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린이 놀이의 세 가지 공통점
세계 어린이들의 공통적인 놀이의 기본은 세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첫째, 어른들의 행동을 흉내내거나 동물의 울음소리나 재미있는 특정사물을 흉내내는 '∼놀이'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엄마 놀이이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현실의 역할과 행동규범을 배우게 된다. 둘째, 상대방의 단어와 공통된 단어를 찾거나, 끝에 나온 말을 잇는 '끝말잇기 놀이'다. 대표적인 것이 세계의 수도 이름 말하기, 식물(혹은 동물) 이름 말하기나 끝말잇기다. 여기에서는 두 가지 원칙이 작용한다. 일단, 막히면 진다. 그리고 스피드가 요구된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은 상대방과 막히지 않고 재빨리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셋째,숨겨진 사람이나 사물을 찾는 '∼ 찾기 놀이'이다. 숨바꼭질이나 보물찾기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 놀이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단편적인 지식을 종합적인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더 크고 세밀한 지도를 그릴 수 있는가에 따라 이 게임의 승패는 갈라진다. 세계 어린이들의 공통적인 놀이의 세 가지 형태는 "우리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세상은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강력히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사실, 우리는 세계 모든 곳에 연결되어 있는 강한 연결의 네트워크 세상에서 살고 있다.
구름을 사라지게 하는 마술
우리가 얼마나 강하게 연결된 네트워크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좋은 예가 있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는 도서 시리즈로 '세계는 하나, 감사와 사랑만이 살 길'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에모토 마사루의 말을 들어보자. "당신의 사념이 어느 정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구름 지우기 게임’으로 시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생각의 힘으로 구름을 지우는 것입니다. 맑은 날, 푸른 하늘에 떠 있는 구름 가운데 하나를 정합니다. 마음으로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레이저 광선처럼 구름을 향해 뻗쳐 가는 이미지를 떠올려봅시다. 에너지는 지우고 싶은 구름을 향하여 서슴없이 뻗어나갑니다.그리고 ‘구름이 지워졌다’라는 과거완료형으로 말합니다. 그와 동시에 에너지에 대해 ‘정말 고마웠습니다’라고 과거형으로 인사합니다. 이 순서를 밟으면, 구름은 금방 엷어지다가 몇 분 안에 사라지고 맙니다. 구름은 물로 되어 있고, 기체이므로 보다 빨리 사념에 반응합니다." '정말 그럴까?'라는 생각이 드는가? 어려울 것 없다. 직접 게임을 한 번 즐겨보라. 세계 어린이들의 놀이에서든, 구름 지우기 게임에서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연결된 세상" 즉 "퓨전(Fusion)" 세상이다. 융합이란 의미의 퓨전(Fusion)은 원래 다른 종류의 음식이나 다른 장르의 음악이 융합된 것을 설명할 때 주로 쓰였던 용어다. 하지만 이제는 그 영역과 국적을 넘나들며 퓨전 경영은 경영의 핫 이슈가 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일반 세상에서보다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더욱 상호의존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소리친다. 사실,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이제 모든 경계를 넘나들며 퓨전 경영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1. 제품의 퓨전
퓨전 상품의 대표적인 사례는 DVD 콤보(Combo)다. 한국의S사는 2000년 10월 DVD플레이어와 VCR를 결합시킨 DVD콤보라는 제품을 처음으로 시장에 내놓았다. 이 제품은 출시1년만에 대히트를 쳤고, 지난해에는 해외에서 130만대, 국내에서 7만대가 판매됐다고 한다. 자동차의 네비게이션도 좋은 예이다. 요즘 자동차 회사들은 기계를 파는 회사인지 고급 전자제품을 파는 회사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다. 이들은 자동차에 통신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자동차의 개념을 '타는 것'에서 '움직이는 전자공간'으로 확장시키며 퓨전 제품의 선도자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 물론, 고객들은 이런 대가로 예전보다는 엄청 비싼 가격으로 자동차를 사야 하지만... 결국, DVD와 VTR이라는 외딴 섬, 그리고 기계와 전자라는 외딴 섬의 연결통로가 된 회사들은 대박을 터뜨렸다. 상품의 예에서 보듯이 퓨전 경영이란 간단한 것이다. 외로이 떨어져있는 두 섬을 연결하는 것, 이것이 퓨전 경영의 핵심이다. 이제 당신 차례이다. 외로이 떨어져있는 두 섬이 보이는가? 그것의 연결통로가 되어라.
