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죽 김철호 사장이 말하는 고객만족 이야기
창업 만 3년 만에 전국 약 500개의 가맹점에서 하루 약 5,000그릇의 죽을 팔아, 연 1,800억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본죽. 본죽이 이제 막 시작을 할 때 창업자인 김철호 사장이 가장 염두에 둔 부분은 "젊은 여성들"을 위한 인테리어였다. 그는 인테리어 컨셉이 본죽의 미래라고 생각하고, 죽이라는 이미지에서 나올 뻔한 전통적인 인테리어 컨셉을 거부했다. 그러니까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생각하는 옛 생활 소품, 고풍스러운 조명, 황토 벽면, 창호지 등 인사동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인테리어로는 젊은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그가 선택한 것은 모던(Modern) 인테리어다. 그가 생각한 것은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진 고등학생들도 스스럼없이 찾을 수 있는 현대풍의 음식점, "젊은 여성들"이 미용식과 건강식으로 선호하는 웰빙 음식점, 환자들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한 끼 식사를 위해 찾아오는 일반 음식점이었다. 그래서 최종 결정된 인테리어가 지금의 카페 같은 분위기를 지닌 깨끗하고도 고급스러운 죽 전문점 이미지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의자가 아닌 소파다. 김 사장이 의자 대신 소파를 활용한 가장 큰 이유는 "젊은 여성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카페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다.
인테리어를 끝내고, 그가 공을 들이기 시작한 곳은 대학로의 서울대병원. 죽이라는 음식의 특성상 환자들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김 사장은 병실 관리가 철저한 서울대병원 병실을 일일이 돌며, 냉장고 안쪽에 광고 스티커를 붙였다. 서울대병원에 공을 들인 것은 환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주목한 사람은 다름 아닌 간호사들! 간호사들은 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기에, 음식 맛이 있다면 환자들에게 기꺼이 입소문을 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젊은 여성"으로서의 간호사들이다. 즉 간호사들이 아니라 젊은 여성 중 한 사람으로서 점심 혹은 저녁을 먹기 위해 본죽을 찾아 올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서울대병원의 간호사들에게 합격 점수를 받으면, 대학로에 오가는 수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어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만약 대학로의 젊은 여성들에게 어필을 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그 어떤 사람들에게도 승부를 던질만한 조건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말하자면, 서울대병원의 간호사들은 대학로에 있는 일개의 죽 음식점에서 프랜차이즈가 가능한 대한민국 죽 전문점으로 가는 성공의 실험실이었던 것이다. 이제, 이 이야기 뒤에 숨어 있는 고객만족의 노하우들을 하나씩 찾아보자.

1. 고객만족은 고객을 이끄는 것이다.
고객만족은 고객이 원하면 무엇이든 해준다는 그런 개념이 아니다. 진실에 좀 더 가깝게 정확히 표현하자면, 고객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진정한 의미에서 고객만족이란 고객이 무지하여 간과하고 있는 부분까지도 고려하여 고객에게 최대한의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고객만족이란 현재의 고객들이 요구하는 무엇에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그 무엇을 이끌어 내는 능력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 장면이 아니라 상상 속에서라도, 때로는 고객과 싸우기도 해야 하고, 설득하기도 해야 하며,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기도 해야 한다.
본죽의 김철호 사장의 이야기를 생각해보자. 그가 보여준 고객만족은 환자들의 요구에 일일이 응답하는 그런 방식이 아니었다. 그는 젊은 여성들을 위한 웰빙 음식을 부각시켰다. 그리고 그들을 앞에서 이끌었다. 그렇다. 소니의 창업자 모닐타 아키오의 말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새로운 제품으로 소비자를 리드해야 한다. 무엇이 가능한지 소비자는 모르지만, 우리는 안다. 그래서 고객이 묻기 전에 우리가 먼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 어떤 고객이 에디슨에게 전기가 필요하니 전기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던가? 어떤 고객이 빌 게이츠에게 윈도우가 필요하니 윈도우를 개발해 달라고 요구했던가? 어떤 고객이 김치전용 냉장고를 부탁했던가? '이런 것들은 고객만족이 아니라 신제품 발명이라는 다른 영역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는 이들에게 나는 스타벅스와 민들레 영토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스타벅스 이전의 커피 업계는 커피를 단순한 상품으로 생각했고, 심한 출혈 경쟁으로 시장에는 값싼 인스턴트커피만이 넘치게 되었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CEO인 하워드 슐츠는 단순히 커피를 판매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커피가 만들어 내는 여유와 활기찬 분위기 등 문화를 판매한다는 새로운 고객만족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민들레 영토는 커피 한 잔을 시키고 2-3시간 앉아 있는 도시의 외로운 사람을 끌어안아, 카페를 단지 차 마시는 공간이라는 데 국한시키지 않고 테마 문화공간으로 넓혀 새로운 고객만족을 적용하지 않았던가? 그렇다.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고객을 리드하는 것이다.

