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크스(jinx)란 고대 그리스에서 마술(魔術)에 쓰던 딱따구리의 일종인 새 이름에서 유래한 말이다. 불길한 징후를 의미하는 말로, 13일의 금요일이나 4자(字)가 대표적인 예들이다. 이것은 일종의 미신이며 인과관계에 기인하기보다는 우연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행운(幸運)이란 좋은 운수 또는 행복한 운수를 의미한다. 징크스와 행운은 어떤 연결점이 있을까? 다음 두 가지 이야기를 통해 징크스와 행운을 이어보고, 그 교훈점을 찾아보자.

이야기. 가요계의 2집 징크스
스포츠에 2년차 징크스가 있듯이, 가요계에도 2집 징크스가 있다. 1년차에 신인왕을 차지할 정도로 좋은 플레이를 보인 선수가 2년차에는 형편없는 점수를 올리듯이, 1집에서 히트를 친 가수들은 2집에서 그냥 묻혀버린다는 말이다.
장윤정 또한 2집 징크스를 걱정하고 있었다. 1집 어머나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시절, 장윤정과 그의 소속사 인우프로덕션 홍익선 사장은 2년차 징크스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어머나란 노래로 더 수익을 올릴 수 있더라도 이 인기의 여세를 몰아 2집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는 게 그들의 전략이었다. 1집 활동을 하면서 2집을 준비하는 것은 가수인 장윤정에게 절대적인 시간 부족을 의미했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시점에 노래연습 시간을 뺀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도전을 멈출 수는 없었다.
1집 어머나의 인기 때문인지 2집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작곡가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자신의 곡을 써달라며 인우프로덕션으로 들어온 곡만 100여개에 달했다. 대부분의 노래들은 어머나와 비슷한 개념의 세미 트로트가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어머나는 러시아 폴카 리듬이었지만 이번엔 우리나라 전통 유랑극단의 리듬으로 승부를 걸었다. 바로 짠짜라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 노래를 선택한 이유를 홍 사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작곡가 임강현 씨의 노래를 듣고 너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옛것을 되살리면서 신세대 사운드에 맞춰 음악을 만든 것이라 구성이 너무 흥미로웠죠."
어머나 노래가 6명의 트로트 가수에게서 버림받았듯 짠짜라도 대중 음악계의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유치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고 10명 중 9명은 흥행에 실패할 거라고 예상했다. 홍 사장은 고집을 꺾지 않았고 짠짜라를 밀어붙였다. 단순하고 쉬운 노래를 선정하고, 어린이 계층을 공략하기 위해 어린아이들이 참여하는 '미니 짠짜라 댄스팀'도 결성하고, 홍보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한 결과, 짠짜라도 인기 차트 정상에 올랐다.

이야기. 본죽 김철호 사장의 행운
지난 2009년 4월 말 본죽은 '가맹점 1,000호점 돌파'라는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편의점, 치킨배달점을 제외하고 한식 외식 업체로서는 처음의 일이다. 지난 2002년 9월에 가맹 사업을 시작한 이후 7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영업설명회, 광고 없이 가맹점이 한두 개씩 늘어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1,000개를 넘었다. 2008년 본죽으로만 올린 총매출액이 499억원이다. 2007년 396억원에서 100억원 이상 급증한 수치다.
본죽을 이끄는 김철호 사장은 몇 번의 행운이 있었다며 겸손을 떨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2003년 2월 14일 금요일 저녁이었다. 이날 'VJ 특공대'라는 TV 프로그램에 본죽이 방영되었다. TV 방송이 나간 후 가맹점 개설 문의와 본점 위치를 묻는 전화로 인해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이었고, 전화 업무로 하루를 다 보냈다. 2004년도에는 방송과 각종 매체에서 부쩍 '웰빙'이란 단어가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히 바른 먹을거리, 정성이 담긴 먹을거리, 그리고 건강식과 영양식에 대한 취재와 보도가 많아졌다. 본죽은 그들에게 더없이 좋은 취재거리였다. 2009년에는 인기드라마 '꽃보다 남자' 덕을 보기도 했다. 운 좋게도 본죽의 깔끔한 매장 분위기가 드라마와 어울린다고 본 제작진 판단에 따라 본죽 매장이 '꽃보다 남자'의 두 여배우 금잔디와 추가을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죽집으로 선택됐다. 드라마가 초절정 인기를 구가하면서 본죽 인기도 덩달아 올라갔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꽃보다 본죽'이라는 용어가 회자됐을 정도다.

이야기의 교훈. 노력한 자에게 오는 행운, 세렌디피티(serendipity)
위의 두 가지 이야기는 하나같이 노력한 자가 갖게 되는 징크스 깨기 그리고 노력한 자에게 찾아오는 행운, 즉 세렌디피티(serendipity)의 교훈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세렌디피티란 '우연한 발견이나 기대하지 않게 찾아오는 뜻밖의 행운'을 일컫는 말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어느 날 뢴트겐은 실험실에 들어갔다가 실험실의 불을 먼저 켜지 않고 우연히 장비의 스위치를 먼저 올렸다.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낀 뢴트겐은 며칠 후 같은 조건의 어두운 실험실에서 그의 부인의 손을 찍었다. 놀랍게도 그 사진은 사람의 뼈를 찍고 있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X레이는 이렇게 개발된 것이다. 발기부전 치료제로 세간의 화제를 모으며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는 화이자의 비아그라 역시 심장병 치료제를 개발하려다 우연히 세상에 나온 제품이다. 포스트잇은 어떤가? 강력 접착제를 발견하고자 했던 3M의 연구원은 반복해서 붙일 수 있는 신기한 종이를 만들어 내지 않았던가? 어디 이뿐인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은 어떤가? 그는 인도를 찾아갔지만, 자신이 원하던 인도는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인도가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지 않았던가?
내가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언론 매체에 소개된 본죽의 일들이 행운인가? 아니면 웰빙이라는 키워드를 미리 알아차리고 준비한 자에게 온 기회인가? 짠짜라로 2집에서도 인기절정을 달린 장윤정의 노래는 징크스를 깬 일인가? 아니면 부단한 노력의 대가인가? 내가 확신하는 것은 징크스와 행운이란 세렌디피티로 이어진다. 부단한 노력으로 징크스를 깰 수 있고, 부단한 노력으로 행운을 창조할 수 있다. 징크스를 깨는 일 혹은 행운 만들기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듯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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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라건설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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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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