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라틴 디저트 이야기

19세기 말 유럽의 식품시장은 빅토리아 시대의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었다. 모든 식품은 그 유형이 명확히 정해져 있었기에 새로운 식품들은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젤리나 푸딩 등의 재료인 젤라틴은 디저트 같기도 하고 샐러드에 들어가는 재료 같기도 해서 그 용도와 유형이 명확하지 않았다. 당연히 판매 실적은 저조했다.
1899년, 오레이터 프랭크 우드워드(Orator Frank Woodward)는 같은 마을 사람인 펄 웨잇(Pearle Wait)에게서 새로운 젤라틴의 상품인 젤로(JELL-O)와 상표를 450달러에 사들였다. 웨잇이 만든 젤로는 젤라틴 첫 발명자이자 쿠퍼 유니온 설립자인 피터 쿠퍼(Peter Cooper)가 만든 플레인 젤라틴(향이나 색이 가미되지 않은)보다 제품의 우수성이 있는 제품이었다. 웨잇의 제품은 과일 주스나 설탕, 혹은 식용색소가 가미된 젤라틴으로 시각과 후각, 미각 차원에서 플레인 젤라틴보다 매력적인 제품이었다. 하지만 매출 성적이 좋지 않기로는 도토리 키재기였다. 당시는 대부분의 상점에서 모든 상품을 카운터 뒤에 놓고 판매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특정 상품을 구입하려면 그 상품의 이름을 대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젤로는 무명 브랜드인 데다 완전히 새로운 범주의 상품이었다.
지지부진한 성적을 올리고 있던 1902년 우드워드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그는 336달러의 비용들 들여 주부잡지인 <레이디즈 홈 저널Ladies’ Home Journal>에 7.6Cm 크기의 작은 광고를 실었다. 그는 광고를 통해 젤로는 디저트이고, 이 새로운 디저트는 "휘프트 크림을 첨가하여 간편히 즐길 수도 있지만, 즉석에서 구할 수 있는 갖가지 재료들을 섞어 수백 가지 맛의 즐거움을 누릴 수도 있다"고 주부들에게 광고를 펼쳤다. 동시에 그는 다채로운 조리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젤로 요리법이 담긴 수만 권의 소책자를 인쇄하고, 세일즈맨들에게 그것을 주부들에게 무료로 나누어주도록 했다.
이것은 두 가지 유익이 있었다. 하나는 법적인 유익이었다. 무료 요리책은 세일즈맨들이 부딪힐 법적 장애물을 교묘히 피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당시 마케팅 및 판매의 주요 통로는 방문 판매였는데, 방문판매원 면허가 없으면 방문판매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무료 요리책의 경우는 달랐다. 무료로 요리책을 나누어주는 것은 방문판매가 아니기에, 방문판매원은 집집마다 돌며 주부들에게 요리책을 무료로 나누어줄 수 있었다. 또 하나는 비용의 유익이었다. 소책자를 인쇄하는 것은 젤로를 생산하는 것보다 저렴했다. 그는 젤로 샘플을 공짜로 나누어줄 여력은 없었지만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다. 이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무료 요리책이었다.
미국 전국에 요리책을 뿌린 뒤, 세일즈맨들은 주요 도시의 상점들을 찾아가서 곧 젤로라는 신상품 주문이 쇄도할 테니 그것을 들여놓으라고 조언했다. 마침내 창고에 쌓여 있던 젤로 박스들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꿈의 연매출 100만 달러를 기록하게 되었다. 물론 무료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했던 소책자는 베스트셀러 젤로 요리책으로 발전했다. 이후 그가 미국 방방곡곡의 가정에 무료 배포한 요리책은 2억 5,000권 이상이다. 그리하여 젤로는 미국의 주방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일상어가 되었고, 미국의 주방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필수품이 되었다.

우드워드의 젤라틴 이야기는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제품이라도 혹은 시장 상황이 불리한 상황이라도 열정 하나만 있으면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가 우드워드의 이야기에서 배울 수 있는 열정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하나씩 살펴보자.

1. 제품에 대한 열정
우드워드의 열정은 무엇보다 제품에 대한 열정에서부터 시작하였다. 그는 판매실적이 흐지부지한 상태에서도 젤라틴이라는 제품의 가치를 알아보았다. 젤라틴이라는 제품으로 승부를 걸 수 있으리라 확신하였기에 그 당시에는 적지 않은 돈인 450달러를 들여 젤로를 인수했다. 젤로는 젤라틴의 첫 제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맛과 향 등에서 기존의 제품보다 차별화된 제품이었다. 그렇다. 우리 직장인들이 우드워드의 제품에 대한 열정에서 배워야 할 것은 차별화다. 차별화(Differentiation)란 기존의 제품과는 달리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까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다르게 만들고자 하는 열정이 차별화의 원동력인 셈이다. 어제와는 다른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 그 열정을 가지고 있는 지 자문해 볼 일이다.

2. 유통에 대한 열정
우드워드의 성공은 유통에 대한 열정에서 승부가 갈렸다. 그의 무료 요리책자 아이디어는 그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유통에 대해 고민했는지를 보여준다. 놀라운 것은 우드워드가 발견한 무료 요리책자는 세계 최초의 공짜 마케팅의 시조라는 사실이다. 그 당시 유통정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두 날개 즉 방문 판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상점 주인들에 대한 공감으로 그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유통을 발견해낸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우드워드에게서 배워야 할 유통에 대한 열정이다. 유통이란 제품에서 고객에게로 향하는 중간 과정이다. '나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니까 내 할 일은 만드는 것으로 끝이다'라는 사고 방식은 속 좁은 생각이다. 제품을 다르게 만들고자 하는 제품차별화 생각은 제품을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가에 대한 마케팅차별화로 이어져야 한다.

3. 고객에 대한 열정
우드워드의 이야기는 고객에 대한 열정 이야기로 꽃 피운 이야기다. 고객은 제품의 최종 소비자(End-user)라고도 하는데,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교훈이 숨겨져 있다. 최종(end) 소비자인 고객에게까지 도달되지 않는 제품이나 유통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끝까지(end) 해보지 않는 노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끝까지 해보지 않은 일은 열정을 다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열정을 다해 끝까지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열정을 다해 끝까지 했을 때 일의 결과도 훨씬 좋아진다는 것이 우드워드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일과 삶의 교훈이다. 자신에게도 물어보자. "나는 열정을 다해 끝까지 노력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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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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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대원그룹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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