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밥을 제공해주지 않는 병원
감성지수(EQ)와 사회지능지수(SQ)라는 화두로 전 세계를 강타한 대니얼 골만의 이야기다. 그가 몇 년 전 인도의 한 시골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는 그 지역 병원들이 환자에게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흥미를 느꼈다. 그를 더욱 놀랍게 한 것은 그 이유였다. 그 지역 의사들은 환자가 입원을 할 때마다 가족들이 문병을 더 많이 오도록, 그리고 병실로 와서는 직접 음식을 하고, 환자를 돌보게 하도록 하는 정책을 펴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그 지역의 병원들은 대부분 주방 시설을 잘 갖추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서구 의료 체계의 편리함의 음식과 가족들이 직접 만들어주는 인도 지역병원의 음식이 환자의 회복속도에 영향을 미칠까?' 놀랍게도 그는 가족이 직접 만들어주는 사랑의 음식이 환자의 사회적 고립을 막아주고, 결과적으로는 환자의 회복속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사건은 그가 사회지능지수(SQ)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이야기의 교훈 : 물음표와 마침표를 잇다
대니얼 골만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지능지수(IQ) 혹은 감성지수(EQ)보다 사회지능지수(SQ) 혹은 네트워크지수(NQ)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이야기다. 지능지수나 감성지수는 내면의 세계를 반영한다면, 사회지능지수와 네트워크지수는 관계의 세계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현대사회는 관계의 갈증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는 말인데, 우리는 어떻게 보다 효과적으로 관계를 잘 맺을 수 있을까? 대안 중에 하나는 물음표와 마침표를 잇는 것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1. 물음표로 시작하라
대니얼 골만의 이야기는 물음표로 시작한다. '밥을 주지 않는 병원과 밥을 주는 병원, 과연 어떤 병원에서 환자의 회복 속도가 빠를까?' 그렇다. 모든 관계는 물음표로 시작한다. 크게 생각할 것도 없이 작게 시작해보자. 사람을 만나면 "안녕하세요?"라는 작은 물음표 인사에서부터 출발해보자. 인사란 "나는 당신의 존재를 인정합니다." 혹은 "나는 당신을 존경합니다."라는 의미다. 그래서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조차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우리는 웬수를 만난 것처럼 인사를 하지 않고 심지어 본 척도 하지 않는 것이다. 기억하라. 인사는 모자라는 것보다 지나친 것이 낫다. 인사 이후에는 스몰 토크(Small Talk)로 관계를 테스트해 볼 수 있다. "요즘 날씨 참 좋지요?", "어디 가세요?" 혹은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물어 보자. 당신과 관계를 더 갖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진지한 반응을 보일 것이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지나가는 사람은 당신에게 별 관심이 없다는 의미다. 스몰 토크는 진지한 대화로 이어가기 위한 첨병인 것이다. 당신이 정말 어떤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상대방이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그것을 물어 보라. 절대,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먼저 그에게 꺼내지 마라. 질문은 경청을 낳고, 경청은 대화를 낳고, 대화는 관계를 낳는다. 그러므로 물음표는 관계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2. 쉼표를 찍는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마라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먼저 질문을 하고, 그 다음에는 잘 들어야 한다. 듣는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잘 듣는다는 것은 전문영역에 속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카운슬러를 찾아가 돈을 내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애원한다. 카운슬러들이 하는 일은 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 자신의 섣부른 결론에 마침표를 찍지 않도록 돕는 일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는 참 친절한데, 아내에게만은 불평을 하고 짜증을 내요. 제가 아내를 싫어 하나봐요."라고 하소연한다고 하자. 이때 카운슬러는 내담자의 마침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쉼표를 찍고 그 뒤에 숨어 있는 내담자의 본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그래서 유능한 카운슬러는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듣는다. 입으로 듣는다는 것은 "--라는 말씀이지요?"라고 마침표를 찍는 듯 하면서 생각의 여유를 주며 쉼표로 안내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마음으로 듣는다는 것은 "네, 속상했겠네요." 등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그대로 읽어주면서 마음의 쉼표를 찍어준다는 말이다. 결국 카운슬러가 하는 일이란 생각의 마침표를 쉼표로 바꾸어 주고, 섣부른 결론에 도달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3. 함께 마침표를 찍어라
최고의 관계는 물음표로 시작하여, 쉼표로 이어지고, 최후에는 함께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위의 예에서 카운슬러는 계속되는 물음표를 던지고, 내담자의 마음의 마침표를 쉼표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럴 때 내담자는 최종적으로 이렇게 말하게 된다. "아, 제가 아내를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것이 아니네요. 제가 정말 원하는 것은 아내와의 진정한 소통이었군요. 저는 아내를 다른 어떤 사람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인생의 진정한 파트너로 생각한 것이네요. 정말 놀랍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하여 상담자와 내담자는 함께 마침표를 찍게 되는 것이다. 내가 찍는 마침표가 아니라 상대방이 나 몰래 혼자 내리는 결론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내리는 결론, 그것이 바로 마침표의 의미다.

이제, 결론이다. 관계를 위한 첫 걸음으로 인사를 잘 하고 있는 지 스스로 물어보자.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섣부른 마침표를 찍고 있지는 않은 지도 체크해보자. 그리고 진지한 대화 속에서 나는 그 사람의 마음에 너와 내가 함께 마침표를 찍고 있는 지도 확인해보자. 종이 위에 쓰는 물음표, 쉼표, 그리고 마침표가 사람의 마음에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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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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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라건설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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