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시장의 이단아 조운호 과장의 가을대추 런칭
"아니, 도대체 음료 시장을 알기나 하는 겁니까?" 영업부서 간부들은 혀를 끌끌 차며 어이없어했다. 마케팅팀 조운호 과장이 간부 회의에서 가을대추의 출시 일자를 10월 1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주장은 한결같았다. "음료라는 게 갈증 해소가 가장 큰 구매 동기 아닙니까? 그래서 애들 소풍 가는 3, 4월에 시작해서 9월 되고 찬바람 불면 한풀 꺾이고, 10월부터는 비수기에 접어듭니다. 아무리 초보라지만 기본은 알고 말씀하셔야지요!"라며 날카로운 말로 조 과장을 공격했다. "여러분, 좋습니다. 여러분이 말하는 성수기, 비수기가 있기 때문에 우리 같은 회사는 비수기에 내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메이저 음료 회사들이 성수기가 시작되는 3, 4월에 신제품을 낸다는 건 이 바닥의 불문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는 비수기에 내야 하는 겁니다. 우리 영업조직이 부실하다는 건 다 아시죠? 성수기에는 모든 음료 영업조직이 잘 팔리는 제품, 광고 팡팡 때려주는 큰 회사,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말씀하시는 롯데칠성, 해태, 코카콜라 등으로 몰립니다. 그때 우리가 무슨 수로 이들을 이길 수 있습니까? 대리점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들이겠습니까? 하지만 비수기는 대리점 사람들이 쉴 때가 아닙니까? 한 절반은 놀든지, 아니면 수익이 성수기의 반도 안 될 때니까 우리 같은 회사에도 관심을 가진단 말입니다. 바로 이때 대리점 모집을 하면 쉽게 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비수기야말로 우리 같은 회사가 기지개를 켤 때입니다. 둘째, 게다가 가을대추는 청량감만으로 승부하는 음료가 아닙니다. 애당초 타깃을 30, 40대 도시 직장인으로 잡아서 대추 마시면서 고향 생각도 하고, 가을에 잘 익은 빨간 대추나무와 고향집도 떠올리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풀어주는 컨셉트 아닙니까? 그러니 당연히 가을에 내는 게 어울리지요." 이렇게 간부들을 설득하고, 대리점을 모집하고, 계획대로 10월 1일 첫 판매를 시작했다. 첫 달 목표가 10만 개 플러스 알파 수준이었는데, 실제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거의 40만 캔 가까이 팔린 것이다. 조 과장은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 "이건 대박이다!"
작용에는 반작용이 있게 마련이다.
3월에 런칭하는 관행을 깨고 10월에 음료수를 런칭한다는 생각의 변화는 큰 파장을 불러왔다. 조운호 과장이 진정한 변화를 위해 통과해야 하는 첫 관문은 간부사원들의 날카로운 공격이었다. 이처럼 변화라는 작용을 작동시키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반작용의 작동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작용에는 반작용이 있게 마련이다. 뉴튼의 법칙은 물리적 법칙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뉴튼이 말한 바와 같이, 변화의 작용이 크면 클수록 반작용도 그만큼 커진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했던가? 피할 수 없는 변화, 리더는 어떻게 변화를 이끌고, 우리는 어떻게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까?

1. 리더는 변화의 길잡이다.
변화를 위한 리더의 역할은 길잡이(pathfinder)이어야 한다. 무슨 길이냐고? 그 길은 고객의 길이다. 고객의 길을 정확히 인식하기 위한 리더의 몸부림 없이 변화는 있을 수 없다. 고객의 길은 리더의 머리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행동이라는 현재를 관찰함으로 발견되는 것이다. 잭 웰치는 리더가 길잡이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역 멘토링' 프로그램을 GE에 도입한 바 있다. 역 멘토링이란 조직에서 신입사원이나 어린 직원이 간부 등 나이가 많은 리더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다. 신입사원이 리더에게 무엇을 가르친다고? "신입사원인 나를 이해하라고!!! 그리고 신입사원인 나를 이해함으로 고객의 길을 이해하라고." 그러므로 잊지 말아야 한다. 리더는 고객의 길을 늘 물어야 하고,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2. 모두의 참여가 진정한 변화를 이끈다.
변화를 위한 리더의 역할이 길잡이라면, 변화를 위한 직원의 역할은 참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변화(C)란 리더의 길잡이(F)와 직원의 참여(P)의 곱이라 할 수 있다. 이를 기호로 표현하면, C=F*P이다. 아무리 좋은 리더가 길잡이 역할을 제대로 한다고 하더라도 직원들의 참여가 없다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곱셈에서 숫자 '0'에 아무리 많은 수를 곱해도 결과는 '0'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직원의 참여가 전혀 일어나지 않으면 조직은 암(癌)에 걸리고 만다. 암이란 중간에 입 구(口) 자가 세 개 있을 정도로 조직원들이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많은 데 그걸 산(山)으로 가두어놓고 막아버렸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리더는 변화의 길잡이 역할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협조 구하기 즉 직원 참여의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 훌륭한 리더란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면을 더 강조할 수는 있지만, 변화의 일을 처리하는 방법과 직원을 참여시키는 방법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3. 변화에 적응하지 말고 창조하라.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적응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변하고, 고객이 변하니 나도 그리고 우리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변화를 창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만든 변화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고 한다. 그들은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그 주인이 되려고 한다. 그들에게 변화란 창조하는 것이지 적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DVD콤보는 아날로그 제품인 VCR와 디지털 제품인 DVD플레이어를 하나로 합치 이른바 복합 가전이다. '이것 저것 합친 복합 가전제품이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경쟁업체들이 거들떠보지 않을 때 삼성은 과감히 제품개발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의 욕구인 고객의 길을 면밀히 관찰하고 조사하였고, 직원들의 열정 어린 참여로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였다. 별다른 기술력이나 투자 없이 만든 이 제품은 출시 일 년만에 해외에서 130만 대, 국내에서 7만 대를 판매하며 '대박 상품'이 되었다. 기억하라. 변화는 적응하는 것이 아니다. 창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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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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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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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쌍용그룹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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