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의 마케터 조서환씨의 이야기

유니레버 마케팅 매니저, 미국 다이알사 마케팅 이사, 애경산업 마케팅 실장 등으로 활동해왔던 대한민국 최고의 마케터 조서환씨의 일화다. 그의 첫 직장은 애경산업이었다. 애경에 입사한지 3년쯤 지난 어느 날 장영신 회장으로부터 유니레버와의 조인벤처 기념식에서 통역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한 문장 한 문장 회장이 한 말을 옮기는 거라면 별 문제가 없다. 말하고 통역하고, 말하고 통역하고 하는 건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회장 혼자 한꺼번에 연설을 다 하고 요약하라고 하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회장이 이야기할 만한 내용을 모두 글로 썼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들을 모조리 외워버렸다. 사전에 외운 걸 모조리 읊으면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두 번째가 맞았다. 회장 혼자 거의 5분 정도 혼자 연설을 하더니 생각나는 대로 요약해서 전해주라고 했다. 그 즉시 그는 일사천리로 머릿속에 외운 것을 다 내뱉어버렸다. 직원들은 불안해 하다가 그가 발표를 마치자 우레와 같은 박수를 터뜨렸다. 그때부터 그는 영어 조라는 별명을 얻었다.
시간이 흘러 그는 애경산업의 상무가 되었다. 한번은 시민사회운동본부에서 조사한 결과 각 화장품 회사들이 저급의 레티놀을 사용하고, 그 양마저 허위로 표기한다는 보도가 9시 뉴스에 나간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레티놀은 피부에 바르면 주름 사이에 침투해 주름을 불려줘 피부가 탱탱해 보이는 효과가 있는 제품이다. 언론보도는 한번 잘못 나가면 아무리 사과보도나 정정 보도를 해도 수습할 길이 없으므로 보도가 나가기 전에 수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기술담당인 서충석 전무와 함께 튀어나갔다. KBS, SBS, MBC를 모두 돌아다녔다. SBS와 MBC는 잘 해결되었는데, 권위주의가 심한 KBS가 가장 문제였다. KBS에서는 도저히 말이 먹히지 않았다. 뉴스는 못 고친다는 소리만 반복해댔다.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만일 이것이 보도되어 기업이 입는 타격을 생각해 보셨습니까. 이미 보도는 나갔고 그 다음은 사람들이 불매운동을 벌이기 시작할 텐데 이렇게 되면 기업들이 한 순간에 엄청난 타격을 입습니다. 우리가 망하면 책임지시겠습니까. 무엇보다도 레티놀이 정량으로 들어있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보도국장도 수긍을 하면서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시민단체에서 발표한 내용을 우리가 발표를 안 할 수는 없습니다. 단, 애경에서는 레티놀이라는 성분이 원래 시간이 지나면 날아갈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고 보도하겠습니다. 이어서 보도국장은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지금까지 KBS 입사 이래 뉴스를 고쳐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신처럼 이렇게 자기 일에 집중하는 사람도 처음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마케터 조서환씨의 이야기는 자기가 맡은 일을 입체적으로 파악하여 계획부터 마무리까지 다른 사람이 두 번 다시 손 댈 필요가 없도록 하는 빈틈없고 야무진 일처리의 좋은 사례다. 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 교훈점들을 찾아보자.

1. 맡은 일을 입체적으로 파악한다.
조서환이 들려주는 이야기의 첫 교훈점은 입체적인 업무파악이다. 입체적으로 업무를 파악한다는 것은 한 사람의 개인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않고 나와 너 즉 우리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개인의 입장을 넘어 우리 팀, 우리 회사, 나아가 우리 산업계 전반의 입장에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조서환씨가 들려주는 이야기에서는 그만의 입장이 아니라 회장과 그의 이야기 즉 우리의 연설이라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시민단체와 산업계 즉 우리 사회라는 입장에서 본 레티놀 대처사건을 기억해야 한다. 평상시 업무를 할 때는 이런 질문이 도움이 된다. 나만의 관점을 넘어 우리 팀, 우리 회사 혹은 우리 산업의 입장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져야 높은 관점에서 일을 보게 되고, 입체적으로 업무를 파악하게 된다. 결국 입체적으로 업무를 파악한다는 말은 나와 너와의 관계에서 우리라는 관계확장의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 실행하기 전에 계획한다.
빈틈없고 야무진 일처리는 입체적인 업무파악 이후에 곧바로 실행하지 않고 계획하는 것을 의미한다. 입체적인 업무파악이 수직적인 관점이라면, 계획은 수평적인 관점이다. 입체적인 업무파악이 나의 입장을 뛰어넘는 우리라는 더 높은 곳으로의 이동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계획은 시간이라는 축을 기준으로 수평적 이동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계획한다는 것은 일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앞당겨 그 일을 생각해보고, 그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그 현장을 미리 생각해보고, 그 일이 어떻게 끝날지 일의 종료 시점을 미리 생각해보는 것이다. 조서환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곱씹어 보라. 그는 회장의 연설 장면을 미리 생각해보는 것, 그리고 방송이 나간 이후를 미리 생각해보는 것이 그의 업무처리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다. 우리의 업무처리도 이와 같아야 한다. 미리 생각해보는 것만큼 우리의 실행은 더욱 쉬워진다.

3. 빈틈없고 야무지게 마무리한다.
빈틈없고 야무진 일처리는 입체적인 업무파악, 사전 계획, 그리고 마무리로 이어진다. 마무리를 한다는 것은 이런 의미가 있다. 어떤 과제를 95퍼센트까지 완성하는 것과 100퍼센트까지 완성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마무리가 되어야 뇌에서는 엔돌핀이 분빈된다. 엔돌핀은 마무리에 대한 신체적 보상인 셈이다. 심리학에서는 그 역도 항상 진실이다. '마무리가 안 된 행동'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가중시킨다. 뭐든지 미완성 상태로 끝내면 우리 몸의 에너지를 낭비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 곳에 계속 신경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일에 어정쩡한 상태로 두지 말고 확실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서환씨의 이야기에서 그는 머리 속으로만 업무파악 및 계획으로만 끝내지 않고, 각 방송사로 뛰어다니며 손과 발로 실행하며 마무리를 지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마무리지을 때에 우리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그 엔돌핀이 우리가 또 다른 일을 하고자 할 때 그 일의 활력소가 된다. 마무리에서 나오는 엔돌핀과 또 다른 시작의 활력소라는 이 선순환이 우리가 빈틈없고 야무진 일처리를 하게 하는 원동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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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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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SK그룹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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