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루 종일 차가 필요한가?
닐 피터슨(Neil Peterson)은 지난 20년 동안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시애틀 같은 대도시의 대중교통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해 왔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스위스 여행을 하던 중 자동차 나눠 타기를 경험하게 되었다. 사용자들이 서로 연대를 맺어 필요할 때만 자동차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는 이 비즈니스 모델을 보며 스스로 이렇게 물었다. '미국에서도 자동차 나눠 타기가 가능할까? 정말 우리는 하루 종일 차가 필요한가?'
그는 바로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자동차 한 대를 소유하려면 보험료, 수리비, 세금까지 대략 한 달에 600달러 이상 들어간다. 자동차 관련 비용은 미국인들의 가계 지출에서 주거비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다시 질문했다. '한 달에 몇 시간 정도 사용하는 고객이면 승산이 있을까?' 그리고 스스로 답했다. 평균 20여 시간 이하의 자동차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고객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플렉스 카(Flex car)를 설립했다. 플렉스 카는 시애틀의 중심가에서 자동차 두 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1년에 25달러를 내고 플렉스 카의 회원이 되면 전화나 인터넷으로 시내에 대기하고 있는 자동차 중 한 대를 예약할 수 있다. 그들은 전자카드로 자동차 문을 열고 탈 수 있으며 되돌아오면 주행시간이 위성으로 전달되어 계산서가 나온다. 사용료는 시간당 6~9달러 사이인데 여기에는 감가상각비, 연료비, 보험료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는 금액이다.
그는 사업 초창기의 마음가짐을 결코 잊지 않기 위해 하루를 시작하며 이렇게 질문한다. '이런 사업이 정말 의미가 있을까?' 그렇다. 그는 플렉스 카가 공유하는 한 대의 자동차는 거리를 메우는 여섯 대의 자동차를 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플렉스 카는 주차, 교통체증, 그리고 공해 문제도 해결해 준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의 이런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고객들이다. 플렉스 카 고객 중 60퍼센트 이상이 이전에 소유했던 자동차를 팔았으며 다시 구입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자신의 선택이 지구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도 인식하고 있지만 자동차로 스스로를 과시할 이유 또한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소유하는 것보다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
2000년에 설립된 플렉스 카는 현재 미국 서부 해안의 12개 도시에서 활동 중이며 350대의 자동차를 2만 명 이상의 회원이 이용하고 있다. 기업 고객도 늘어나면서 지금은 회사 전체 매출의 4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존의 자동차 렌탈 업체나 택시와 경쟁상대가 될 정도로 성장했다. 닐 피터슨이 던진 3가지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은 직장인들이 배워야 할 성과관리의 핵심내용이기도 하다. 하나씩 살펴보며 그 의미를 되새김질 해보자.

교훈1. 잠망경으로 질문하라
잠망경으로 질문하라는 것은 '무엇이 변하고 있는지?'를 세심히 관찰하는 것이다. 닐 피터슨이 던진 질문을 생각해보라. '미국에서도 자동차 나눠 타기가 가능할까? 정말 우리는 하루 종일 차가 필요한가?' 이 질문은 마치 잠수함을 타고 가면서 수면 위의 상황이 어떤지를 살피는 잠망경과 같다고 하여 잠망경 질문이라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날마다 새롭게 직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성과관리의 첫 시작이다. 효과적인 성과는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지만, 아직 본격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은 곳에서 시작된다. 1910년 전후 헨리 포드의 사업이 성공을 거두기 시작할 무렵, 당시 소규모 자동차 제조 회사의 사장이었던 윌리엄 듀랜트(William C. Durant)는 '부자들의 장난감이 대중교통 수단으로 바뀌어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는 답변을 하고 난 뒤 그는 대규모 자동차 회사가 필요하다는 생각 하에 제너럴 모터스를 창립할 수 있었다. 이미와 아직 사이의 기회를 잠망경으로 살피는 일이 성과관리의 시작이다.

교훈2. 현미경으로 질문하라
현미경으로 질문한다는 것은 '사실이 어떠한가?'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닐 피터슨이 던진 질문은 '한 달에 몇 시간 정도 사용하는 고객이면 승산이 있을까?'였다. 이미와 아직 사이의 기회를 직관으로 파악하였다면, 이를 사실적으로 확인해보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이같은 질문은 과학자가 하나의 작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현미경을 이용하여 작은 부분이라도 간과하지 않고 살피듯이 사실을 샅샅이 뒤지는 단계다. 이를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성과목표를 질문으로 바꾸어 읽고, 생각하고, 수첩에 적어두는 과정을 릴레이식으로 연속적으로 갖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출 100억 달성'이라는 성과목표가 있다면 '어떻게 하면 100억을 달성할 수 있을까?'라고 읽고, 매일같이 생각하고, 수첩에 적어둔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변을 매일같이 수첩에 해나가는 것이다. 그 과정 중에 매일 신규고객을 다섯 사람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가 나왔다면 이를 다시 '어떻게 하면 매일 신규고객 5명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답한다. 이런 식으로 연속적으로 답하면, 현미경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교훈3. 망원경으로 질문하라
망원경으로 질문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고 묻고 그 의미를 상상하고 창조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닐 피터슨이 던진 질문은 '이런 사업이 정말 의미가 있을까?'였다. 이 단계는 담당자의 현미경 입장이 아니라 고객의 통합적이고 거시적 입장, 즉 망원경적 시각으로 성과를 실행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성과는 무엇인가'에 답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만나게 될 결론은 '성과는 고객과의 일정표다.'라는 단순한 해답일 것이다. 성과를 올린다, 성공한다, 성취한다는 것은 잠망경의 아이디어 창출 단계로 끝나서는 안 된다. 또한 멋진 기획서와 상사들의 서명으로 끝나서도 안 된다. 성과는 반드시 고객과의 시간, 장소,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루어진 빡빡한 일정표로 마무리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위 질문들(quest-ions)은 우리의 성과관리 여행길(quest)을 안내해 주는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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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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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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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쌍용그룹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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