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 자전거 그리기
고객들을 직접 대하는 유통업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마다 나는 "두 발 자전거를 한 번 그려보세요!"라고 말하고는 A4지를 한 장씩 나누어준다. 그렇게 흔하게 많이 보아온 자전거이지만, 자전거를 그리라는 강사의 주문에 바로 자전거를 뚝딱 그려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니 오히려 사람들은 당황한다. 믿기 어렵다면, 당신도 자전거를 그려 보라. 자전거를 잘 그리고 못 그리고의 문제를 떠나서 자전거의 기능적인 면을 고려해서 그저 그려보기만 해보라.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전거 그림을 다 그린 후, 강사는 자전거 그림을 파워포인트 한 장으로 보여준다. 그 때 서야 사람들은 "아~"하며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왜 제대로 그리지 못했지?'라며 의아해한다. 강사는 정답인 사진과 교육생들이 스스로 그린 자전거를 비교해보라고 주문한다. 그리고 자전거를 기능적으로 잘 그렸는 지 스스로 평가할 수 있도록 서너 가지 기준점들을 제시한다.
첫째, 자전거의 기본적인 프레임은 삼각형 두 개다. 두 개의 삼각형이 만나는 곳에 안장이 있고, 구동력을 전달해주는 체인이 있다. 둘째, 체인은 뒷바퀴와 연결되어 있다. 앞뒤바퀴와 다 연결되도록 그리는 사람이 종종 있는데, 이런 자전거는 잘못 그린 자전거다. 셋째, 핸들은 앞바퀴와만 연결되어 있다. 자전거의 방향조절은 앞바퀴로 하는데, 의외로 사람들은 이 부분에서 많이 틀린다. 넷째, 브레이크는 앞뒤에 하나씩 둘 다 연결되어 있다. 너무나 작기 때문에 사람들은 브레이크를 그리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결정적인 실수다.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는 자전거가 아니다.

고객을 설득하라
유통업자의 역할은 강의장에서 "두 발 자전거를 한 번 그려보세요!"라고 주문하는 강사와 같다. 섣불리 알고 있으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상품에 대한 지식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고객들을 설득해야 하니까. 무례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당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고객들에게 어떻게 잘 설득할 수 있을까? 자전거 그림에서 힌트를 찾아보자.

첫째, 인격과 역량을 갖추어라.
자전거의 삼각형 두 개 프레임은 성품(Character)과 역량(Competency)을 의미한다. 설득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설득의 방법보다 설득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설득의 강도가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설득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인 광고에 나오는 전형적인 두 부류는 연예인과 전문가다. 연예인은 성품을 대표하고, 전문가는 역량을 대표한다. 연예인들은 "당신이 나를 좋아한다면 내가 권하는 이 상품도 좋아하게 될거야!"라고 말하는 것이고, 전문가들은 "당신의 나의 능력을 믿는다면, 내가 권하는 이 상품도 믿을만해!"라고 말하는 것이다. 설득을 잘하고 싶은가? 성품과 역량의 기본 프레임을 갖추어라.

둘째, 상품에 대한 지식과 사람에 대한 이해에 균형을 맞추어라.
자전거의 체인과 연결된 뒷바퀴는 구동력을 의미한다. 동력을 전달하는 힘은 뒷바퀴에서 나온다. 자전거의 핸들과 연결된 앞바퀴는 방향을 조절하는 장치다. 앞바퀴로 동력을 전달하지 않고, 뒷바퀴로 방향을 조절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앞뒤바퀴 모두에 체인을 감은 자전거는 잘못 그린 그림이다. 자전거의 뒷바퀴는 상품에 대한 지식(Technical Skill)을 의미한다. 제품 자체 그리고 제품 관련 기술에 대한 지식은 유통 및 판매를 위한 당신의 노력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힘을 제공하는 뒷바퀴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상품에 대한 지식을 더 많이 쌓을수록 당신의 뒷바퀴로 전달되는 힘은 더욱 세질 것이다. 반면, 자전거의 앞바퀴는 사람에 대한 이해(Human Skill)를 의미한다. 이는 사람인 고객을 대하면서 고객의 마음을 헤아려가며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인간관계 스킬을 의미한다.
앞바퀴로 방향을 제대로 조정할 수 없다면 뒷바퀴가 아무리 강한 힘으로 밀어주어도 원하는 곳에 갈 수가 없다. 상품에 대한 지식을 아무리 많이 알고 있고,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아무리 많이 갖추었다고 해도 사람을 이해하는 스킬을 지니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전거의 양쪽 바퀴 크기는 균형을 이루는 것이 좋다. 뒷바퀴가 작고 앞바퀴만 크면 자전거가 달리기는 하지만 속도가 안 난다. 이는 인간적인 매력은 넘치지만 상품에 대한 지식이 없어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앞바퀴는 작은데 뒷바퀴만 크다면 속도는 빠르지만 방향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어딘가에 충돌할 위험이 커진다. 현재는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가 안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사고를 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따라서 상품에 대한 지식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균형을 맞출 때 높은 성과를 내는 유통업자가 될 수 있다.

셋째, 디테일에 강하라.
자전거 그림을 그리는데, 브레이크를 그리지 않는 것은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다. 랜스 암스트롱처럼 자전거를 전문적으로 타는 사람들은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는 데, 브레이크라는 제동장치가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자전거 그림을 그릴 때 브레이크를 빠트리는 가장 큰 이유는 브레이크의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자전거는 "원하는 곳으로 달릴 수 있고, 원치 않는 곳에서 멈출 수 있는 이동장치"다. 너무나 작은 것이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그리지 못했다고 핑계할 수 없다. 성과를 내는 유통업자는, 작은 것 하나라도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작은 것 즉 디테일을 챙기는 사람이다.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라. '나는 디테일을 챙기는 유통업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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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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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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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GS리테일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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