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1. 할리우드 시나리오의 비밀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로버트 맥키(Robert McKee)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지난 15년 동안 해마다 미국과 유럽에서 개최되는 각종 세미나를 통해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들에게 훌륭한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왔다. 지금껏 4만 이상이 그의 스토리 강좌를 듣기 위해 하루에 600달러(우리나라 돈으로 약 70만원)의 돈을 선뜻 지불했다. 더욱이 그의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은 스물여섯 차례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맥키를 찾는 새로운 부류의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들은 바로 기업의 임원과 경영자, 그리고 전통적인 비즈니스 종사자들이다. 왜 그들은 맥키의 조언을 들으려 할까? 다음 이야기에서 그 힌트를 찾아보자.

이야기2. 세계은행의 지식경영 도입
1990년대 중반, 스티브 데닝(Steve Denning)은 시드니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중 세계은행에서 중간관리자격인 팀장으로 일했다. 조직의 핵심부서에 있다가 조직개편이 있으면서 그는 새롭게 만들어진 변두리 부서로 가게 되었다. 그는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이라는 부서의 팀장으로 발령받았다. 당시에는 데닝 자신 뿐만 아니라 세계은행의 전 직원에게 지식경영은 생소한 개념이었다. 그는 필요성과 효과성을 역설했지만 사람들은 귀담아 듣지 않았다. 숫자와 논리로 무장한 프레젠테이션도 반복하여 선보였지만, 청중들은 멍한 얼굴로 앉아 있을 뿐이었다. 이후 그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1996년에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스토리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작년 6월, 잠비아에 있는 어느 작은 마을에 말라리아가 발병했습니다. 그때 한 의료보조원이 질병통제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의 웹사이트를 방문해 말라리아에 대한 치료법을 알아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하는 잠비아에서, 그것도 수도에서 6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또한 세계은행은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빈곤과 관련된 여러 가지 노하우를 갖고 있지만, 정작 그것을 필요로 하는 수백만의 사람들은 그 지식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그 지식을 이용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그랬을 때 우리가 어떤 조직이 될지 생각해보십시오."
이 간단한 스토리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이 스토리는 세계은행 직원들과 경영진들이 조직의 미래를 지식경영 관점에서 ‘정말 바꾸어야겠구나!’ 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발도 없는 이 스토리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그의 지식경영 도입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이후 그는 세계은행 지식경영 팀장이 아니라 세계은행 스토리텔링의 전도사가 되었다. “스토리텔링이 숫자와 논리의 분석적인 사고를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세상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분석적인 사고를 보완합니다. 추상적인 분석은 잘 고른 스토리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볼 때 더욱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그는 이제 자신의 메시지를 자신의 이야기에 담아 세계 모든 조직에 널리 전파하고 있다.

이야기의 교훈. 설득하지 말고 이야기하라
위의 두 이야기를 잘 섞어 비빔밥으로 비벼 먹고 소화하고 나면, 이런 교훈점을 얻을 수 있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먼저 이야기하고, 나중에 숫자와 논리로 설득하라. 처음부터 설득하지 마라!” 이 비밀을 스티브 데닝은 깨달은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니 우리 모두 화합하여 이 어려움을 이겨냅시다. 우리 화합합시다.” 라고 설득조로 말하면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화합과 관련된 멋진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그의 깨달음의 핵심이다. 이후 기회가 된다면 “우리도 화합합시다.”라고 간단히 말하면 된다는 것이 그의 깨달음의 두 번째 핵심이다. 이 교훈점을 천천히 한 번 더 되새김질해보자.
스티브 데닝은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조직개편을 하면서 그는 새롭게 생긴 변두리 부서로 옮겨가게 되었다. 이 도입 이야기는 어려운 현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어려운 현실은 작은 성공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배경이 되는 셈이다. 당신이 머물고 있는 현실은 어떤가? 어렵고 힘들고 지치는가? 아주 작은 성공이라도 빛날 수 있는 기회다. 사람들은 자기 맘대로만 가고, 조직의 화합은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느낌인가? 작은 화합이라도 빛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의 삶의 배경은 늘 힘들고 어렵기 마련이다. 중고 고전의 이야기든, 아라비아 이야기든, 서양의 영웅담 이야기든, 혹은 우리나라의 옛날 이야기든 마찬가지다. 거의 모든 이야기의 배경은 암울하고 어둡고 침침하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누가 얼마나 멋진 그림을 그리는가가 우리 삶의 희망이자 일터의 비전이다. 현실은 암울하고 어렵지만 희망은 갖고 살자는 것이 모든 이야기의 공통점이다. 이런 배경을 우리가 자주 쓰는 용어로 풀어쓰면 이렇게 된다.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하여 이 어려운 난관을 극복해 갑시다.’
스티브 데닝은 잠비아에서 발생한 말라리아 이야기를 했다. 그가 말라리아 이야기를 통해 하고픈 이야기는 이것이었다. ‘우리도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요? 지식경영으로 말입니다. 여러분들이 참여해주신다면 우리는 어느 누구보다 막강한 지식경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과 일터의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늘 이런 이야기에 익숙하다. ‘회사의 경영 목표 또는 경영 방침에 대해 직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그렇다. 해피엔딩의 열쇠는 참여다. 세계은행 지식경영 이야기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주며,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그 참여를 통해 세계은행이 거듭난 것을 기억하라. 사람들의 참여가 많을수록 해피엔딩 결과의 확률은 높아진다. 반대로 사람들의 참여가 적을수록 그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난다. 참여가 해피엔딩의 비밀인 것이다. 당신의 삶의 현장은 해피엔딩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는가? 참여하라. 당신의 참여가 해피엔딩의 확률을 높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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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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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쌍용자동차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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