, We will rock you, We are the champion 등을 흥얼거리며 “이 노래가 퀸의 노래였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하니, 이 영화와 함께 전설적인 록 그룹 퀸 심포니(Queen Symphony)가 재조명 되고 있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닌 듯싶다.
퀸 심포니는 퀸의 명곡들을 묶어서 만든 크로스오버 교향곡이다. 이 교향곡은 2002년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의해 초연되었는데, 중간 중간에 들어간 퀸의 히트 곡을 알아맞추는 재미와 세계적인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사운드가 매력적인 음악으로 지금도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퀸 심포니보다 앞선 시기의 크로스오버 음악으로는 후키드 온 심포니(Hooked on Classics) 시리즈도 있다. 이 시리즈는 1981년 영국의 루이스 클라크라는 음악가가 모차르트의 교향곡이나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같은 다양한 클래식에서 대중들이 잘 아는 아주 유명한 부분만을 낚시하듯 골라내서(Hooked) 자신만의 스타일로 편곡한 것을 영국의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한 음악이다. 첫 앨범은 대히트를 치면서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앨범으로는 이례적으로 빌보드 차트 앨범 부분 4위에 오르며 새로운 역사를 쓰기도 하였다.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우리나라에서는 서태지의 서태지 심포니(Seotaiji Symphony)의 연주로 유명하다.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톨가 카쉬프가 직접 지휘하였고,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전설인 서태지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UEFA 챔피언스리그의 주제음악과 밴드 U2를 포함한 수많은 대중 가수들과의 콜라보레이션, 헌정 곡을 편곡한 앨범을 내놓는 등 크로스오버 음악이 무엇인지 그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사전적 의미에서 크로스오버란 활동이나 스타일이 두 종류 이상에 걸친 것을 의미한다. 쉽게 생각하자면, 교차로를 연상하면 된다.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신갈 JC와 같다. 자동차에도 크로스오버 차량이란 말이 쓰인다. 승용차에 밴이 접목된 다목적 차량을 일컬어 CUV(Crossover Utility Vehicle)라고도 부른다. 크로스오버 정신을 우리네 직장생활에도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 직급, 나이, 성별, 출신지 등에 따라 서로의 다름만 불평하고 있지는 않는가? 부서 간에 그리고 개인 간에 크로스오버를 적용해보자.
부서협업은 고객관점으로
부서 이기주의를 영어로 사일로 현상(Silo Effect)이라 한다. 곡식을 저장해두는 원통형 모양의 독립된 창고인 사일로처럼 각 부서가 서로 담을 쌓고 자기 부서의 이익만 추구하는 현상을 뜻한다. 사일로 현상을 벗어나 크로스오버하며 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중요한 단서 중 하나는 부서간의 소통의 양이 늘어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얼마나 자주 혹은 얼마나 많이 소통하는지를 보면 그 부서가 협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얼마나 질적으로 좋은 협업을 하고 있는지는 그 다음의 문제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은 작게라도 시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서간의 크로스오버를 실천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나의 부서 관점도 상대방의 부서 관점도 아닌 고객관점에서 협업하는 것이다. “이런 기술은 고객들이 원하지 않아요. 개발해봤자 고객들이 사용도 하지 않는다고요.” 혹은 “이건 정말 고객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힘들지만 함께 만들어봅시다.” 등과 같이 우리의 공동 목표인 고객 관점에서 소통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협업의 의미다. 크로스오버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내 부서 혹은 상대방의 부서가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는 과정이 협업이라는 말이다. 우리 부서는 어떤가? 우리는 부서 관점의 설득적 소통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고객경험 관점의 진정한 크로스오버 협업을 하고 있는가?
개인협업은 프로답게
프로(Professional)란 이 일이 나의 천직임을 고백하는(Profess) 사람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프로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자신감으로 넘쳐난다. 특히 일의 시작(안녕하세요?)이자 마무리(수고하셨습니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사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는 청소하는 아주머니와 푸른 제복을 입은 수위 아저씨 혹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낮은 직급의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지 않는 못된 버릇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프로는 이들과도 차별하지 않는 크로스오버 인사를 나누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비즈니스의 새로운 문은 항상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늘 사람을 가리지 않는 크로스오버 인사로 준비태세를 갖추는 사람이 진짜 프로라는 말이다.
그럼 프로들은 어떻게 인사를 나눌까? 시간대별로 생각해보자. 하루가 시작되는 출근시간. 남들보다 10분에서 30분 정도 일찍 출근해서 "좋은 아침!"이라며 큰 소리로 다른 동료들을 반겨준다. 이렇게 아침마다 동료들을 맞아주는 당신을 사람들은 “부지런한” 프로로 기억해준다. 근무강도가 약해지는 오후시간. 프로들은 주변 사람들을 살핀다. 후배를 보고서 이렇게 묻는다. "뭐 어려운 일 있어? 내가 좀 봐줄까?" 이런 인사는 당신이 참 “마음 따뜻한” 프로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피곤이 몰려오는 퇴근시간. "오늘 하루도 고생했습니다. 이제 퇴근 시간인데, 다들 퇴근하시죠?"하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리고 함께 사무실을 나선다. 이런 당신에게 돌아오는 평가는 퇴근 이후의 “개인의 삶을 존중해주는” 프로라는 인식이다.
마무리는 작은 크로스오버 하나로
글을 마무리해보자. 농부들은 모를 한 포기씩 심는 것이 아니라 대여섯 포기를 한 번에 심는다고 한다. 그래야 크로스오버하여, 서로 경쟁이 심화되고, 모든 모들이 땅 속 깊숙이 뿌리를 내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단단히 뿌리를 내린 모는 여름철의 비바람과 폭풍을 맞으면서도 ‘서로 크로스오버로 협업하여’ 서로의 뿌리가 뽑히지 않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홀로 심어진 모는 강한 바람과 비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에는 결실을 맺지 못한다. 우리 부서만 잘 나가는 것이 아니라 혹은 나 혼자만 열심히 한다고 회사가 돌아가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지금 당장의 작은 크로스오버다! 내가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고객관점과 프로관점을 크로스오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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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커리어앤라이프코치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가정생활의 지혜를 상담, 교육,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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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원하는 삶이 어떻게 일이 되는가,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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