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는 백신회사가 아니다
1999년은 안철수연구소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다. CIH 바이러스 대란이 일어나면서 연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고, 앤디를 출시하면서 바이러스에서 보안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혔고, IMF 환란으로 인해 좋은 인재들을 영입하고, 사무실 임대료 같은 고정비용을 크게 줄여 탄탄한 경영을 할 수 있게 된 해다.
2000년 이후 안철수연구소는 변화기를 겪게 된다. 일반적인 기업 성장사에서 발전기 다음에는 도약기 같은 명칭이 뒤따르지만, 안철수연구소는 발전기 다음은 변화기라고 정의내렸기 때문이다. 해이해지는 마음을 경계해야한다는 목적이 있었고,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진정한 변화는 바로 이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안철수연구소는 백신회사에서 탈피하고 종합보안기업으로의 새로운 포지셔닝을 단행했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는 안철수연구소가 되었다.
이러한 포지셔닝을 바탕으로 안철수연구소는 새로운 사업부문을 추가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유관분야의 회사들과 협력관계를 통해 고객의 요구에 민감히 반응한다는 전략을 짰는데, 그 방법은 인터넷 사업부를 통한 보안컨설팅이었다. 인터넷 사업부를 두기 전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대기업이 주요 고객이었다. 그래서 중소기업의 경우는 영업 인력의 물리적 한계 때문에 적극적으로 다가서기가 힘들었다. 이에 안철수연구소는 인터넷 사업부를 통해 중소기업 고객들에게 다운로드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면서 매주 이 분야에서만 수천만 원씩 매출을 추가로 올릴 수 있었다.
현재 안철수연구소의 포지셔닝은 패키지 소프트웨어, 보안, 인터넷 서비스 3개의 영역이 겹쳐지는 중앙 접점에 존재한다. 안철수연구소는 시장 선점의 기회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긴 하지만, 문제는 동시에 경쟁자들이 들어올 영역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안철수연구소는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협력업체들과 수평적 네트워킹을 지향하고 있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안철수연구소는 조인트 벤처 합작회사 형태로 진출하여 다른 경쟁사들을 따돌리는 포지셔닝을 할 수 있었다.

이야기의 교훈. 포지셔닝의 3가지 관점
위의 안철수연구소 이야기는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한 기업의 포지셔닝 전략을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안철수연구소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포지셔닝 전략은 3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것은 목표, 소비자, 경쟁자 관점이다. 목표 관점이란 현재의 상태에서 이루고자 하는 미래의 상태로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소비자 관점이란 기업 내부 관점이 아니라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다. 경쟁자 관점이란 항상 경쟁자를 의식한 포지셔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자.

1. 3배의 법칙
"1999년 연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다. 2000년 이후 성장기를 변화기로 정의하다." 이 두 사건은 안철수연구소의 목표 관점이 남달랐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안철수연구소는 백신회사에서 탈피하고 종합보안기업이 될 수 있었고, 회사명도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에서 안철수연구소가 될 수 있었다.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목표 관점의 포지셔닝 법칙은 '3배의 법칙'이다. 이는 2등은 세 배의 노력을 해야만 겨우 1등과 비슷해질 수 있다는 법칙이다. 이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1등을 위해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두려워 말고 최초의 도전을 하는 것이다. 최초의 도전은 항상 가장 좋은 포지셔닝을 할 수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도전은 소비자들이 기억해주지 않지만, 최초는 항상 소비자 기억의 1순위가 된다. 그래서 브랜드 관리하기도 쉽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우리 회사가 제일 먼저 그 길을 갔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자신감을 갖는 원동력이 된다. 모든 최초는 항상 도전의 연속이 아니던가? 기억하라. 실패해서 꿈이 깨지는 것보다 더 두려운 것은 도전 앞에서 스스로 꿈을 접는 나약함이다.
둘째, 1등과 2등 이하의 전략이 달라야 한다. 1등이라면 동일화(同一化)전략을 써야 하고 2등 이하는 차별화(差別化)전략을 짜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컴퓨터 보안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가 1등이라면 안철수연구소는 자기의 브랜드를 파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보안을 강조한다. 컴퓨터 보안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안철수연구소도 덩달아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2등 이하는 안철수연구소와는 다른 자기의 모습, 자신의 주장, 자기만의 브랜드를 강조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 흔히 1등을 모방하고 따라하기 쉬운데 그러면 오히려 1등을 도와주는 결과가 된다. 컴퓨터 보안시장 자체를 강조하는 것을 1등의 동일화 전략이라 하고, 자기 브랜드를 강조하는 것을 차별화 전략이 한다.
결국, 3배의 법칙은 1등을 위한 최초의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 것과 2등 이하는 1등과 다른 차별화 전략을 짜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제, 당신을 위한 질문이다. 최초의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 것인가? 아니면 차별화 전략을 짤 것인가?