2. 경영의 퓨전
우리는 비즈니스의 기본을 항상 '미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팔린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세일즈맨만 있다면 매출은 급신장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기본은 '당기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값싸고 질 좋은 제품보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생각해야 하고, 매출보다 고객의 필요에 민감해야 한다는 것이 마케팅적 사고방식 즉 요즘 경영학의 기본이다. 좋은 예가 보험영업이다. 예전에는 보험 아줌마들이 보험을 팔러 다녔다. 사실 그들은 보험을 강매했다. 그냥 막 밀어 부친 셈이다. 하지만 이들의 밀기 작정은 종신보험이라는 고객의 필요가 반영된 상품과 전문 파이낸셜 플래너가 끌어당기는 전문지식이라는 매력 앞에서 힘없이 무너졌다. 그리고 방카슈랑스(Bancassurance)라는 또 다른 당기기 작전에 이제는 설 곳조차 위협당하고 있다. 알다시피, 방카슈랑스는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의 결합으로 기존 은행 점포망을 통해 보험 상품 판매가 가능해 아줌마 비용이 필요 없게 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생명상품 보험료는 현재보다 평균 7.5%, 손해보험 상품료는 14%가 인하된다고 한다. 최근에는 주식열풍까지 더해져서 은행에서는 예금, 보험, 그리고 투자상담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금융업은 금융의3대 축인 은행, 보험, 증권의 3대 금융서비스가 하나의 축으로 통합되는 퓨전 경영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이제 당신 차례이다. 당신은 밀고 있는가? 아니면 당기고 있는가? 밀고 때론 당기는 퓨전 경영이 필요하다.
3. 가치의 퓨전
밀고 당기고, 때론 외로이 떨어진 두 섬의 연결통로가 된다는 것은 표면적인 결합이 아니다. 이 결합을 위해서는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가치공유라는 뼈를 깎는 고통이 있어야 한다. 다음의 예에서 그 고통을 느껴 보라.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일본은 일본의 자동차 기업 닛산을 르노에게 지분의 36%를 넘기고 카를로스 곤이라는 외국인CEO를 맞이하게 된다. 그는 NRP(Nissan Revival Plan)라는 3년간의 구조조정계획을 2년이나 앞당겨 시행 1년만에 닛산을 적자에서 흑자 기업으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성공의 핵심은 바로 가치공유에 기반한 퓨전 경영이다. 닛산의 구조조정은 어려울 때 '무조건 감원'이라는 서구적 구조조정 방식이 아니다. 그렇다고 인정과 의리에 사로잡혀 함께 침몰하는 동양식 평생직장 개념도 아니다. 상반되는 듯 보이지만, 잘 통합된 가치에 기반하지 않고서는 두 가지를 적절히 융합한 퓨전 경영의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일본의 소니사가 하워드 스트링거라는 최초의 외국인 대표를 지명하여, 일본의 자존심을 버리고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 분명하다. 닛산처럼 새로운 CEO 하워드 스트링거가 얼마나 마음 깊은 곳에서 일본이 동료 비즈니스맨들과 가치를 공유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결론이다. 열린 경영은 환경, 사람, 그리고 세계에 열린 새로운 CEO(Chief Environment Officer)를 요구한다. 또한 열린 경영은 제조와 마케팅의 역설, 1등과 꼴지의 역설, 담당자와 고객의 역설을 뛰어넘는 And의 법칙을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열린 경영은 제품 퓨전, 경영 퓨전, 가치 퓨전을 통합하는 퓨전 경영을 요구한다. 문제는 어디에 열려 있고, 어디에 닫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세계 어린이 놀이의 세 가지 공통점과 구름을 사라지게 하는 마술에서도 보듯이 우리가 열려있지 않은 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역으로 우리는 세상 어디에도 열려있는 개방 시스템(Open Syste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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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남해화학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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