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인인증서, 인텔 인사이드 이야기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라는 광고를 기억하는가? 소재 혹은 부품 업계 광고의 전설적인 광고가 된 이 광고는 인텔의 부품이 본 제품 속에 들어 있습니다라는 단순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다. 인텔이 들어간 제품이라면 믿어도 됩니다라는 세계적인 공인 인증서다. 이 이야기를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구체적인 각색을 해본다면 이런 식이 된다. 삼성전자의 애니콜에 어느 중소기업의 메모리 칩이 내장되어 있거나 혹은 현대자동차의 소나타에 어느 중견기업 에어백이 장착되어 있어 XXX inside'라는 간접 광고를 했더니 애니콜과 소나타가 더 잘 팔리더라는 그런 이야기다.
이런 믿기지 않는 신화창조 비밀의 주역인 인텔(intel) 본사를 직접 방문한 사람이 들려주는 내부(inside)를 보면 그 비밀의 열쇠를 알 수 있다. 인텔코리아 한 간부가 1997년 미국 본사에서 연수를 받고 있었다.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하려고 본관 로비에 도착했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직원들이 길게 줄을 서있었다. 그도 그 줄에 합류했다. 무심코 뒤를 돌아본 그의 눈에 맨 뒤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앤디 그로브 인텔회장이었다. 그는 오늘 배운 인텔의 6가지 원칙 중 하나를 자동적으로 상기했다고 한다. 전 사원은 모두 평등하다
이번엔 외부인 시각, 즉 한국의 신문기자의 시각으로 보자. 인텔 본사를 방문한 그의 기록은 이렇게 시작된다. 인터뷰에 응한 인텔의 부사장에겐 비서가 없었다. 손수 커피를 타서 내밀고, 과자 부스러기 몇 개를 내놓고 대화를 나눴다.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이지만, 권위주의라는 냄새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저 한국의 어느 중소기업을 방문한 게 아닌가 착각할 정도였다. 홍보담당자에게 회장실을 한번 보자고 했더니 그리로 데려다 주었다. 칸막이로 된 자그마한 사무실이었다. 주차장에는 회장을 위한 공간이 따로 없다. 먼저 오는 사람이 정문에서 가까운 좋은 자리를 잡는다. 회장이라도 늦게 들어오면 구석진 자리에 주차해야 한다.
이 두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인텔의 기업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평등하고 정당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최고로 일하기 좋은 일터가 바로 인텔이다. 이런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인텔은 도전, 자율, 품질이라는 원칙을 통해 세계 컴퓨터 칩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주가총액 기준으로 세계에서 12위를 다투는 기업이 되었다. 이제 질문이다. 인텔 인사이드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실천해야 할까?

1. 열린 프로토콜을 설계하라
퇴근 길에서 만난 앤디 그로브 회장의 이야기는 인텔에는 회장을 위한 고정 프로토콜이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프로토콜(protocol)이란 컴퓨터간에 정보를 주고받을 때의 통신방법에 대한 규칙과 약속이다. 그러니까 위의 이야기는 회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미리 정해둔 규칙이나 약속에 따를 필요없이 언제나 필요하다면 회장과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고정 프로토콜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는 행사장이다. 회장의 고정석을 만들면, 그렇게 되면 당연히 상석부터 말석까지가 정해지기 마련이다. 또한 고정석으로 인해 커뮤니케이션의 유연성은 더 떨어지게 된다. 상석에서 말석까지 정해져 있으니, 비슷한 순위의 사람들끼리만 커뮤니케이션하기 때문이다. 결론은 이렇다.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 벽 없는 문화와 열린 프로토콜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는 이런 글로벌 상황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우리 상황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을 좀 더 개방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커뮤니케이션이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2.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에서부터 시작하라
열린 프로토콜은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에서부터 시작된다. 인텔의 신입사원들은 1-on-1이라고 불리는 집중면담시스템을 좋아한다. 1-on-1은 자신의 직위나 업무내용에 관계없이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면담을 요청할 수 있는데, 면담요청을 받은 사람은 이를 거부할 수 없는 제도다. 신입사원들은 이 제도를 통해 자신의 개별 업무파악 이외에도 회사 전체의 흐름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인텔의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이 신입사원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일반 직원들은 멘토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그가 업무상 문제에 부닥치면 자신의 상급자 가운데 누구든지 멘토로 선택할 수 있다. 상급자는 멘토로 지명되면 반드시 응해야 하며 이들은 일대일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이렇게 인텔은 직원들간의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다. 한 사람이라도 불합리한 점이 있다고 생각되면, 그 사람은 아무 때나 윗사람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인텔의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이렇다.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하라. 한 사람과 진정으로 통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다른 모든 사람과도 통할 수 있다. 이 방식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열린 프로토콜을 만들어 가는 방식이다.

3. 건설적 대립 의사결정을 내려라
인텔의 업무처리는 기본적으로 프로젝트 단위이기 때문에 토론 문화가 발달해있다. 토론을 하다보면 서로 의견이 다를 때도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의사결정을 늦출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인텔에서는 동의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한다는(disagree but commit) 암묵적인 기업문화가 발달했다. 기업문화 담당 이사의 말이다. 첨단 기업인 인텔은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어떤 것을 결정할 때 모든 사람의 의견을 다 반영할 수는 없다. 가장 좋은 것은 현명한 결정을 빨리 내리는 것이다. 그 다음 좋은 방법은 잘못된 결정이라도 빨리 내리는 것이다. 그래야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게 되고, 어떻게 고쳐야 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결정에 대하여 직원들은 100% 동의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한다. 인텔은 이런 기업문화를 '건설적 대립(Constructive Confrontation)'이라고 한다. 인텔의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이렇다. 49%가 비록 아깝다 하더라도 51%의 의사결정을 내려야한다. 그것도 신속하게.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 시대를 앞서갈 수 없다. 51%의 주주결정으로 회사가 운영되듯이, 51%의 의사결정으로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연습이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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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전KPS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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