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달인 벤 더피 이야기
1960년대 초반의 일이다. 아메리칸 타바코가 수 백만 달러 규모의 담배 광고를 한다고 해서 광고업계가 출렁거렸다. 뉴욕에서 광고대행사의 영업이사로 있는 벤 더피도 아메리칸 타바코가 새로운 광고대행사를 물색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서는, 자신과 잘 아는 담배 업계의 사람들에게 부탁하여 아메리칸 타바코의 마케팅 이사와 만날 약속을 잡았다.
만날 약속을 하고 제안서에 들어갈 내용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찢어버리고 다시 쓰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또 다시 찢어버리고 다시 쓰기 시작했다. 쓰고 찢고를 몇 번 반복하는 사이 창 밖으로 지는 해가 보였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적당한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다.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소문 때문이었는지, 그 마케팅 이사의 마음을 사로잡을 방법을 몰라 벤 더피는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했다.
그때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기로 했다. 자신이 그 마케팅 이사라면 광고대행사 사람에게 어떤 점들을 묻고 싶은지 생각해보았다. 벤 더피는 10가지 예상 질문을 작성하고 거기에 대해서 답을 달았다. 자신감이 넘쳤다. 아메리칸 타바코의 마케팅 이사를 만났다. 벤 더피는 이렇게 말했다. "이사님께서 저희에게 궁금한 예상 질문 10가지와 그 답을 작성해보았습니다." 그러자 그 마케팅 이사가 이렇게 말했다. "참 재미있는 우연의 일치로군요. 저 역시 더피 씨와 만날 약속을 정하고 나서 제가 묻고 싶은 내용 10가지를 적어 두었습니다. 한번 바꾸어 읽어볼까요?"
서로의 종이를 바꿔 읽기 시작한 두 사람은 잠시 뒤 마주보고 웃기 시작했다. 마케팅 이사가 적은 질문 10개와 벤 더피가 예상하여 적은 질문 10개 가운데 7개가 일치했던 것이다. 결국 벤 더피의 광고대행사가 그 광고를 따냈다. 이 성공 스토리를 바탕으로 벤 더피의 광고대행사와 아메리칸 타바코는 20년 넘게 거래를 지속했다.

고객과 공감하라
위의 이야기는 "입장을 바꿔놓고", "자신이 그 마케팅 이사라면", 그리고 "묻고 싶은 10가지 질문"으로 인한 대반전 이야기다. 그 대반전의 핵심을 나는 "고객과의 공감"이라고 정의내리고자 한다. 고객과의 공감이란 고객의 입장에서 세상과 비즈니스를 바라볼 수 있고, 고객의 특수한 걱정거리와 어려운 문제들을 공유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1. 공감적으로 인식하라
공감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고객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인지적 공감이라 한다. 중요한 것은 일을 맡은 담당자가 생각한 대로가 아니라, 그 일의 대상이 되는 고객이 생각하는 대로 주의를 기울이고 인지하는 것이다. 이때 우리가 벤 더피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유용한 전략 중 하나는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는 전략이다.
당신이 하는 일에 VoC(Voice of Customer)를 경청해보라.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 그리고 더 나아가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하여 고객은 뭐라고 말하는가? 그 말에 대하여 변명하려 들지 마라. 고객은 항상 옳기 때문이다. 고객의 눈으로, 고객의 마음으로, 그리고 고객의 손과 발의 느낌으로 그 일을 인지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보라. 가장 권위적이라는 의사, 교수, 그리고 변호사 집단들도 고객의 소리를 듣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데, 당신의 노력은 어느 정도 냉정하게 평가해보라.

2. 공감적으로 표현하라
공감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고객에게 정서적인 호감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를 정서적 공감이라 한다. 중요한 것은 말의 내용이 아니라 목소리의 톤이나 얼굴 표정 등으로 좋은 감정을 전하는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질문할 지 모르겠다. "당신의 말에 공감은 되지만, 고객을 만나 목소리의 톤이나 얼굴 표정까지 관리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요?" 그렇다. 아무리 뛰어난 유통전문가라 하더라도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하면서 목소리와 얼굴 표정까지 관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때 우리가 벤 더피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유용한 전략 중 하나는 "고객이 묻고 싶은 10가지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고객이 묻고 싶은 10가지 질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동안 당신은 고객의 입장에서 인식할 수 있고, 이에 답하는 동안 당신은 고객의 입장에서 표현할 수 있는 연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 연습의 시간 없이는 결코 유통의 대박은 있을 수 없다. 그 유명한 메라비언의 법칙을 기억하고 있는가? 연습의 자신감으로 인하여 당신은 목소리와 얼굴 표정으로 92%의 비언어적 표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고객이 묻고 싶은 10가지 질문" 컨텐츠로 인하여 8%의 언어적 표현을 더함으로 당신은 고객으로부터 100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3. 공감적으로 설득하라
공감적으로 설득한다는 것은 고객이 스스로 선택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담당자의 카리스마 넘치는 주장이 아니라 고객 스스로 기꺼이 만족하고 흡족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공감적 설득이란 카리스마적 주장이 아니라 도우미의 서비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벤 더피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고객과의 대화가 끝난 후 함께 웃을 수 있는 것이다. 고객과 험한 말다툼을 하지 않고, 고객과 건조하고도 밋밋한 대화를 하지 않고, 어떻게 웃음을 이끌어 낼 수 있는가가 공감적 설득의 핵심이다. 그 웃음은 결국 '고객 스스로 선택했다'는 느낌을 들게 할 것이다. 고객과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시간이 넘치길 소망한다.

 

-------------------------------------------------------------------------------------------------------
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홈피 : www.biztalk.pe.kr 
메일 : biztalk@empas.com
페북 : www.facebook.com/mvpcare

 

이 글은 GS리테일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