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조성후 대리 이야기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는 한국인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태권도부터 배워라. 영어 몇 마디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삼성물산 상사부문 조성후 대리의 말이다. 그는 2009년 3월 인도 뭄바이에 파견됐다. 회사의 1년 짜리 지역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앞으로의 사업을 위해 언어․문화를 익히라고 보냈더니 그가 일을 내도 단단히 냈다. 인도의 인기 영화배우를 한국 홍보대사로 만드는가 하면, 방송으로 생중계되는 주(州) 청소년 태권도 대회에 삼성 로고를 도배해놨다. 태권도복 한 벌로 이룬 성과다.
조 대리는 태권도 4단, 합기도 2단, 검도 2단, 우슈 1단의 만능 무술인이다. 시작은 여섯 살 때 배운 태권도다. 그는 “처음 도장에 갔을 땐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말을 못 꺼내 도복에 오줌을 싸고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권도를 계속하면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고등학생 땐 검도에 푹 빠졌지만 대학에 들어가 다시 태권도장을 찾았다. 외국에 나가보니 한국인은 역시 태권도를 하는 편이 인정받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도에 도착하자마자 태권도장을 찾았다. 무턱대고 도장에 들어가 “공짜로 태권도를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인도인 관장과 수강생들은 금세 그의 열정에 반했다. 수강생 중엔 내로라하는 대기업 집안의 아들이 많았다. 업종도 보험․조선․식품 등 다양했다. 인도에선 태권도가 상류층 스포츠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한 달 수강료가 2000루피(약 5만원)로 가라데의 4배다. 일단 사범님으로 인정받자 모든 일이 술술 풀렸다. 미남 배우 샤룩 칸은 그의 아들이 태권도를 배우는 것을 계기로 알게 됐다. 조 대리는 샤룩 칸에게 명예 단증을 주고 한국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자리에서 직접 그에게 검은띠를 매주기도 했다. 뭄바이가 속한 마하라슈트라주의 청소년 태권도 대회를 삼성물산이 후원한 것도 조 대리의 작품이다. 삼성물산은 현금 지원 없이 태권도 장비와 간식 후원만으로 20여 개 방송사가 찾아온 대회장을 회사 홍보물로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인도태권도협회는 2009년 11월 삼성물산 상사부문 지성하 사장에게 “조 대리가 태권도를 가르칠 수 있게 해 줘 고맙다.”는 감사패를 보냈다. 인도 태권도의 아버지로 불리는 공인 8단의 지미 잭티아니는 “전국 대회에 삼성물산을 VIP로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대리는 “접촉이 간단치 않던 인도 대기업도 태권도를 통해 다가서면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란 말의 참뜻을 인도에 와서 새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위의 이야기는 핵심인재들은 멀티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멀티 플레이어형 핵심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업무수행은 필수조건이고, 여기에 자기만의 장점을 살린 차별화된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경영이라는 확장성을 늘 염두에 두고 있는 자들이 바로 멀티 플레이어형 핵심인재들이다. 인도 뭄바이를 개척한 조 대리의 이야기 뒤에 숨어 있는 멀티 플레이어의 노하우를 알아보자.

1. 탄탄한 기본에서 시작하라
조 대리의 인도 뭄바이 개척기는 삼성의 지역전문가 육성과정의 일환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제도는 “그 나라의 기준으로 인재를 키우자”는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의 국제화 전략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제도로서, 우수 인재를 해외에 1년씩 내보내는 자유방임형 해외연수 제도다.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이 제도의 자격요건이다. 조 대리같이 이 제도를 통해 해외를 나가는 사람들은 ‘입사 3년 이상 직원 중 잠재적 우수 인재’들이다. 지역전문가 한 명에게 월급 외에 활동비까지 1년에 약 1억원의 돈을 지불하는 조건인데, 아무나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렇다. 지역전문가로 선발될 수 있는 그 기본이 중요하다. 회사에 대한 로열티 및 주어진 업무에 대한 성실한 수행 등은 멀티 플레이어로 탄생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라 할 수 있다.

2.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라
멀티 플레이어들은 탄탄한 기본 위에 자기만의 특별한 전문 영역으로 승부를 건다. 조 대리의 경우는 그것이 태권도였다. 태권도가 인도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교량 역할을 한 셈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멀티 플레이어는 자신의 전문 분야 하나로 인정을 받는다는 말이다. 멀티 플레이어들은 여러 가지를 골고루 다 잘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한 분야에 대하여는 전문가 수준으로 잘한다. 멀티 플레이어라고 하여 모든 분야를 골고루 다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사람은 각자가 타고 나는 재주가 한 가지는 있게 마련이니, 이를 활용해야 한다. 그 활용 방법이란 취미가 직업이 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다. 취미에서 시작하면 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열정을 다할 수 있다는 말이고, 직업이 될 수 있을 정도가 되기 위해서는 부단한 연습을 하면 된다는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누구나 멀티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 조 대리와 같이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다.

3. 맡겨진 일 이상의 경영자가 되어라
탄탄한 기본과 한 분야에 대한 전문가 수준의 역량 이외에 멀티 플레이어형 핵심인재들은 경영이란 관점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일반 직장인들은 자기 전공에 기초하여 자기에게 맡겨진 일만 하고자 한다. 하지만 멀티 플레이어형 핵심인재들은 그 시야가 경영 전반에 걸쳐진다. 그리고 자기에게 맡겨진 일 이상의 것들을 하고자 한다. 이는 마치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멀티 플레이어형 축구 선수인 박지성 선수가 2개의 심장을 가지고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이 뛰는 것과 같이 논리다. 이런 의미에서 “태도가 전부다(Attitude is All)”라는 말을 곱씹어 봐야 한다. 이 말은 멀티 플레이어형 핵심인재와 일반 직장인의 차이는 역량의 차이가 아니라 태도의 차이라는 말이다. 축구 선수가 축구장에서 열심히 뛰고자 하는 것처럼, 멀티 플레이어들은 경영이란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고자 하는 자들이다. 그대는 멀티 플레이어형 경영자인가? 맡겨진 일만 하는 평범한 직장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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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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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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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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