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탱크 최경주 이야기1. 하찮은 일을 하다
“최 프로, 다음 주 일요일에 시간 있어? 코스에 한번 갑시다.” 아직 연습생이었던 그를 ‘프로’라고 부르며 가끔씩 필드에 데리고 가시는 분들이 있었다. 연습생 처지에 비싼 그린피를 감당하기가 어려웠으니 그분들의 제안은 그에게 가뭄에 단비 같았다. “왜 저를 코스에 데려가십니까?”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음, 그건 자네가 걸레질을 아주 잘하기 때문이야.”
상황은 이랬다. 골프 연습장은 새벽 6시에 문을 열었는데 그는 5시부터 나가 바닥의 고무매트를 대걸레로 깨끗하게 닦아 두곤 했다. 첫 손님이 연습장에 들어섰을 때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나무랄 사람이 없었지만 ‘내가 손님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깨끗한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작했고, 한번 시작했으니 그는 멈출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손님들은 그걸 대견해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걸레질을 꾸준하게 성실히 하는 모습을 보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겼다는 것이다.
프로가 된 다음에는 레슨을 하고 나면 그의 바지 주머니에 몇만 원을 찔러 주시는 분들이 간혹 있었다. 삼십 분도 안 되는 시간에 문제점을 콕콕 집어내 잘 고쳐준다며 고마워했다. 레슨을 하는 프로 골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용돈까지 받으니 그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영업이 끝난 늦은 밤에 라커에 보관된 고마운 분들의 골프 클럽을 꺼내서 솔로 깨끗하게 닦아 놓곤 했다. 그렇게 선순환이 되었고, 그들 중에는 지금의 그가 되기까지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신 분들도 있다.

코리안 탱크 최경주 이야기2. 위대한 꿈을 이루다
프로 골퍼가 된 그는 더 깊은 수렁을 만났다. 골프 연습장마다 지연과 학연으로 얽힌 선후배 관계가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어, 전남 완도 출신의 시골파인 그에게는 거의 일할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국내를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물론 최종 목표는 미국의 PGA였다. 먼저 일본 기린 오픈 골프대회에서 첫 해외 우승을 했다. 2주 뒤에는 열린 우베 고산 오픈에서 또 다시 정상에 올랐다. 2주 간격으로 연이어 우승하자 일본 투어 상금 랭킹 10위권 안으로 순위가 급상승했다.
그런데 그에게는 우승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 우베 고산 오픈에서 동반 라운드를 했던 일본 선수에게서 기막힌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전혀 들어 보지 못했던 정보였다. “일본 투어 상금 랭킹 10위 안에 들면 미국 PGA 투어를 위한 예선전인 Q스쿨 최종전으로 곧장 갈 수 있다.”는 정보였다. 즉 일본 투어 시즌 합계 상금 랭킹 10위 안에 든 사람들 중에 희망자 세 명에게는 Q스쿨 1, 2차 예선 면제 혜택을 주어 바로 최종전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가 목표로 하던 미국 진출의 문이 일본에서 열릴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문틈 사이로 서광이 비치는 것 같았다. 그는 유럽과 아시아의 모든 대회를 뒤로 하고, 일본에 주력하기로 했다. 다행히 그는 상금 랭킹 10위권 안에 들어 자격을 부여 받았다. 그리고 당해 년도 Q스쿨 최종 라운드에서 합격선 8언더파를 쳐서 시드 배정을 받게 되었다. 대한민국 남자 프로 골퍼 최초로 미국 PGA 투어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우고, 그 해 Q스쿨 통과자 중 유일한 동양인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위의 두 일화는 미국 PGA 투어에 한국인 최초로 입성하여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 같은 세계의 내로라하는 골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최경주 프로의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는 지금의 하찮은 일이 미래의 위대한 꿈을 이루어주는 통로가 됨을 말해준다. 이 지혜는 그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표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자, 이제 하찮은 일과 위대한 목표를 이어보자.

먼저 프로세스 관점에서 살펴보자.
최경주의 걸레질은 가난한 연습생 시절의 그린피 후원자를 만들어 주었고, 프로 시절의 든든한 후원자로까지 이어지게 한 보물이 되었다. 이것은 “지금의 하찮은 일에서 최선을 다하면 작은 기회가 생긴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작은 기회는 보다 큰 기회를 얻기 위한 통로가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큰 기회를 통해 그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는 큰 꿈을 꾸게 되었다. 핵심은 지금의 하찮고 시시한 일이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는 큰 꿈을 꾸게 하는 시발점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지금의 하찮고 시시한 일에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는 큰 꿈을 꾸게 하는 씨앗을 보는 믿음의 눈을 필요로 한다. 그 믿음을 최경주는 이렇게 표현했다. “지금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긴다.” 그대에게도 묻고 싶다. “그대는 큰 불을 일으키는 작은 불씨를 가지고 있는가?”

이번에는 실행과 목표 관점에서 정리해보자.
최경주의 목표는 미국 PGA였다. 그는 국내에서 시작하여 미국 PGA를 향하고자 하였으나, 지연과 학연으로 얽힌 국내에서 발도 붙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일본에서 도전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가는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그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우리의 인생과 비즈니스에는 이런 예상 밖의 일이 넘쳐난다. 핵심은 완전한 목표 혹은 목표로 가는 완전한 로드맵은 그릴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는 현대는 유연한 실행을 통해 한 걸음씩 목표에 더 다가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의 PGA를 목표로 두고, 지금 여기에서의 최선인 일본에서 실행을 하다 보면 최종 목표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오는 식이다. 그렇기에 목표를 포기하지 말되 손과 발은 지금과 여기에 있어야 한다. 그것이 걸레질이든 복사든 책상정리든 최선을 다하면 목표는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오는 법이다. 그대에게도 묻고 싶다. “그대가 잊지 않고 있는 목표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지금도 실행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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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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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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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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