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다이어트 연구 이야기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다이어트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활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는 생각이 대세였다. 다이어트를 하려는 사람들은 엄격한 요구를 받았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적어도 삼십 분 이상 운동을 해야 합니다. 담배는 당장 끊어야 합니다. 술도 바로 끊는 것이 좋겠지만 조금씩이라도 줄여가야 합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는 이용하지 마시고, 계단을 걸어가는 습관을 들이세요.”
2009년 미국 국립보건원의 지원을 받은 연구진들은 쉬운 다이어트를 제안했다. 조건이 쉬워보였는지 1,600명의 비만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 ‘일주일에 최소한 한 번이라도 먹은 것을 빠짐없이 기록해야 한다.’는 단 한 가지의 조건만 제시했다. 처음에는 기록이 쉽지 않았다. 많은 피실험자들은 음식 일기를 갖고 다니는 걸 잊어버리거나 음식을 먹고도 기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몇몇 사람들이 일주일에 한 번 때로는 그 이상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따라 기록의 대열에 합류했다.
그 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참가자들이 일기를 들여다보며 자신들의 식습관에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항상 오전 10시에 간식을 먹는다는 걸 알아냈다. 어떤 이들은 일기를 활용해서 앞으로 먹을 식단을 미리 계획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들은 음식을 미리 준비해 둠으로써 햄버거나 피자 등의 정크푸드 대신 사다 놓은 재료들을 이용해 건강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6개월 후의 결과에 따르면, 음식 일기를 꾸준히 쓴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체중이 두 배나 더 줄었다. 한 참가자는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 좀 더 지나자 음식 일기가 제 머릿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때부터 식사 개념을 달리 생각하게 되었죠. 음식 일기는 제게 부담감을 주기는커녕 음식에 대해 체계적으로 생각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호주의 저축 연구 이야기
이번에는 저축 연구 이야기를 살펴보자. 2006년 호주의 두 연구자가 4개월 동안의 돈 관리 프로그램 실험에 사람을 모집했다. 최종적으로 29명이 선발되었다. 연구자들은 목표 저축액을 설정하고, 참가자들에게 외식과 영화 등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일에는 욕망을 억제하라는 숙제를 주었다. 그리고 구입한 것은 빠짐없이 기록하라는 숙제까지 주었다. 프로그램이 진행됨에 따라 참가자들의 재정 상태가 나아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은 흡연량도 줄었고, 술과 커피를 마시는 횟수까지 줄었다. 커피는 평균 2잔, 맥주는 평균 2병이 줄었다. 흡연자의 경우는 흡연량이 하루에 무려 15개비나 줄었다. 정크푸드도 덜 먹었다. 그리고 직장과 학교에서의 생산성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다이어트와 저축을 잇게 하는 습관!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새해목표를 세울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운동, 다이어트, 자기개발, 재테크 등이다. 또한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새해목표 달성율은 평균 약 32%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새해목표를 잘 세우고, 또한 그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을까? 위의 두 연구 이야기는 우리에게 아주 유용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하나씩 살펴보자.
1. 핵심목표 하나에 집중하라
새해목표로 다이어트 계획을 세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저축을 더 많이 하게 되고, 저축 계획을 세운 사람은 계획을 세우지 않은 사람보다 체중이 덜 늘어난다는 연구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핵심목표를 향한 습관이 다른 생활전반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나의 습관이 형성되면 그 습관은 다른 곳으로 쉽게 전이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새해목표로 자격증 취득이든, 금연이든, 재테크든 무엇이든 상관없다. 지금과 여기에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한 가지 핵심목표를 세우라. 그리하면 핵심목표를 향한 습관이 생활전반에 걸쳐 다른 곳에서도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대의 올해 핵심목표는 무엇인가?
2. 신호, 반복행동, 보상을 연결하라
습관을 위한 세 가지 요소는 자신만의 신호를 만들고, 반복적인 행동으로 하나의 행동을 자동화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 것이다. 신호는 습관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이자 방아쇠이고, 반복 행동은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고, 보상은 특정한 고리를 계속 기억하도록 하는 힘이다. 예를 들어, 앞의 다이어트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노트를 통해 신호를 받고, 기록함으로 자신만의 작은 자동화 행동을 만들고, 음식 조절이라는 보상을 얻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습관은 오랫동안 우리 몸의 구석구석에 기억된다. 그대의 새해목표 달성을 위한 세 가지 요소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그대만의 작은 신호는 무엇인가? 반복적으로 행동할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대만의 작은 보상은 무엇인가?
3. 마음이 통하는 몇 사람과 함께 하라
예를 들어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겠다는 새해목표를 세웠다고 하자. 먼저 자신만의 신호를 만들어야 한다.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10분에 알람을 해 두어 그 시간에는 인터넷 서점에서 책 주문을 한다. 그리고 반복행동에 들어간다. 출퇴근 시간이든 퇴근 후 저녁시간이든 혹은 출근 전 아침시간이든 자기만의 책읽기 시간을 가진다. 이때 마음이 통하는 몇 사람과 함께 하면 더욱 효과적인 반복행동 장치를 만들 수 있다. 그 사람들과의 독서토론 약속 등이 잡히면 더욱 강제성을 띄게 되어 반복행동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보상을 위해 독서토론 모임을 점심약속으로 잡아 맛있는 음식과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한 정보공유라는 보상을 자신에게 선물할 수 있다. 이렇게 습관형성을 위한 3대 요소를 마음이 통하는 몇 사람과 함께 하면 새해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이다. 그대와 함께 할 몇 사람은 누구인가?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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