2. 단순성의 법칙
안철수연구소의 인터넷 사업부를 통한 보안컨설팅 사업은 고객의 요구에 민감히 반응한 전략이었다. 그렇다. 안철수연구소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강조점은 고객의 요구 즉 소비자의 관점에서 포지셔닝을 시도하라는 말이다. 에이비스(Avis) No. 2캠페인을 기억하는가? "우리는 렌터카 회사에서 2위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우리를 이용할까요?"라고 묻는다. 에이비스는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는 더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안철수연구소와 에이비스 사례가 우리에게 말하는 소비자 관점의 법칙은 단순성의 법칙이다. 단순성의 법칙이란 소비자들이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포지셔닝하는 전략이다.
단순성의 법칙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하다. 고객의 마음에 단순하게 다가서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인터파크는 모든 경영자원과 기업 활동이 보다 저렴한 가격을 달성하는 쪽으로 모아져 있다.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성의 법칙에 맞게 모든 업무 프로세스와 마케팅이 효율적으로 전개된다. 이런 간결하고 명확한 전략적 방향성으로 인터파크는 인터넷 쇼핑몰업계 최강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고객들에게도 '싸니까'라는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여 '이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이제 당신을 위한 질문이다. 포지셔닝의 대가 알 리스는 "사람들에게 '롤렉스가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비싼 시계'라고 대답한다."며 '이것이 바로 포지셔닝 구축의 성공 사례'라고 설명했다. 당신의 회사는 혹은 당신 회사 제품에 대하여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사람들의 첫 마디는 무슨 말일까? 여기에 집중하는 것, 이것이 바로 단순성의 법칙이다.

3. 주도성의 법칙
2008년 현재 안철수연구소의 포지셔닝은 패키지 소프트웨어, 보안, 인터넷 서비스 3개의 영역이 겹쳐지는 중앙 접점에 존재한다. 그만큼 안철수연구소는 3배의 법칙에 따라 최초의 도전으로 시장 선점의 기회를 잘 활용해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동시에 경쟁자들이 들어올 영역이 많다는 것! 그래서 안철수연구소는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협력업체들과 수평적 네트워킹을 지향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경쟁자를 어떻게 정의하고 이들에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말해준다는 것이다.
경쟁자 관점으로 볼 때는 경쟁의 범위를 좁히지 말고 가능한 넓게 가져가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민들레영토라는 카페가 데이트의 즐거움을 주는 사업이라고 한다면, 경쟁을 위해 고려되는 대상은 영화, 놀이공원, 서점, 여행, 선물 등이다. 카페라는 범위로 한정지어 경쟁을 이해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즉, '데이트 상품'이라는 시장에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서로 다른 제품이 각각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MP3로 유명한 아이리버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그들은 자신의 경쟁사를 누구로 생각하고 있을까? MP3는 하이테크 기술을 사용한 제품이 아니다. 웬만한 호사면 다 만들 수 있는 중급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회사의 CEO는 사업의 본질을 패션업으로 정의했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사도 조르지오 아르마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고객들이 다른 경쟁사를 버리고 이 회사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디자인이 세련되기 때문이다.
2등 이하의 기업이나 회사가 경쟁자 관점에서 기억할만한 할 경쟁자 관점의 주요 전략 중 하나는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전략이다. 맥주 이야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맥주 시장은 오비 맥주와 크라운 맥주라는 구조로 고객들에게 인식되어 있었다. 오비 맥주는 '맛있는 맥주'로 크라운 맥주는 '오비 맥주보다 맛없고 쓴 맥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당연히 오비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때, 크라운 맥주는 '하이트 맥주'를 출시하면서 '깨끗한 물'이라는, 기존의 맥주 시장 구조와는 전혀 다른, 새롭고 신선한 개념을 도입해 맥주시장의 방향 자체를 바꾸어버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맛있는 맥주와 맛없는 맥주라는 게임의 규칙을 깨끗한 물과 더러운 물이라는 게임의 규칙으로 바꾼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당신을 위한 질문이다. 당신의 기업이나 회사의 경쟁자는 누구인가? 그들은 어떤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가? 두 가지 질문을 잊지 마라. 하나는 경쟁의 범위를 너무 좁히고 있지는 않는지? 또 다른 하나는 게임을 규칙을 바꿀 새로운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월마트 창업자인 샘 월튼은 이렇게 말했다. "사회적 통념을 무시하라. 만약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법으로 일하고 있다면, 정반대 방향으로 가야 틈새를 찾아낼 수 있다." 철저하게 환경과 경쟁자를 분석하여 남들과는 뭔가 다른 포지셔닝을 하는 것! 그것이 포지셔닝 전략의 하이라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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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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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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