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스님이 평생 잊지 못하는 이야기
약간 쌀쌀한 초가을 저녁에 혜명 스님이 선원에서 산책을 하다가 담벼락에 의자 하나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을 본 순간 그는 ‘분명 누군가 야시한 밤을 틈타 담을 넘어 놀러 나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밤이 깊어 인적이 없을 때 과연 누군가 바깥에서 담을 넘어 들어왔다. 너무나 놀랍게도 그 사람은 자신의 제자인 수제자인 지원이라는 어린 스님이었다. 혜명 스님은 며칠 동안 계속 관찰하다 좋은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밤이 되었다. 혜명 스님은 의자를 옆으로 옮겨 놓고 원래 의자가 있던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렸다. 잠시 후 지원 스님이 사원의 담을 넘어 나가려다 발 아래가 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알고 보니 그가 밟은 것은 의자가 아니라 스승의 등이었다. “아, 스님! 스님께서 여기는 어쩐 일로...” 지원 스님은 순간 매우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하며 말끝을 흐렸다. 혜명 스님은 장난스레 말했다. “지원아, 네가 밟으니 아프잖니, 조심하거라!” 그런 다음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며 잠자리로 가버렸다. 이날 이후 지원 스님은 다시는 담을 넘어 놀러 나가지 못했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지원 스님은 주지가 되었고 마침내 일대 종사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발아래 밟힌 혜명 스님의 등을 언제나 잊을 수가 없었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말하는 바는 무엇인가? 지혜? 그렇다. 혜명 스님은 참 지혜롭게 이 문제를 풀었다. 관대함? 그렇다. 그는 각박하지 않게 여지를 두고서 문제를 해결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며 노발대발하며 막 몰아붙이지 않았다. 이 이야기의 교훈이 지혜가 되었든 아니며 관대함이 되었든 나는 이 이야기의 테마는 “관리(Management)"라고 말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관리라 함은 계획하고, 계획한 바를 실행하고, 그 과정에 통제를 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라 계획한 바는 항상 현실과 차이가 나게 마련이고,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관리는 문제해결의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유능한 관리자는 유능한 문제해결자이기도 하다. 앞의 이야기가 관리 이야기인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럼 이제 질문이다. "성공하는 관리자란 어떤 사람일까?"

관리의 시작은 엄격한 자기관리에서
요즘은 리더십의 과도한 영향력으로 관리의 중요성이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리더십과 관리는 하나의 뿌리에서 기인한 것이며, 상호보완적인 관계이지 결코 어느 한 쪽이 중요하고 어느 한 쪽이 덜 중요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리더십과 관리의 관계를 잘 표현해주는 말 중 하나는 “리더십은 제 1의 창조이고, 관리는 제 2의 창조”이다. 즉 리더십을 완성하는 것은 관리라는 말이다. 또한 리더십의 동양학적 개념이 솔선수범이라면, 관리의 동양학적 개념은 규율이다. 다시 말해 리더가 다른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 솔선수범하듯이 관리자는 다른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자기 스스로 자기규율을 충실히 따른다. 그러므로 관리의 시작은 엄격한 자기관리에서 출발한다.

관리의 과정은 임파워먼트로
훌륭한 관리자는 자신에게 갖다대는 엄격한 자기관리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다. 훌륭한 관리자는 모든 것이 자기만의 방식이 아니라 그들만의 방식을 고민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적절한 문제해결 방식을 찾는다. 그래서 초보 관리자가 보기에는 관리의 기준도 없이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훌륭한 관리자들은 관리 대상과 자기와의 관계가 어떠해야 할 지를 안다.
공간적으로 보자면, 누가 앞에, 중간에 혹은 뒤에 어느 곳에 있어야 하는 지를 안다. 첫째, 앞에 선 관리자는 시범을 보인다. 관리의 대상이 보고 그대로 따라할 수 있도록 역할활동을 통해 차근차근 따라오게 한다. 가장 초보 수준의 대상에게 적합한 방법이다. 둘째, 가운데 선 관리자는 분발을 촉진시킨다. 관리의 대상이 각자 자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마음을 뜨겁게 해주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 흔히들 이 단계를 임파워먼트의 단계라 한다. 내가 아는 임파워먼트란 단순히 권한(Power)을 이양하는(Em) 것이 아니다. 관리 대상의 사람이 그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능력(Power)을 키워주는(Em)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임파워먼트란 관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통제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율관리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단계가 되면 관리자가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하지 않아도 관리의 대상자가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시의적절하게 조언하고 코칭을 해주는 것이 훌륭한 관리자의 기본 역할이다. 셋째, 뒤에 선 관리자는 위험할 때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본인에게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준다. 큰 위기에 봉착하지 않는 한 관리자는 관리의 대상자가 하는 일에 일체 간섭을 하지 않는다. 이 단계가 되면 관리자는 다시 외부통제를 강화한다. 하지만 그 외부통제의 내용은 그 전의 것과 상당히 다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관리자는 “10분 휴식”이라고 쓴 카드를 들고 다니면서, 매일 3번 이상 그 카드를 반드시 사용한다. 그들은 함께 건물 주변을 산책하고,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같이 마시면서 대화를 나눈다. 이때의 대화는 더 이상 관리가 아니다. 친구로서의 막연한 대화이거나 조언 정도이다. 이런 대화조차 필요하지 않는 몇몇 사람들에게는 여러 장의 카드를 한꺼번에 주고서 시간을 합쳐 30분 휴식을 하고 오라고 지시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 단계가 되면 관리자들은 통제를 완전히 포기하면서도 성과는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즐거움을 갖게 된다.

관리의 완성은 마지막 1%의 완결로
관리의 99%와 100%의 차이점은 하늘과 땅 차이다. 아무리 작은 관리라도 그것을 마무리할 때에는, 우리 몸 속에서 마무리 엔돌핀이 나와, 완성의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큰 과제일수록 그 행복감은 훨씬 더 커진다. 그 역도 항상 진실이다. 마무리가 안 된 99%의 관리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므로 조직관리나 자기관리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99%의 성공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마지막 1%의 엔돌핀을 잡아 그것을 우리의 것이 되도록 제도화하고 체질화하는 것이다. 성공하고자 하는 이 땅의 직장인들에게 부탁한다. “관리의 마지막 1%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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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Vision :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장인 커리어앤라이프 코치, 교육전문가, 칼럼니스트
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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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남해화학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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