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은행계좌
현대 직장인들이나 일반인들의 가장 기본적인 관심사는 뭐니 뭐니해도 돈이다. 돈이 있어야 자가용도 굴리고, 자식들 교육도 시키고, 결혼이다 칠순이다 하는 이웃들의 잔치 때도 남부럽지 않게 축의금도 낼 수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는 단지 안에 돈을 두고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사용하는 분들이 있었으나,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협이나 기타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여 관리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그 계좌에 1억원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겨우 몇 만원만 있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마이너스 통장이나 혹은 다른 대출로 인해 잔고가 마이너스인 사람도 있다. 아무래도 시장경제인 한국 땅에서는 은행에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뭔가 든든한 후원자가 있는 것처럼 당당하게 살아가는 듯 하고, 잔고가 조금 밖에 없거나 마이너스인 사람은 뭔가 모르게 기가 죽어 사는 듯 하다.
감정은행계좌
동료간의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동료들이나 다른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을 때 우주의 거대한 은행인 인간관계은행에 예금도 하고 인출도 하고 혹은 대출도 받는다. 인간관계에서 예금이라 함은 친절한 말 한마디나 행동, 혹은 호의적인 배려 등으로 동료에게나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일을 말한다. 좋은 인상의 정도가 클수록 많은 예금을 하는 것이다. 인간관계의 인출이란 예금과 반대되는 경우이다. 또, 인간관계의 대출이란 이제까지 쌓아왔던 신뢰관계 이상으로 무언가를 요구하여 이를 빌려 사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세계적인 컨설턴트인 스티븐 코비는 이 인간관계은행을 감정은행(EB, Emotional Bank)이라고 했다. 그는 "감정은행 계좌란 인간관계에서 구축하는 신뢰의 정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우리가 다른 사람에 대해 가지는 안정감이다. 불친절, 무례, 독단 등은 잔고를 바닥나게 하고 차월시킨다."고 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감정은행 계좌에 얼마만큼의 잔고가 있는가? 특히, 동료들간의 관계에서는 잔고가 얼마나 되는지? 지금 당장이라도 거금을 인출할 수 있는 정도인지, 아니면 잔고가 바닥난 상태인지, 혹은 마이너스 대출을 받은 상태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정기적금과 자동인출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촉하는 사람들인 가족들이나 동료들과는 좀 더 규칙적인 관계들을 맺게 되는 데, 필자는 이 규칙적인 관계들에서 발생하는 인간관계를 정기적금과 자동인출이라 부른다. 매달 일정 금액을 은행에 예금하는 정기적금처럼 '따뜻한 인사 한 마디나 신뢰받는 행동'으로 감정은행에 적금을 해나가는 인간관계가 있는 가 하면, 반대로 공과금을 자동이체를 시켜 매월 빠져나가게 하는 자동인출처럼 '상대방을 화나게 하는 말이나 신뢰받지 못하는 행동'으로 감정은행에 자동인출을 하게 되는 인간관계도 있다. 주의할 것은 정기적금이나 자동인출과 같은 인간관계는 우리들이 인식하지도 못하는 사이 즉 부지불식간에 자동적으로 인출 혹은 입금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인간관계가 한 달, 일년 혹은 수십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면, 이제는 더 이상 변화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특히, 자동인출을 하게 되는 경우는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잔고와 실제 잔고간에 차이가 클 수 있으므로, 이 일로 인하여 곤란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개는 본인뿐만 아니라 관계를 맺는 타인까지도 서로 황당해 하며 인간관계의 단절까지도 야기할 수 있다. 그러면, 감정은행에 어떤 것들을 예금해야 잔고부족을 메울 수 있을까? 더 나아가서 잔고를 항상 넘치게 될까? 또, 어떻게 해야 정기적금과 같은 자동입금이 가능할까? 그 일반적인 대안을 몇 가지 살펴보자.
