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사관학교장 모티베이터 조서환의 성과관리 이야기
지금은 KTF 부사장을 거쳐 통합 KT 전무로 있지만, 그의 첫 직장이었던 애경에서 마케팅 총책임자로 일하던 시절의 조서환 이사에 관한 이야기다. 그의 곁에 ‘a솔루션’ 브랜드 매니저 업무를 맡은 신 대리라는 직원이 있었다. 어느 날 올리라고 한 기획안이 며칠이 지나도 도무지 올라오지 않자 조 이사는 신 대리를 불렀다.

이사:기획안 올리라고 한 지가 언젠데 왜 이렇게 늦지?
대리:네, 김 차장님이 이틀째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사:올리라고 했으면 바로 올려야지 왜 그걸 밑에서 점검하나? 그러면 내가 고칠 시간을 이틀이나 손해 보지 않나?
대리:그래도 김 차장님이 결재해야 하지 않습니까?
이사:알았네. 내려가고 김 차장 올라오라고 하게.
신 대리가 나가고 김 차장이 들어왔다.
이사:이 ‘a솔루션’ 기획 어떻게 된 거지? 설명해보게나.
차장:a솔루션기획은 신 대리가 다했는데요.
이사:그래도 자네가 도장 찍지 않았나.
차장:신 대리가 완벽하게 했다고 해서 그냥 도장만 찍었습니다.
이사:솔직해서 좋네. 내일부터는 도장 찍지 말게.
차장:네, 알았습니다.

조 이사는 그 뒤부터 결재도장을 못 찍게 했다. 이사는 보고가 늦어져 업무지시를 내리지 못하고, 차장은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 꼴이며, 담당자는 결재를 기다리느라 우왕좌왕이니 세 명 모두 피해를 보는 절차를 굳이 끌고 갈 이유가 없었다.
다음 날 조 이사는 신 대리에게 직접 보고를 받았다. 그러자 업무 진행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 신 대리 역시 애경그룹 최초로 대리급 팀장이 된 데다 차장 결재를 거치지 않고 이사한테 달려갈 수 있다니 놀라웠다. 이사와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니까 동기부여도 됐다. 한편 김 차장은 당시 ‘b&F’를 맡고 있었는데, 늘어난 시간만큼 이 제품에 올인해 ‘a솔루션’과 ‘b&F’ 두 제품은 똑같이 같은 해에 론칭되었다.
그 후 애경은 마케팅 사관학교로 불리게 되었다. 그가 KTF로 옮기고 난 뒤로도 거의 3년 정도는 이들이 전부 마케팅사관학교 출신으로 대접받았다. 그의 밑에서 일했다는 말만으로도 더 좋은 회사에 취직할 만큼 한마디로 평판이 좋았다. 어디 가서 레퍼런스 할 때도 그의 이름을 대고 ‘이 양반한테 물어보면 저에 대해 잘 안다.’라고 하면 틀림없었다. 그만큼 그는 부하관리를 잘했다고 인정받았다.

이야기의 교훈. 솔루션을 제공하지 말고 why, what, how로 물어라
나는 조서환의 이야기를 베스트 후배관리 사례로 든 것이 아니다. 물론 그는 부하에게 아무런 관심을 주지 못하거나 혹은 어설픈 솔루션을 내놓는 관리자보다는 확실한 솔루션을 제공해주니까 백 배 낫다. 하지만 진정한 성과관리자는 먼저 솔루션을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후배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찾도록 질문한다. 성과관리의 핵심은 솔루션 제공이 아니라 질문을 통한 코칭이기 때문이다. 솔루션이 고기를 주는 것이라면, 질문을 통한 코칭은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역량 수준별에 맞도록 어떻게 코칭을 할 수 있을까?

첫째, 초보자에게는 how형 질문을 하라.
how형 질문은 일의 구체적인 방법과 실행계획을 상세하게 가르쳐주는 것이다. how형 질문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how형 지시일 때가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관리자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보다 질문하기를 애써 노력해야 한다. 성과는 관리자가 내는 것이 아니라 실무자가 내기 때문이다. 성과관리자는 성과를 내도록 돕는 도우미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아무 것도 모르는 초보자에게 좋은 선배가 되어서 이렇게 물어보자. “어떻게(how) 하면 좋을까?” 그의 대답에서 긍정적인 요소들을 찾아 격려해주자. 그리고 “내 생각은 이런 방법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라고 다시 물어보자. 그리고 그의 답을 존중해주자. 그래야 그는 고기잡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둘째, 중급 수준의 사람에게는 what형 질문을 하라.
what형 질문은 일의 목표와 실행계획을 점검해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좋은 컨설턴트들은 이런 질문을 잘 던진다. “이 일의 구체적인 목표(what)가 무엇입니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당신을 무엇(what)을 할 것입니까?” 성과관리자로서 성장을 원한다면, 당신의 입에 이 질문을 달고 다녀라. 목표와 실행계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 일상 업무를 독립적으로 아니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타인과 협조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후배를 키우게 되는 셈이다. 고기 잡는 법의 핵심 질문 중 핵심이 위의 2가지 질문이니, 잘 기억해두기 바란다.

셋째, 고급 수준의 사람에게는 why형 질문을 하라.
why형 질문은 일의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목표와 실행계획을 가지고 열심히 뛰고 있는 훌륭한 후배에게 “왜 그 일을 해야 하는가?” 혹은 “그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점검해보게.”라고 물어 보라. 이 질문에 뭔가를 알았다는 듯이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고맙습니다.”고 인사를 건네는 후배에게 당신은 좋은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기억하라. 솔루션은 고기를 주는 것이고, 질문은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그리고,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성과관리자가 되어라.

 

 

-------------------------------------------------------------------------------------------------------
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홈피 : www.biztalk.pe.kr 
메일 : biztalk@empas.com
페북 : www.facebook.com/mvpcare

 

이 글은 쌍용그룹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