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나비축제 이야기

전라남도 함평군의 나비축제를 찾은 관람객 수는 무려 1,000만을 넘어선다. 우리나라 사람 4명 중 1명이 이곳을 다녀간 셈이다. 이 축제는 전국 최우수축제로 뽑혔다. 나비축제 이야기는 그저 한 지방자치단체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학자들은 이들의 놀라운 성공에 관해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최고의 대기업들은 그들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한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함평군은 대한민국에서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몰랐던 외딴 시골이었다. 어떻게 이런 기적이 일어난 걸까? 다음의 작은 이야기를 통해 그 힌트를 찾아보자.
전라남도 함평군청 회의실. 나비축제 행사를 앞에 두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던 기간이었다. 출근을 준비하며 신문을 뒤적거리던 함평군청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신문기사에 나온 전국 최대의 무창포 재배지역인 함평은이라는 구절 때문이었다. 어? 함평에서는 무창포를 재배하지 않는데? 이거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 회의 시간이 되자, 단연 그 신문기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신문기자가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오보를 쓴 것 같습니다. 실제 무창포 최대 재배지역인 제주에서 알아서 정정기사를 요청하겠죠? 그러지 말고, 우리 다른 방식으로 오보를 정정하는 건 어때요? 어떻게 말입니까? 제주에서 무창포를 캐다가 함평에 심읍시다. 우리가 진짜 전국 최대 재배지역이 되면 기사를 정정할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 나비축제의 친환경 이미지와 무창포는 잘 맞아떨어지기도 하니 말입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요즘은 반 발짝 앞서나가는 것만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우리는 한 발짝, 아니 다섯 발짝씩 앞장서야 혁신할 수 있다. 이렇게 하여 함평군은 곧바로 창포산업 발전방안 보고대회를 열고, 창포를 이용한 비누, 샴푸, 화장품, 기능성 침대시트 등의 상품화 방안을 내놓았고, 민간 기업들로부터 수백억 원의 투자협약을 받아냈다. 함평군은 그렇게 해서 전국 무창포 90%를 차지하는 최대 규모의 무창포 재배지역이자 가장 활발하게 창포를 산업화한 지역이 될 수 있었다.

위의 이야기는 핵심인재를 갈망하는 직장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물론 이 질문은 핵심인재 선발 면접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이기도 하다. 최근 3년 이내 당신이 생활의 변화에 대해 말해보세요. 면접관은 이 질문을 통해 그가 얼마나 혁신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보고자 한다. 왜냐하면, 혁신(Innovation)을 갖춘 I자형 핵심인재가 진정한 핵심인재이기 때문이다. I자형 핵심인재는 다음 3가지를 요구한다.

첫째, 아이디어에 변화를 준다.

신문기자가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오보를 쓴 것에 대해 정정기사를 요청하는 것은 아이디어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는 평범하다. 일 잘하는 핵심인재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것이 아이디어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제주에서 무창포를 캐다가 함평에 심어 전국 최대 재배지역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아이디어의 변화는 수직적 변화가 아니라 수평적 변화라야 가능하다. 수직적 변화란 일의 준비, 실행, 결과 등으로 이어지는 일의 프로세스 관점에서 나오는 아이디어의 변화다. 반면 수평적 변화란 A라고 하는 일과 연관된 다양한 관점에서 나오는 아이디어의 변화다. 아이디어에 변화를 주는 혁신적인 사고방식은 일의 바깥 영역 관점에서 나온다. 그렇기에 혁신형 핵심인재는 항상 외부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내부에서 가만히 앉아 기다리고 있으면 오해를 살 수 밖에 없는 법이다.

둘째, 한 사람을 전염시킨다.

혁신은 자기 아이디어의 변화에서 출발해, 바로 옆 사람 한 사람을 전염시키는 것으로 확장된다. 그것 참 좋은 생각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 바로 그 한 사람과 손을 잡는 것이 혁신의 과정이다. 단 한 사람이 진심으로 공감하는 것이라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조직 내외부의 수평적 협력을 구축하는 과정이 바로 혁신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어차피 혁신은 변화이고, 변화는 귀찮은 것이기에 처음부터 많은 사람에게 환영받을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과 손을 잡고 협력해 나가는 것, 이것이 혁신을 펼쳐나가는 자의 중간 모습이다.

셋째, 실행으로 완성하라.

혁신은 결코 요란한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함평군이 곧바로 창포산업 발전방안 보고대회를 열고, 창포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화 방안을 내놓고, 마침내 최대 규모의 무창포 재배지역이 된 것처럼 실행으로 완성해야 한다. 이것이 혁신의 완성이다. 그렇기에 혁신을 위해서는 보다 현명하게 일하기(working smarter)도 해야 하지만, 혁신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열심히 일하기(working harder)도 해야 한다. 실행에는 왕도가 없다. 한 시간의 누적이 하루의 누적이 되게 하고, 또 다시 한 달과 일년의 누적이 되게 해야 한다. 일상의 누적이 없이는 실행이 없고, 실행이 없이는 혁신도 없다. 이런 의미에서 혁신은 일관성을 요구한다. 실행을 하다보면 문제점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을 생각하는 핵심인재들은 일관된 실행을 해야 한다. 하다 마는 것, 이것만큼 큰 비즈니스의 죄악은 없다. 왜냐하면, 혁신은 일관된 실행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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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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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쌍용그룹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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