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직장인 출신의 과학칼럼니스트 1호 이야기
그는 회사에서 아주 잘 나가는 직장인이었다. 지금은 SK하이닉스가 된 금성반도체에서 최연소로 부장에 올랐고, 이후 회사를 옮겨 그는 서른일곱에 자랑스러운 별 즉 임원을 달았다. 그는 회사에 다니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글도 줄곧 썼다.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IT업체에 근무한다는 전문성을 살려 컴퓨터 관련 잡지에 짬짬이 IT칼럼을 썼다. 당시 컴퓨터 잡지 쪽에서는 그래도 제법 알아주는 필자로 활동했다.
“태어나서 해보고 싶은 것은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그는 과감하게 직장에 사표를 냈다. 그리고 <정보기술>이라는 과학 잡지를 만들어 발행인 겸 편집인이 되었다. 퇴직금에 빌린 돈까지 털어 넣었다. 새로운 트렌드의 IT잡지를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그의 도전은 참담한 실패로 끝나버렸다. 1년 반 만에 폐간 신고를 했다. 그가 회사를 나오면서 목표한 바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새로운 컨셉트의 과학 잡지를 만드는 것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과학 관련 글을 마음껏 쓰는 것이었다. 그 두 가지 목표를 한꺼번에 이루는 방법이 잡지를 직접 발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잡지발행과 판매에 대한 노하우가 없었던 그는 실패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그는 이렇게 마음을 정리했다. “두 가지 목표가 있었지만 잡지 부분만 실패한 것이다. 아직 과학관련 글을 쓰는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 제대로 된 글쓰기를 한 번 해보자.” 다른 회사에 들어가는 길도 있었고, IT관련 창업을 하는 길 등 경우가 수가 여럿 있었지만 그는 과학 글쟁이로 승부를 내기로 결심했다.
그는 고시생들이 다니는 독서실에 등록했다. 마치 수험생이 된 것처럼 과학 공부와 글쓰기 훈련에 들어갔다. 그렇게 거의 3년의 시간을 투자하고 나니 과학의 전반을 훑어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게 되었다. 무엇이 어떤 것과 이어지고 어떻게 변해가는지 계보를 꿰어가며 그는 전체적 흐름을 머릿속에 그려갔다. 대학 교수가 아니기에 그가 가야 할 길은 분명했다. 대중들이 읽고 싶어하는 주제를 찾아내는 저널리즘 감각을 무기로 갖춰 재미와 정보를 함께 주는 과학 칼럼으로 방향을 잡았다.
당시의 과학 칼럼들은 원고지 5~7매 분량의 아주 짧은 글이 대부분이었다. 신문에는 이런 형식이 맞았지만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적 노출도는 신문보다 떨어지지만 더욱 깊이 그리고 자세하게 과학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잡지 쪽에 글을 실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탄탄히 쌓아왔던 실력을 바탕으로 그는 잡지를 뚫었다. 잡지에 글을 연재하면서 그는 기본 분량을 원고지 35매로 정했다. 이렇게 새로 정한 틀에 따라 쓴 글을 모아 낸 것이 그의 출세작 <아주 특별한 과학에세이>다. 과학자의 언어가 아닌 대중의 언어로 콕콕 집어 설명해주는 저자에 목말랐던 대중은 그에게 ‘과학칼럼니스트’라는 호칭을 붙여주며 대환영해주었다. 그가 바로 이인식 과학칼럼니스트다. 이공계 직장인 출신 과학칼럼니스트 1호의 이야기를 통해 직장인 특히 이공계 직장인의 글쓰기에 대한 세 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함께 생각해보자.
 
1. 직장인의 글쓰기 필요한가?
직장인의 글쓰기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하나는 단기적 관점에서의 업무적 이점이다. 업무를 시작하는 기획안 작성, 업무협조를 위한 이메일 쓰기, 그리고 최종적으로 업무 보고를 위한 보고서 쓰기 등 업무과정의 핵심은 글쓰기로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를 꾸준히 연습하면 현재의 직장에서 승진이나 평가 등 업무적으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장기적 관점에서 퇴직 후 제2의 인생준비 관련 이점이다.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하는 현대인들은 평생현업으로 일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재취업이나 창업의 길을 많이 가지만, 그 길은 경쟁이 치열한 넓은 길이라 실패할 확률이 높다. 차라리 1인기업 혹은 프리에이전트와 같은 전문가로 가는 길을 고려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물론 그 길로 가는 핵심 연습은 글쓰기일 것이다.
 
2. 직장인의 글쓰기는 어떤 내용을 담을 수 있을까?
흥미가 있는 분야에서 출발해 고객이 원하는 분야로 점진적으로 확장해간 이인식씨의 모범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직장인의 글쓰기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 혹은 취미나 관심이 많은 영역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관련 자료 수집이 쉽기 때문이다. 흥미가 있어 관련 자료들을 수집했다면 이제는 그 내용들을 자신의 흥미 관점을 넘어 고객들이 원하는 정보나 지식 관점에서 가공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다 보면 관심의 영역이 넓어지게 되고, 정보의 융합이 이루어지면서 자기만의 독특한 시각이 들어가는 새로운 지식이 정리된다. 그러니까 자신의 흥미와 고객이 원하는 정보 사이의 교집합이 직장인의 글쓰기 내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공계 직장인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관심 영역을 대중이 원하는 정보와 결합시키는 연습을 잘만 하면 누구보다 스타 글쟁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겠다.
 
3. 직장인은 언제 어떻게 글을 쓸 수 있을까?
이인식씨의 글쓰기 성공은 시간 누적의 결과다. 그는 직장인이었을 때부터 지명도가 떨어지는 컴퓨터 잡지에 글을 꾸준히 냈었다. 이게 핵심이다. 직장인이라면, 업무시간을 제외하고 출근 전 혹은 퇴근 후 1~2시간의 확보 연습이 필수다. 그 시간에는 두 가지 연습을 해야 한다. 하나는 책 읽기다. 자신의 흥미와 고객이 원하는 정보 사이의 교집합이 될만한 책들을 끊임없이 읽는 연습의 시간이다. 많은 글을 읽어 인풋(input)시키면 자연스럽게 글쓰기로 아웃풋(output)으로 나오게 마련이다. 그래서 글쟁이들은 항상 책을 끼고 산다. 또 다른 연습은 원고지 10장, 즉 A4지 한 장 반 정도의 글을 쓰는 연습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하나의 주장으로 다듬어 가는 연습을 누적해야 한다. ‘나도 가능할까?’ 혹은 ‘나도 해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했다면, 그저 오늘 당장 1시간의 연습으로 성공하라. 그리하여 하루의 성공을 평생의 성공으로 만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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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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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전KPS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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