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니참의 현장경영 이야기
일본의 어머니와 여성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기업 유니참은 자본금 3,000만 원으로 시작되어, 매출액 2조 원이 넘는 일본 시장 점유율 1위 및 아시아 최고의 위생용품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다음 이야기는 유니참이 어떻게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다.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노인들이 노환으로 누워있는 일본의 노인복지 현장에서는 간병인들이 자신의 힘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기저귀를 채워준다. 노인들은 기저귀 안에 배설하고, 간병인들은 노인들이 잠들었을 때 기저귀를 살펴보고 갈아주는 것이 관례다. 이러한 관례의 배경에는 일본 특유의 노인복지 관념이 숨어 있다. 그것은 노인은 약자이고, 돌봄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며, 항상 보호와 간호가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유니참에서 생산하고 있는 기저귀도 간병인들이 사용하기 편한 일자형 기저귀였다.
유니참의 CEO 다카하라 게이치로는 노환으로 누워있는 일본의 노인복지 현장에 누워있는 환자비율이 서구사회보다 세배에서 다섯배 정도 많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는 직원들을 현장으로 보내어 노인복지 현장을 관찰하게 하였다. 그곳에서 유니참은 세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첫째, 노인들은 기저귀를 갈 때 부끄러워하기 때문에 잠을 잘 때 기저귀를 간다. 둘째, 간병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간병 행동이 배설물이 있는 기저귀 처리다. 이를 위해 자기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싫은 것은 싫은 것이다. 셋째, 그곳에서 활동하는 사회복지사들의 변화된 생각이다. 진정한 복지의 목적은 보호가 아니라 자립에 있다. 보호가 필요한 사람을 특별 취급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건강한 사람과 같은 수준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노인복지의 본질과 역할이다.
현장에 다녀온 직원들의 보고를 듣고, 다카하라 게이치로는 보호에서 자립으로라는 복지 개념의 컨셉 변화에 크게 감동받았다. 그는 이념이 시장에서 매매되는 것, 즉 기업의 사회적 사명이 대성공의 조건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 이 변화에 걸맞는 노인복지 상품을 개발하도록 지시했다. 그렇게 개발된 상품이 성인용 팬티형 기저귀다. 일자형 기저귀가 노인들이 자고 있을 때 간병인들이 갈아 입히게 쉽게 만들어진 제품이라면, 팬티형 기저귀는 노인들이 혼자 자신의 손으로 갈아입을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다. 즉 간병인들이 노인을 보호하기 위해 일자형 기저귀를 채웠다면, 이제 노인들은 자립하기 위해 스스로 팬티형 기저귀를 입는다.
이 팬티형 기저귀 덕분에 노인들은 기저귀를 갈 때의 부끄러움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간병인들은 배설한 기저귀를 가는 귀찮음에서 탈피할 수 있게 되었고, 사회복지 관련자들에게는 진정한 복지가 무엇인지를 아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런 평가에 힘입어 유니참의 성인용 팬티형 기저귀는 매출에 날개를 단 듯 팔려 나갔다. 

일본 유니참에게서 배우는 현장경영
일본 유니참의 현장경영은 고객의 감정까지라도 읽고자 하는 노력, 핵심 이해당사자들의 불편을 들어주고자 하는 배려, 그리고 사회적 이념을 팔고자 하는 사명감이 어우러진 이야기다. 숨겨진 성공의 비밀창고를 하나씩 열어보자.

1. 고객의 감정을 읽어라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는 감정이 묻어 있다. 커피는 외로움을 달래는 것이고, TV는 답답함과 지루함을 벗어나게 도와주고, 각종 여행 상품은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격려한다. 유니참의 현장경영이 발견한 노인들의 일자형 기저귀에는 부끄러움이 숨어 있었다. 대개의 경우는 잠을 자는 동안 기저귀를 갈았지만, 급한 경우에는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경우도 있었고, 더 급한 경우에는 잠을 자는 척하기도 한다는 노인들의 이야기가 유니참 직원들의 가슴에 꽂혔던 것이다. 이렇게 고객의 감정을 읽고, 이를 부끄럽지 않은 팬티형 기저귀라는 상품으로 개발하고, 이런 감정형 상품을 다시 고객에게 전달하는 감정의 전이현상이 현장경영의 숨소리라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현장경영을 하고자 한다면 현장의 감정이라는 숨소리를 읽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2. 핵심 이해당사자의 불편을 배려하라
좋은 기업(Good Company)을 넘어서는 잘 나가는 기업(Great Company)은 고객의 감정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들의 영업이익률을 10배 이상 뛰어넘는 사랑받는 기업(Lovely Company)은 고객뿐만 아니라 핵심 이해당사자들의 불편을 배려한다. 유니참이 고객인 노인들의 부끄러운 감정을 읽고, 간병인이라는 핵심 이해당사자들의 불편에 귀를 기울인 것처럼 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간병인들은 기저귀를 가는 일이 으레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불편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렇게 사랑받는 기업들은 핵심 이해당사자들의 요구를 그냥 넘기지 않는다. 할 수만 있다면 주변의 모든 이해당사자들을 배려하고자 애쓴다.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 대학교 석좌교수는 이해당사자 경영을 양념(S.P.I.C.E) 경영이라 부른다. 정부와 지역사회나 NGO까지도 포함하는 사회(Society), 공급업체나 소매업체 등의 파트너(Partner), 개인이나 기관 투자자(Investor), 현재와 미래 그리고 과거의 고객(Customer), 직원(Employee)과 그 가족들까지라도 포함하는 이해당사자를 만족시키는 골고루 경영을 해야 양념이 쳐진 맛있는 경영이 된다는 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사회적 이념을 팔아라
보호에서 자립으로의 컨셉 변화에 감동을 받은 유니참의 CEO 다카하라 게이치로의 마음을 간파하라. 유니참이 아무리 성과를 잘 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자형 기저귀는 노인복지 현장에 있는 노인들을 약자와 병자로 취급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그의 자책하는 마음을 놓치지 마라. 그리고 이 자책감을 뛰어넘어 노인들의 자립을 돕고자 하는 사회적 이념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의의와 공공성이 높은 상품은 많이 팔리고, 역으로 반사회적이거나 이념이 결여된 상품은 팔려도 그 수명에 한계가 있다.는 그의 말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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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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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전KPS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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