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이야기

이야기1. 난 그림 그리기 실력이 좋지 않다. 그림 이야기만 나오면 잊지 못할 장면이 하나 떠오른다. 고등학교 1학년 미술 시간이다. 미술 선생님은 자화상 그리기를 과제로 내주셨다. 거울을 이용해 그림을 한참 그리다 말다 나는 내 옆의 단짝에게 내 그림이 어떤지 물었다. 그는 미대 준비를 하는 녀석이었다. “너는 그림을 보이는 대로 그리지 않아.”라는 충격적인 피드백을 주었다. 그리고는 양 눈의 중심선에서부터 턱 끝까지의 길이와 양 눈의 중심선에서부터 머리끝까지의 길이가 같다는 사실을 나에게 가르쳐주었다. 내 것을 보니 내 눈의 높이는 실제보다 훨씬 높았다. 그의 이어지는 피드백은 지금도 결코 잊지 못하는 명언이다. “거울에 비치는 너의 생각은 비우고, 거울에 보이는 눈, 코, 입 등의 관계에 집중해봐.”
이야기2. 얼마 전 책에서 읽은 고흐의 이야기가 새삼 고교 옛 친구를 기억나게 한다. 평범한 서민들의 삶과 생활도구들을 그림의 소재로 삼았던 빈센트 반 고흐. 그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다. 그가 한번은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데, 한 사람이 물건을 포장하는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오는 것이 보였다. 그때만 해도 물자가 부족한 시대였고, 특히 외진 탄광촌에서는 쓸 만한 천을 구하기 어려웠던 터라 누군가 버리기 아까운 천을 이용해서 옷을 만들어 입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그의 가슴에는 포장용 천에 새겨 넣은 글자가 그대로 적혀 있었다. Breakable(잘 깨짐). 그 문구를 보며 고흐는 자신의 무릎을 쳤다. ‘그래, 사람은 깨지기 쉬운 존재지!’ 그 사람이 자신의 앞을 지나쳐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다시 보았는데, 그의 등에도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Be careful(취급주위). 고흐는 그 사람의 등에 새겨진 글을 보고 다시 한 번 무릎을 두드렸다. ‘맞아, 사람은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거야!’
이야기3. 남자 아이만 셋만 낳고 살고 있는 우리 부부는 가끔 부부 데이트를 즐긴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데이트를 하는 동안 컴퓨터 게임과 TV 시청을 무제한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트를 대환영한다. 한 번은 더운 여름 동네 카페를 찾았다. 그 카페에는 두 종류의 커플들이 있다. 한 커플은 이제 막 사랑에 빠진 듯한 젊은 커플이다. 한 명이 말하면 다른 한 명은 열심히 그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인다. 시킨 커피가 나오든 나오지 않든 신경도 쓰지 않는 듯 하다. 반면, 동네 아저씨와 아줌마 커플은 이와 딴판이다. 시킨 팥빙수가 언제 나오는지 주방 쪽만 계속 보고 있다. 그리고 팥빙수를 다 먹으면 조용히 카페를 떠난다.

21세기의 화두이자 생존무기는 NQ다. 지능지수(IQ)와 감성지수(EQ) 등도 중요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형성하고 상생할 줄 아는 NQ(Network Quotient)도 빼놓을 수 없다. NQ는 오지랖 넓은 마당발 사람들의 재능만이 아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과 얼마나 끈끈하고 두터운 관계를 맺고 있느냐를 의미하는 '관계지수'이자 ‘공존지수'이다. 우리의 미래를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친구이자 보험이라고도 할 수 있는 NQ, 어떻게 하면 이 NQ지수를 높일 수 있을까? 위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찾아보자.

1. 있는 그대로 상대를 보기
‘보이는 대로 그리지 않는다’ 혹은 ‘거울에 비치는 너의 생각은 비우고, 거울에 보이는 눈, 코, 입 등의 관계에 집중해봐.’라는 친구의 조언은 그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의 인간관계에도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 사물을 얼마나 정확히 보느냐가 그림의 기초가 되는 것처럼, 나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관계의 시작이다. 상대방을 알고 있다는 생각을 비우고, 그저 상대방이 현재 말하고 있는 바와 그 행동을 있는 그대로 인식한다면 우리의 관계는 얼마나 달라질까?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있는 그대로 상대를 보려는 연습을 해야 한다. 모든 문제는 사물에 붙은 이름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잊지 마라. 내 안의 생각, 사물에 붙은 이름 등으로 선입견을 갖지 말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려는 연습을 시작하라. 이것이 관계 맺기의 시작이다.

2. 어제와 다르게 새롭게 보기
Breakable(잘 깨짐), Be careful(취급주위)이라는 글자에 새겨진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며, 그 글자가 포장했던 물건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천을 두르고 있는 사람을 이야기한다고 이해한 반 고흐. 시카고 대학 심리학 교수이자 몰입(Flow)이라는 저서로 유명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창조적인사람들의 삶을 연구한 뒤, 창의성은 새롭게 보는 것이라고 했다. 관계 맺기의 창의성도 마찬가지다. 있는 그대로 상대를 보되, 새로운 마음으로 보는 연습을 하라. 당신의 아내와 동료는 어제와 같은 사람이 아니다. 하루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 시간 동안 그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런 변화가 1년, 10년이 되어도 늘 같은 장면을 보는 사람은 관계 맺기의 바보다. 날마다 새롭게 보려는 연습, 어제와는 다르게 보려는 그 연습이 관계 맺기의 과정이다.

3. 칭찬하기 위해 긍정을 보기
남녀 커플이 서로의 이야기에 흥분하는 단계에서 아무런 말도 없어지는 단계로 변했다는 증거는 긍정과 부정을 보는 횟수의 비율이다.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에는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의 결점이나 한계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때는 긍정 대 부정이 10:0이다. 그런데 결혼을 해서 함께 살게 되면 서로에 대한 안 좋은 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혼이라는 결혼의 사망선고를 앞둔 부부는 긍정 대 부정의 비율이 0:10이다. 그러면 얼마 정도가 되어야 원활한 부부생활을 할 수 있을까? 최소 긍정 대 부정의 비율이 최소 3:1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런대로 잘하는 일도 찾아내야 하고, 일의 결과가 아닌 과정도 칭찬해야 한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부정적인 것만 보이게 되니, 칭찬하기 위해 긍정을 보는 연습을 하자는 말이다. 요컨대 오늘 하루를 칭찬하기 위해 긍정을 보는 연습을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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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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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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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선진그룹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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