2. 고객만족, 고객가치부터 생각해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모두에게 찾아온 위기가 웅진 그룹만을 피해가지는 않았다. 주력 계열사였던 웅진코웨이의 100만원이 넘는 정수기를 사는 고객이 50%나 떨어졌다. 생존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윤 회장이 직접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임대방식을 도입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월 2만 7,000원에 임대 서비스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 가격은 정수기 원가와 임대 관리비용을 계산 하고 나온 돈이 아니었다. 일반 봉급생활자들이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을 미리 책정한 것이다. 대개의 경우는 원가부터 따지고 들어가 적정 마진을 붙여 가격을 정하는 게 순리다. 하지만 그는 밀어붙였다. 이 가격을 맞추지 못하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가격에 맞춰야 한다고 지시를 내렸다. 이를 위해 필터 같은 맑은 물을 만들기 위한 핵심 부품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불필요한 부분은 대폭 없애거나 줄여 원가를 낮췄다. 10만이 넘어가던 정수기 커버가 다른 대체 소재로 교체하니 1만 원에 해결됐다. 잘 쓰이지 않는 불필요한 알람 기능 등은 빼버렸다. 이런 노력의 산물로 현재의 웅진 정수기가 탄생한 것이다.
이런 예는 무궁무진하다. 시계를 패션 소품으로 정의한 스워치는 액세서리 가격대에 시계 가격을 책정했다. 시계의 불필요한 기능을 없애거나 줄여 액세서리 수준으로 가격을 낮춘 대신 파격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었다. 도요타자동차도 일찍부터 '판매가-목표이익=목표원가'라는 생존원가 공식을 활용해왔다. 고객만족을 실천하는 기업들은 본능적으로 '원가+마진=판매가격'이란 통상적 가격공식에서 이미 탈피해왔던 것이다. 핵심은 고객 가치부터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가는 미리 정해지거나 변화시킬 수 없는 요소가 아니다.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본죽도 마찬가지다. 젊은 여성과 일반인들이 한 끼의 식사로 충분한 만큼의 양과 가격! 이 가치가 분명하면 고가의 웰빙 상품도 일반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본죽은 지금도 말하고 있다.

3. 직원만족이 고객만족을 이끈다.
고객을 이끄는 것이 고객만족이라면, 고객만족은 직원만족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이고, 두 번째가 고객이며, 세 번째가 주주이다. 고객만족, 주주만족은 우리 회사 직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에 달려 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직원을 가장 첫 번째로 여기는 이유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제프리 페퍼 교수는 그의 생각에 이론적인 배경을 제공해준다. 그는 <인적 자원 방정식(The Human Equation)>이라는 책에서 "모든 투자 가운데서 기업에 가장 크게 공헌하는 투자는 직원에 대한 투자이며, 직원에 대한 투자수익률은 무려 30~50%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시어스 백화점은 즉각 이 이론을 적용했다. 그 결과 직원만족을 통하여 직원들의 태도가 5% 개선될 때마다 고객 만족이 1.3% 상승하고, 이는 회사 성과를 0.5% 높인다고 보고하였다. 이후 시어스는 직원만족과 직원들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는 교육에 꾸준히 투자하였고, 그 결과 고객만족도 점수가 4% 상승했으며, 성과 측면에서는 2억 달러 이상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직원만족이 고객만족을 이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예는 신한은행 이야기다. 창립 초기부터 신한은행은 시중은행보다 20~30% 가량 많은 급여를 제공함으로써 직원만족에 각별히 신경을 써오고 있다. 지금도 신한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은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 도이치뱅크, SC 제일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봉만이 아니다. 신한은행은 고객만족을 위해 고객만족센터를 운영하는 것처럼, 직원만족을 위해 국내 최초로 '직원만족센터'를 설치했다. 2002년 8월 국내 최초로 설치된 직원 복지 전담부서인 직원만족센터는 직원들의 복리후생, 심리-법률-재테크-자녀 상담뿐 아니라 다양한 직원만족 이벤트를 실행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직원들이 회사에 만족하여야, 고객들이 직원들에게 만족한다는 것! 너무나 단순하지만, 너무나 깊은 진리가 숨어 있다. 이 진리를 잊지 않기 위해 본죽의 김철호 사장은 가맹점 사장 교육을 1:1 수준에서 직접 실시하고 있다. 이런 교육을 고집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가맹점 사장이 만족해야 본죽의 고객이 만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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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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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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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커민스코리아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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