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 그라민 은행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의 경제학 교수 무하마드 유누스. 그가 하루는 가난의 현실을 배우기 위해 대학교 주변의 작은 마을에 둘렀다. 그곳의 비참한 생활을 보고 딱한 마음이 들어 자신의 주머니에 있는 돈 27달러(약 35,000원)를 42가구에 빌려주고 돌아왔다. 놀라운 소식은 42가구가 모두 가난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감정에 이끌린 개인적 차원의 해결책을 넘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보고 싶었다. 사방팔방으로 뛰어보았지만, 담보를 제공할 능력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겠다는 은행은 한 곳도 없었다. 그는 직접 나서기로 했다. 과감하게 교수직을 사임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인 그라민 은행을 창설했다. 문제는 대출 리스크를 줄이는 일이었다. 그가 오랜 시간 실험하고 정착한 제도적 장치는 다음 두 가지다.
첫째, 남자가 아니라 여자에게, 그리고 개인이 아니라 그룹에게 빌려주는 것이다. 그라민 은행이 설립되기 전까지 방글라데시 은행들에서 융자를 받은 여성의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방글라데시의 은행 시스템은 여성 차별적이었다. 그래서 그라민 은행은 융자를 줄 때 적어도 50%는 여성에게 주는 실험적 기간을 고집했다. 실험 결과는 예상대로 여성의 우세로 나타났고, 그라민 은행은 여성에 대한 대출을 점차 늘려갔다.
또한, 개인 아니라 그룹을 지어 빌려주는 것이다. 그라민 은행은 융자를 줄 때 총 5명이 한 그룹이 되게 한다. 그룹의 첫 번째 사람에게 먼저 융자를 주고 난 다음 다른 두 사람에게 융자를 준다. 그런 후 이들이 처음 6주 동안 제대로 원금을 갚는지를 보고 나서 나머지 두 사람에게도 융자를 준다. 일 주일 단위로 그룹끼리 센터에 모인다. 센터는 여덟 그룹까지 함께 모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그들은 원금을 갚기도 하고, 저축예금에 넣을 돈을 내놓기도 하고, 새로운 융자 건을 논의하거나 흥미로운 화제를 나누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혼자서가 아니라 그룹을 통해 서로 도와 대출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원금을 일시에 상환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나누어 상환하는 것이다. 방글라데시의 시중 은행들은 언제나 원금은 일시에 돌려 받기를 요구했다. 하지만 그라민 은행은 원금을 매일 혹은 매주 조금씩 나누어 갚도록 함으로써, 돈을 갚을 때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그라민 은행은 회계를 단순화시키기 위해 원금 전체의 상황 기한을 1년으로 못박았다. 그래서 만일 365타카를 빌린다면, 매일 1타카씩 혹은 매주 7타카씩 갚아 나가는 식이다. 너무나 쉽고 간단한 방법이었다.
이 두 가지 시스템에 힘입어 그라민 은행은 98.85%라는 최고 대출상환율을 자랑하는 전국적인 은행이 되었고, 나아가 세계은행에 소액신용대출이라는 새로운 은행상품을 내놓게 되었다. 이를 통해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나는 기회를 맞게 되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그라민 은행과 무하마드 유누스는 공동으로 200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다.

이야기의 교훈. 핵심성공요인과 핵심성과지표를 개발하라
건축사들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직업이 아니다. 그들은 설계도면을 작성할 때 건축물의 가장 높은 층에서부터 가장 아래층까지 층별로 하중을 계산한다. 그리고 각층의 기둥과 외벽이 얼마만큼의 하중을 견뎌야 하는지를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그래서 건축사도 엔지니어라 부른다. 이와 마찬가지로 조직의 모든 내부 프로세스 수립은 BSC(균형성과표) 상위의 목적인 고객만족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조직의 모든 프로세스는 하중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한 건축물처럼 그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렇다면, 질문이다. 우리는 어떤 기준을 따라 내부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할까?

첫째, 조직의 핵심성공요인(CSF, Critical Success Factor)을 찾아야 한다.

그라민 은행의 핵심성공요인을 생각해보자. 이전까지 방글라데시의 모든 은행들은 남성들을 주고객으로 생각했다. 남성들이 경제의 주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라민 은행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이 되겠다고 천명했고, 이를 위한 핵심성공요인은 여성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실험으로 증명해보였다. 조직의 핵심성공요인이 반드시 핵심고객에 대한 재정의일 필요는 없다. 핵심성공요인은 조직의 특성마다 달라야 한다.

토요타 자동차를 오늘의 최강 기업으로 만든 핵심성공요인은 간판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간판(看板)은 말 그대로 신호, 표시, 또는 카드를 의미하는 것으로, '고객이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양만큼' 공급하도록 하는 정보를 담은 시스템이다. 색깔을 다르게 하여 쉽게 구별되게 하고, 간판 위에는 품목명, 수량, 행선지 등의 정보를 기재한다. 이것이 그토록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도요타에 있는, 도요타만의 핵심성공요인을 제대로 찾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 프로세스를 철저히 지키고 따랐다는 점이다. 주문이 없으면 아예 만들지 않고, 주문이 들어왔을 때는 최단 시간에 만들어내는 토요타의 간판 시스템은 핵심성공요인이 가장 자기다운 모습이어야 함을 강조해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둘째, 조직의 핵심성과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개발해야 한다.

핵심성공요인을 꾸준히 실천하기 위해서는 핵심성공요임을 핵심성과지표로 개발해야 한다. 이 실험의 과정이 바로 조직의 내부 프로세스의 개발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라민 은행은 여성들에게 융자를 해주되, 매일 혹은 매주 원금을 갚도록 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왜냐하면, 그것이 여성들에게 적합한 지표였기 때문이다.
휴렛패커드(HP)의 예를 살펴보자. HP는 직원들의 신상 폴더에 직원들이 원하는 것들을 특별 파일로 정리해 둔다. 파일 속에는 개개인의 특별 관심사항이 수록되어 있다. 누군가 기여를 하면, 매니저는 파일을 체크하여 개별화된 보상을 해준다. 어떤 직원은 영화 티켓을 받는가하면, 어떤 직원은 야구장 티켓이나 디즈니랜드 입장권을 받는다. 요컨대 개개인에게 적합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이 개인에 대한 깊은 존중을 기초한 HP Way식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 한 가지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핵심성과지표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 프로세스에는 정답은 없다. 다만 모두가 정답이 믿는 것, 그것을 지위고하 막론하고 모두가 실천하는 것, 이것이 세계 일류로 가는 프로세스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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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동양기전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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