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세일즈맨과 두 선배사원
스물일곱 살의 한 청년이 부산 광복동의 브리태니커 한국 지사를 찾아갔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매니저가 친절히 맞아주었다. "세일즈는 사람을 설득해 당신을 받아들이게끔 하는 일입니다. 장래에 큰 일을 하겠다는 포부가 있다면 세일즈 경험이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한 번 도전해보세요." 며칠 지켜본다는 신입사원의 입장에서 선배사원 두 사람을 만났다.
한 사람은 키도 훤하고, 꽤나 잘생기고, 자연스럽게 영어로 전화를 하고 있었다. 입사한 지 보름 정도 됐는데, 아직 하나도 못 팔았다며 멋쩍은 듯 웃었다. '이렇게 잘생기고 영어도 잘하는데 보름 동안 한 세트도 팔지 못했다니. 나는 충청도 촌놈에 영어 실력도 없으니 더 이상 기대 할 것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에 실망이 앞섰다.
또 다른 사람은 아침에는 보지 못하고 하루 일과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만났다. 그는 퇴근 시간이 넘어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약간 시무룩한 표정으로 매니저에게 종이 몇 장을 내밀었다. "다녀왔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오늘은 두 세트밖에 못했습니다." 순간 귀가 번쩍 뜨였다. '두 세트밖에라니?' 당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가격이 무려 27만원이나 하던 고가 상품이었다. 한 세트를 팔면 양복 한 벌 값 정도가 세일즈맨에게 수당으로 떨어졌다. 그 당시 양복 한 벌은 일반 샐러리맨이 몇 달을 벌어야 겨우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비쌌다.
지금까지 열 일곱 세트 팔았는데, 이번 달에 서른 세트를 팔 계획이라는 선배사원의 말에 힘이 났다. 별로 특별해 보이지 않는 그 선배사원의 한 마디가 그의 마음에 불을 지른 것이다. 그 순간 세일즈는 대단히 어렵다는 편견, 비범해 보이는 사람들만 할 수 있다고 여겼던 고정관념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저 사람이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들었다. '이제 내 목표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가장 많이 파는 사람이다.' 그리고는 얼마가지 않아 전국 500여명의 세일즈맨들 중에 그는 1등 세일즈맨이 되었다.

위의 이야기는 브래태니커 세일즈맨으로 시작한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신입사원 시절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는 신입사원이 어떤 자세로 일을 대해야 하는지, 그리고 신입사원을 맞이하는 선배들은 어떤 자세로 신입사원을 대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윤 회장의 이야기에서 그 교훈점을 찾아보자.

신입사원에게 : 실행과 인사하기
잘 생기고 영어로 말하지만 단 한 세트도 팔지 못한 선배사원, 그리고 평범한 이력이지만 열 일곱 세트를 판매한 선배사원. 회사는 두 선배사원 중 후자의 편이다. 왜냐하면 회사는 성과로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과는 실행을 통해 창출된다. 신입사원의 실행은 대부분 상사의 업무지시에서 시작된다. 상사의 업무지시에 이의를 달지 말고 무조건 "네 알겠습니다. 실행 후 보고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연습을 하라. 이를 실행하고, 실행 후 잘된 점과 부족한 점을 사후 보고하는 연습을 하라. 주의해야 할 것은 실행도 하기 전에 "그건 안됩니다."라고 말하면 안된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일단은 예스하고 먼저 실행하는 연습이 중요하다. 혹 어려움이 있었다면 이후 보고하면 된다. 이것이 신입사원 때 꼭 배워두어야 할 성과창출의 기본 자세다.
또한, 위의 이야기에서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하는 선배사원의 인사와 "수고했습니다."라고 답하는 매니저의 인사를 가볍게 생각하지 마라. 신입사원 때는 누구를 만나든 무조건 인사부터 하는 습관을 배워야 한다. 아는 선배, 모르는 사람뿐만 아니라 경비실 직원이나 청소부 아줌마에게도 인사를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인사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주는 새로운 문이라는 마음으로, 늘 노크하는 자세로 인사하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인사는 관계 맺기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선배사원에게 : 혹독한 훈련과 커피타임
신입사원을 조기 정착시키기 위해 좋은 교육에 보내는 것보다 더 강력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혹독한 업무훈련과 그에 따른 피드백이다. 신입사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혹독한 훈련이라는 생각으로 정확한 업무지시를 하라. "언제까지 얼마의 비용 한도 내에서 이 일을 해보라."라고 일을 지시하라. 지시 장소에서 "질문 있는가?"라고 물어보고, 나머지는 알아서 해보도록 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기에, 혼자서 끙끙거리게 된다. 이렇게 고생을 하며 일을 해봐야 자기 실력이 된다.
일의 결과에 대하여는 잘한 점과 부족한 점을 피드백해주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 업무지시가 일의 시작이었다면, 피드백은 일의 마무리다. 마무리되지 않은 일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정확한 일의 마무리를 위해 일의 중간 중간에 커피타임을 자주 갖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오랜 시간을 함께 하기 보다 자주 여러 번 갖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무조건 앞으로 나아가려는 신입사원으로 하여금 커피타임을 통하여 상하좌우를 둘러보게 하고, 일의 전체 상황을 알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신입사원 한 사람을 잘 키우는 자가 진짜 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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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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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쌍용자동차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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