일반대안1. 용기와 배려의 균형
우리가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 범하기 쉬운 오해 중 하나는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인간관계의 정기적금을 잘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정은 조심해야 한다. 남을 배려하기만 하고 자기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사람은 정기적금을 오래 버티기 어렵다. 왜냐하면 자신의 잔고가 너무 일찍 떨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필자는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배려하는 마음과 자기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자신있고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간의 균형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승리한 사람을 두고서 "다른 사람들을 짓밟고 이긴 사람이나 자기자신을 짓누르고 승리한 사람'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그 대신 관계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상생(相生) 혹은 윈윈(Win-Win)의 관계를 맺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상생의 정기적금이 오래 오래 갈 수 있다. 어느 한 쪽으로 기우는 인간관계의 정기적금은 반드시 조기해약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필자는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일반대안2. 심리적 산소의 발생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서 나의 입장에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나쁜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고는 하는 말이 "나는 절대 그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대화 때의 모습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화할 때, 상대방이 이야기를 하는 순간에 이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뭔가를 대답할 의도를 가지고 듣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이 끝나자마자 말을 시작한다. 이미 말할 준비가 되어 있으므로... 이래 가지고는 인간관계의 정기적금을 유지할 수 없다. 대안은 상대방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지를 그 사람의 입장에서 듣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피드백을 해 주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심리적 산소를 발생시키자는 것이다. 상대방이 "I have a problem.(나는 이런 문제 있소!)"라고 말을 할 때,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한탄과 실망의 이산화탄소를 소화하고, 나무가 광합성작용을 하듯이 내가 심리적 나무가 되어 신선한 산소를 발생시키자는 것이다.
일반대안3. 불만과 불평에 대한 새로운 생각
우리가 간과하고 있지만, 동료 인간관계에서 가장 실수하기 쉬운 모습 중 하나는 "현재 자리에 없는 사람에 대한 소곤거림"이다. 특히, 부하들의 상사에 대한 불만이나 불평은 끝이 없다. 그러나, 이런 불만이나 불평은 "현재 자리에 없는 사람에 대한 불신"을 강력히 전달할지는 몰라도, 현재 옆자리에서 당신의 말을 듣고 있는 사람이 "당신에 대한 불신"까지도 갖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지금은 상사를 욕하고 있지만, 저 사람은 내가 없는 자리에서는 나를 욕할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되는 것은 당연한 논리가 아닌가? 이제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일반적인 대안은 "이 불만이나 불평은 현재 자리에 없는 사람에게 직접 하라"는 것이다. 정말 용기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하길 바란다. 그러나, 만약 그럴 용기가 없다면 필자가 제안하는 바는 "자기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몫임을 알고 자기 스스로가 이 문제를 껴안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만이나 불평은 늘어놓기 쉬운 말이지만, 이런 말들로 인해 우리가 애써 들어놓은 정기적금을 가장 빈번히 해약하는 경우가 되고 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는 일반적인 대안들을 점검해 보았다. 그러나, 직장 내에서의 인간관계는 일반적인 인간관계와는 다른 독특한 면도 있다. 그러면, 이런 직장내 동료관계 장면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업무적인 관계를 맺는 동료들과는 어떻게 해야 정기적금과 같은 자동입금이 가능할까? 그 업무적인 동료관계에서 생각할 수 있는 대안들을 두어 가지 살펴보자.
업무대안1. 업무의 정상적인 진행
이 대목에서 필자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동료와의 업무인간관계를 인간관계라는 개념보다는 "업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려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동료와의 인간관계가 다소 불편하더라도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도록, 혹은 업무가 방해받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의미이다. 상사가 부하에게 업무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다면 어찌 좋은 업무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반대로 부하가 상사에게 업무적으로 신뢰받지 못하면서 어찌 좋은 업무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답의 핵심은 업무에 있다. 업무인간관계가 온전하기 위해서는 업무의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
업무대안2. 너(You) 중심의 업무인간관계
내가(I) 중심이 되어 인간관계를 맺는 부하나 협력업체와의 관계는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통제권이 많으니 다루기 쉬운 인간관계인 것처럼 보이지만, 상대편을 배려하는 모습이 적어지면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오래가지 못한다. 상대방이(You) 중심이 되는 인간관계인 상사나 고객과의 인간관계는 어렵지만,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몸에서 베어 나오게 되니 인간관계가 효율적이 되기 쉽다. 그러므로, "상사에게서 배운다" 혹은 "고객이 나에게 월급을 준다"는 너(You) 위주의 인간관계를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하겠다.
인간관계의 정기적금에 대한 점검
자, 이제 글을 정리해 보자. 정기적금은 가장 필요한 곳에 투자를 하기 위한 종자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그런데, 현재의 생활에 좀 더 여유를 가지기 위해 미래를 대비하지 않고 정기적금에 가입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마음 굳게 먹고 시작했다가 중간해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당신의 인간관계 정기적금은 어떤가? 가입은 했는지, 지금도 정기적으로 잘 유지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일이다.
당신은 커리어앤라이프코치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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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 교육,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원하는 삶이 어떻게 일이 되는가(직장인의 두번째 진로상담),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홈피 : www.careernlife.com
메일 : biztalk@empas.com
이 글은 농협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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