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흡수성 수지와 필라멘트 이야기

유한킴벌리의 대표상품인 기저귀의 재료는 고흡수성 수지(Super Absorbent Polymer)다. 이 수지는 물을 흡수하면 빠르게 겔 상태로 변하고, 겔 상태로 변한 이후에는 압력을 받아도 물을 잘 배출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자기 무게보다 수십 배에서 수백 배까지의 많은 물을 흡수한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한 번 사용한 기저귀는 다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에디슨의 대표발명품인 백열전구의 핵심재료는 필라멘트(Filament)다. 필라멘트는 빛을 낼만큼 열을 내지만 결코 자신은 타버리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빛을 내는 모든 것들 즉 양초, 등유, 아크 조명의 탄소막대 등은 발광 과정에서 자신의 몸체를 태워 없앰으로써 빛을 냈던 것에 비하면 정말 획기적인 발명이다.

경력관리 관점에서 보자면, 고흡수성 수지는 자기소비적 경력관리를 필라멘트는 자기표현적 경력관리를 상징한다. 고흡수성 수지는 엄청난 물을 흡수하는 멋진 일을 해내지만, 자기 몸을 바쳐 일하고 결국에는 폐기처분된다. 하지만 필라멘트는 다르다. 필라멘트는 주위를 환하게 밝혀주는 멋진 일을 해내면서도 결코 자기 자신을 태워 버리지 않는다. 그렇다. 이 원리가 경력관리를 위한 대표적인 첫 질문이다. "나를 태우지 않고도 찬란한 빛을 내게 할 수 있을까?" 자신을 태우지(burn-out)않고도, 신나고 즐겁게,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필라멘트식" 경력관리 방법을 알아보자.
전기와 빛의 원리를 알아낸 에디슨은 전구 개발에 몰두했다. 그러나 필라멘트가 문제였다. 머리카락에서 무명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재료를 써 보았지만 모두 금방 끊어져 버렸다. 그가 최초로 만든 필라멘트는 진공 속에서 탄화(炭化)된 실이었다. 불이 켜지는 이 한 가지 실을 만들기 위해 그는 9,999번 실험을 해야 했다. 그 후 필라멘트의 재료는 대나무 그리고 셀룰로오스를 탄화한 것으로 발전해갔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탄소 필라멘트 전구는,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탄소가 증발하면서 전구의 내면이 검게 되어 잘 보이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직장인상담전문가로 활동하며 자기 앞길이, 에디슨의 전구처럼, 잘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직장인들을 많이 만난다. 이들은 경력개발이라는 주제로 상담을 신청하지만, 이들의 정확한 상담주제는 경력발견이다. 나는 이를 열정, 가치, 그리고 재능이라는 3가지 내부지향적 관점에서 질문하고 한 사람만의 독특한 경력을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상담자를 찾아 전문적인 도움을 요청하든 아니면 진지하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고민하든, 자신의 성격(열정), 가치(가치관), 그리고 능력(재능)과 관련하여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경력을 발견해야 그 경력이 제대로 된 첫 출발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예를 들어, 성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화를 잘 내거나, 짜증을 잘 부리거나, 차갑고 냉정한 사람은 목표나 효율 등의 가치를 지향하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그 일을 성취해내기 위해 애쓴다. 반면, 성격적으로 혼자 일하기를 좋아하고, 다소 외로움이 강한 사람은 행복이나 인간관계 등의 가치를 지향하면서 다름 사람을 돕는 일을 잘 한다. 경력관리의 가장 중요한 첫 출발은 "이 일이 나에게 잘 맞는가?"라는 내부지향적 질문이다. 이 질문에 자기확신이 있는 강한 예스를 답하지 못하고서는 좋은 경력을 만들어 갈 수 없다.

에디슨 이후의 필라멘트는 3가지 면에서 성공적인 변화를 이루어낸다.

첫째, 재료의 변화다. 새롭게 발견된 텅스텐은 검게 되지도 않으면서 빛은 자연광에 더 가까워지고 수명은 한층 더 길어졌다. 둘째, 모양의 변화다. 텅스텐을 가는 선으로 만든 것은 잘 끊어진다는 단점이 있어 필라멘트를 코일 모양으로 치밀하게 감아 사용하게 되었다. 셋째, 환경의 변화다. 고온에서는 필라멘트가 증발하여 점점 가늘어져서 절단되므로 질소 혹은 아르곤가스를 봉입하여 증발작용을 억제시켜 수명을 길게 하였다.

필라멘트의 3가지 발전적 역사는 경력의 외부지향적 발전을 상징한다.

경력의 첫 시작은 내부지향적이지만, 그 발전과정은 외부지향적이어야 한다. 나는 상담을 진행하면서 처음에는 자신의 열정, 가치, 그리고 재능에 집중하도록 하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고객관점을 강조한다. 질문은 간단하다. 내가 하는 일이 "누구를 돕는가"이다. 인생의 고객이라는 관점에서 당신의 고객은 누구인지 질문하고 찾아보라. 당신이 돕고 싶은 사람을 성격적인 면에서, 당신에게 의미가 있는 사람을 가치적인 면에서, 그리고 당신이 도울 수 있는 사람을 재능적인 면에서 재정의해 나가는 식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하고 싶은 일, 의미 있는 일, 잘하는 일을 넘어 돈 되는 일까지 할 수 있게 된다. 돈 되는 일이란, "당신에게 돈을 주는" 고객을 즐겁게 하는 일이고, 고객에게 의미나 가치를 가져다주는 일이고, 그리고 고객을 돕는 일이지 않은가?

이제, 결론이다. 효과적인 경력관리를 위해 당신은 내부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좋아하는 일, 가치적으로 의미 있는 일, 재능적인 면에서 잘하는 일을 찾는 과정이 먼저다. 이후에는 고객지향적이고 외부지향적인 변화관리가 중요하다. 자신 안에서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좋아하고, 의미를 두고, 도울 수 있는 그런 모습으로 자신을 변화시켜 가야 한다. 결국, 경력관리의 두 날개는 내부지향적인 경력발견과 고객지향적인 경력변화관리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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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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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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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유한킴벌리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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