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투수 이야기
송진우는 23살이던 1989년 프로야구에 입단했다. 그는 신인 첫해부터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맞상대였던 해태 타이거즈는 당시의 천하무적이었기에 팀 우승이나 개인적 수상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그는 서른 즈음이던 1995년과 1996년에 13승과 15승을 거두며 잠깐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이 다음 해인 1997년부터 급격하게 구위가 하락하면서 2년 연속 크게 부진하게 되고, 결국 은퇴까지도 생각해야 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주저앉지 않았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나이가 많고 빠르지 않은 구속에도 좋은 성적을 꾸준히 기록하는 제이마 모이어를 롤 모델로 삼아, 서클 체인지업을 독학으로 연구하며 자신의 주무기로 만들었다. 그렇게 도전의 길을 걷다가 그는 선수생활 말년이라 할 수 있는 2002년 36세에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3살의 1989년에 프로야구에 입문한 이후 44살의 2009년까지 무려 21년간 선수 생활을 뒤로 하고, 그는 45살의 2010년부터 투수코치가 되었다. 하지만 지도자로서도 크게 인정을 받지도 못했다. 그는 2014년까지 한화 투수 코치를 역임했는데, 그가 맡았던 당시의 팀 성적은 8-8-9-9위에 머물렀다. 성과가 없었기에 상은 꿈꿀 수도 없었다. 이후 그는 2015년 팀을 떠나 잠시 해설위원으로 외도에 나섰다가 2018년 4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53살인 2018년에는 달랐다. 박상원, 서균, 김범수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과 송은범, 이태양 등 베테랑들의 부활을 이끌어냈다. 그의 지도력에 힘입어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2위의 성과를 얻었다. 이러한 공로에 힘입어 그는 2018년 올해의 코치상을 수상하며 지도자로서의 능력도 인정받은 한 해를 보냈다. 2018년은 그에게 여러모로 뜻 깊은 한해였을 것이다.
목표를 향한 끝없는 행보를 걸어라
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새해 목표를 아예 갖다 버린 사람도 생겨나고, 새해 목표를 향해 나아가긴 하지만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사람도 생겨나기 마련이다. 새해를 보내고 벌써 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송진우의 이야기는 뚜벅뚜벅 행보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36살에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골든글로브를 수상하고, 53살에 올해의 코치상을 수상한 그의 이야기는 세상은 1등만 기억한다는 말에 의구심의 고개를 쳐들게 한다. 1등 스포트라이트와 거리가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송진우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목표를 향한 끝없는 행보인 뚜벅뚜벅 전략, 우리는 어떻게 그 길을 갈 수 있을까?
1. 간절히 바라라
송진우의 목표는 야구를 오랫동안 하는 것이었다. 그는 그 목표를 늘 생각했다. 그 결과 그는 통산 200승, 3,000이닝, 2,000탈삼진, 10,000타자 상대 등 오랜 시간 활동하지 않으면 세우지 못할 기록들을 세웠다. 그는 천천히 그러나 뚜벅뚜벅 야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그 목표지점을 향해 걸어갔고, 좋은 날에는 토끼처럼 뛰어서, 궂은 날에는 거북이처럼 기어서 누구도 꿈꾸어보지 못한 곳에 도달했다. 간절한 목표가 끈질긴 도전의 첫 걸음임을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증명했다.
뚜벅뚜벅 행보의 제 1단계는 간절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목표란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바(To be)다. 지금의 상태(As is)에 불만을 품고,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목표다. 그렇기에 목표의 핵심은 간절함의 정도다. 간절히 바라는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목표의 성취 여부는 반 이상이 결정이 난다. 그대의 간절한 목표는 무엇인가?
2. 현실을 직시하라
1999년은 송진우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고비였다. 여태까지 강하게 그리고 더 강하게 만을 외치며 달려왔던 그는 그 해부터 의도적으로 느리게 던지는 공인 서클체인지업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하게, 약하게, 때론 갑자기 강하게 공을 뿌려댔다. 약하게 던지는 기술도 필요했지만, 힘으로 윽박질러 상대를 무너뜨리고 싶은 짜릿한 유혹을 이겨야 했고, 더 이상 힘만으로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는 씁쓸한 현실과도 마주해 넘어서야 했다.
그렇다. 뚜벅뚜벅 행보의 제 2단계는 현실을 반영한 목표다. 아무리 간절함이 크다고 할지라도 현실의 세계는 목표의 세계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목표의 현실성을 결코 간과하지 않는다. 이들은 목표설정을 한 번 만으로 끝내지 않는다. 현실을 반영하여 끊임없이 수정해간다. 성공한 사람들은 목표의 궤도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오해다! 중요한 것은 궤도에서 벗어났을 때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목표를 다시 세우는 것이다. 그대는 현실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목표를 업데이트하고 있는가?
3. 뚜벅뚜벅 걸어라
송진우는 매 시즌 골든글로브를 수상하진 못했지만, 철저한 자기관리로 총 21시즌 동안 KBO 무대를 누볐다. 이 오랜 기간 동안 다채로운 기록들을 몇 가지 세웠다. 그는 1992년 KBO 최초로 다승(19승), 구원(17세이브) 1위를 동시에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200승-100세이브’를 달성한 투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2001년에는 투수최초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의 삶은 강한 임팩트는 없었지만 뚜벅뚜벅 계속 그 길을 간 진정한 야구인의 삶이었다.
뚜벅뚜벅 행보의 마지막 단계는 계속하여 그 길을 걷는 것, 즉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매일 가동하는 것이다. 목표가 매출달성이면 “100억 프로젝트”를, 다이어트라면 “S 라인 프로젝트”를, 경제경영 도서 읽기라면 “하루 2시간 프로젝트”를, 상사가 너무 쪼아대서 당신을 힘들게 한다면 “상사 프로젝트”를 매일 가동하는 것이다. 이렇게 그 길을 계속하여 걸으며, 그 걸음 속에서 작은 행복과 행운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인생과 일의 전부다. 그대는 매일 그 길을 걷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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